지난 호 릴레이인터뷰의 주인공인 김윤순 약사가 경기도 성남시 온누리청산약국 선우명선 약사에게 바통을 넘겼다. 두 사람은 같은 지역에서 약국을 하는 인연으로 약도 교환해 쓰고 정보도 공유하며 서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의약분업이 개국가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약사 직능을 확고히 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리는 이가 있는가 하면 먹고 살기 힘들어졌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선우명선 약사는 주어진 환경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 하는 것으로 의약분업 시대에 개국가가 나아갈 길을 제시한다. 조제와 매약이 적절히 조화된 약국. 여기에 한약과 건강기능식품을 요령껏 활용해 이상적인 지역밀착형 약국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때 수원시약사회 부회장까지 지내며 활발히 회무 횔동에 참여했던 선우명선 약사는 육아를 목적으로 한동안 휴식기를 가졌다. 그러다 지금의 태평고개 한복판에 약국을 차리며 개국전선에 복귀한 것이 분업 직후의 일이다. 오랜 휴지기 탓인지 처음에는 모든 일이 낯설었지만 남다른 팀웍을 자랑하는 근무약사들과의 호흡 덕분에 지금의 안정된 약국환경을 구축할 수 있었다.

“2명의 근무약사와는 한때 동업을 한 적이 있을 정도로 오랜 세월 함께 했죠. 그만큼 서로를 잘 아니까 조금씩 양보하고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오순도순 약국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근무약사 중 한 명은 건강기능식품을 잘 다루고 또 한 명은 한약 전문, 저는 복약지도를 중심으로 전체적인 관리를 맡고 있죠. 각자 역할을 분담하니까 업무 효율도 높고 시간도 비교적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 좋습니다”

온누리청산약국은 노인전문약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노인환자의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다. 자연히 경영 포인트도 노인환자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맞춰졌다. 복약지도는 실생활과 접목하여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하고, 제품은 되도록 저렴하고 오래 복용할 수 있는 것으로 권하곤 한다.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환자의 가족력, 집안의 대소사, 생활습관 등을 빠짐없이 알아야 하므로 자연히 고객과의 대화시간이 길어졌다. 이제는 환자의 표정만 보고도 무슨 일이 있는지 짐작할 정도라고.

“단골환자가 많다는 것은 약국에 큰 축복이죠. 특별히 약국에 볼 일이 없어도 지나가다 들러 안부를 묻곤 하는 환자들을 보면 보람을 느껴요. 동네 노인회 모임이나 야유회가 있으면 간식거리를 챙겨드리곤 합니다. 나이드신 고객들이 많아서인지 간혹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될 때가 가장 가슴이 아픕니다. 그동안 쌓아온 정 때문이라도 이 동네를 쉽게 떠날 수 없을 것 같네요. “

가족처럼 지역 노인들을 섬기고 보살피는 자신의 일이 행복하다는 선우명선 약사. 분업 시대 약국경영의 왕도란 이처럼 작지만 소중한 마음가짐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