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도 모두 말에서 내려라. 칼싸움으로 결전을 벌이리라.”
항우와 그의 부하들은 추격해 오는 한병들과 접전을 벌였다. 항우는 혼자서 한군 수백명을 죽이고 자신도 10여군데에 상처를 입었다.
혼전을 벌이던 중 낯익은 얼굴을 보았다.
“너는 내 친구 여마동이 아닌가?”
여마동은 항우의 친구였는데 지금은 한의 기병장교로 있었다.
여마동은 난처해하며 뒤에 있던 왕예에게 “이 사람이 항왕입니다” 하고 가리켰다.
그러자 항우는 “내가 들으니 내 목에 천금의 상과 만호의 봉후가 걸려있다하니, 내 옛정을 생각해서 그대에게 공덕이나 베풀고 죽겠노라.” 하고 마침내 스스로 목을 찔러 죽었다.
왕예가 먼저 황우의 목을 낚아채자 나머지 기병들이 서로 달려와 항우의 시체를 차지하려 다투며 짓밟혀 죽는자가 수십명에 이르렀다. 기원전 202년이었다.
결국 항우의 몸은 다섯 동강으로 나누어졌다.
목을 차지한 왕예는 두연후에 봉해지고 여마동은 중소후, 양희는 적천후, 양무는 오방후, 여승은 영양후로 봉해졌다.
항우가 죽음으로써 4년여에 걸친 초한전은 막을 내렸다. 진승, 오광이 봉기한 이래 진나라 타도의 수훈갑은 항우였으나 마지막 승리의 열매를 거둔 것은 한왕 유방이었다.
항우의 죽음으로 초나라 땅은 거의 다 평정되었으나 아직 노나라가 항복하지 않았다.
한왕은 노나라를 치기 위해 대군을 이끌고 성 가까이 이르러보니 은은한 풍악 소리와 글 읽는 소리가 들려왔다.
“노나라는 예의를 지키고 절의에 죽는 기풍이 있다하더니 과연 그런 모양이다. 무력으로 항복시키는 것보다 사세로써 설득하여 항복시키는 것이 좋겠다.”하여 항우의 목을 가져가 노나라 부호들에게 보이고 설득하여 피를 흘리지 않고 항복을 받아냈다.
한왕은 항우를 노공의 예로서 곡성에 장사지냈다.
한왕은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였고 항우의 일족을 모두 사면하는 한편 홍문의 위기에서 자신을 구해준 항백을 사양후로 봉하고 유씨 성을 주었다.
유방은 그 길로 정도에 이르러 제왕 한신의 진영에 달려들어가 그 군사를 모두 빼앗았다.<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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