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릴레이인터뷰의 주인공 서명숙 약사가 졸업 후 20여년이 지나도록 우정을 이어가고 있는 고선희 약사(동덕약대)에게 바통을 넘겼다.

동덕약대 76학번인 고선희 약사는 현재 대전 유니레버 코리아 대전공장 품질보증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화학회사 근무와 1년여 정도 약국을 경영하다가 결혼한 후에는 대전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자녀 뒷바라지를 어느 정도 마친 고 약사는 한중제약에서 7년동안 제조관리 약사로 근무하다 지난 2003년 유니레버에 입사했다.

고선희 약사는 품질보증팀에서 제품의 미생물 실험과 대관 업무, R&D, 수입제품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한중제약에 근무할 때는 제조관리 책임자로 약사감시 때 총체적인 책임을 맡았으나 현재의 업무는 부담감이 덜하다는 것이 고약사의 설명. 이 때문에 보다 미생물 실험에 몰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자기계발에도 노력을 더 기울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유니레버 대전 공장에는 화학과 졸업생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약사는 의약외품 수입관리 등의 직역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 고 약사의 설명. 그는 후배 약사들에게 “기회가 주어졌을 때 최대한 공부하고 배우라”고 충고한다. “우리 세대의 경우 약사들이 누리는 혜택이 많았지만 약사 직능의 가치가 크게 변하고 있는 만큼 자기 자신을 계발하는 일에 정성을 들여야 한다”며 당장의 현실에 안주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약사는 “제조 관련 약사의 경우 예전에는 면허만 앞세우는 불합리적인 면이 많았지만 지금은 직장 내에서도 책임의식이 강조되고 있다”며 “회사에 입사한 후에는 다른 직능과 경쟁하되 권위의식을 가지면 안 된다”며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만 갖는다면 직장내 동료들과의 관계는 가까워지고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선희 약사는 지역적인 연고의 부재 등으로 개국보다 제약사와 화학회사의 제조 관련 근무를 해왔다. “잠시 동안 약국을 경영한 것에 불과했지만 약국간 선의의 경쟁보다는 일반약 가격 경쟁 같은 별거 아닌 일에 피로가 누적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면서 “마음 편하고 시간을 여유있게 활용할 수 있는 직장이 마음 편해 이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또 의약분업 이후 약국이 ‘경영’의 차원에서 대형화하고 있는 추세도 개국을 꺼렸던 이유중의 하나이다.

고선희 약사는 앞으로 상담기법을 활용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기독교 관련 기관에서 교육받은 경험을 바탕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에게 상담을 통해 내적치유를 하는 일에 동참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생각보다 상담을 통해 봉사하려는 사람들이 꽤 많다”며 “상담을 통해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