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약국서 관리약사로 10년째 근무

지난호 릴레이인터뷰의 주인공 김진숙 박사가 동덕약대(76학번) 단짝친구인 서명숙 약사(경기도 안양시 삼세종합약국)에게 바통을 넘겼다.

서명숙 약사는 경력 10년의 관리약사다. 요즘 보기 드물게 10년을 한 약국에서만 근무했다. 그만한 내공과 경력에 왠만하면 약국개설을 계획할 법도 한데, 서 약사는 지금의 일에 더할나위없이 만족해 그럴 새가 없었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과거엔 직접 약국을 운영해본 적도 있었죠. 그런데 경영이라는 것이 쉽지 않더라구요. 둘째아이를 낳고 잠시 쉬다가 지금의 약국에 관리약사로 일하게 됐는데 비로소 ‘바로 이게 내 적성이구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천성적으로 관리 체질이었던거죠.”

안양 최대 번화가에 위치한 대형약국에서 서 약사는 주로 복약지도와 매장관리 등을 담당한다. 전문약 재고파악이나 사입, 직원 관리, 일반약과 건강기능식품 판매도 서 약사의 주 업무다. 약국의 규모가 적지 않은 만큼 이 곳에 근무하는 약사와 직원들은 각자 역할을 분담하여 전문성을 갖고 일하고 있다.

10여년의 경력이 말해주듯 서 약사에 대한 오너의 신뢰도 각별하다. 약국관리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전적으로 서 약사에게 권한을 일임한 것. 사실 근무약사가 장수하기 위해서는 오너와의 파트너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서 약사는 강조한다. 약국장인 가재춘 약사와 서 약사는 사회적으로 약사가 존경받는 내일을 만들기 위해 서로를 격려하고 북돋아주며 지난 10년을 함께 일해왔다.

“제 일의 핵심은 사람들을 상대한다는 것입니다. 번화가에 위치한 약국이다 보니 정말 다양한 부류의 손님들이 찾아오니까요. 무엇보다 기본은 친절이죠.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환자들을 보면 진심으로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자신은 그저 친절로, 진심으로 대했을 뿐이라지만 서 약사의 서비스를 받은 환자들의 감동은 남달랐던가 보다. 얼마전에는 한국을 방문했다가 서 약사의 친절에 감동했다며 언젠가 꼭 초대하고 싶다는 제일교포 고객의 편지를 받기도 했다. 서툰 맞춤법으로 써내려간 편지 속에서 자신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고객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져 서 약사는 한동안 기쁨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기쁨은 더욱 사명감을 갖고 환자들을 대해야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졌다.

“미처 몰랐던 적성을 발견하는 것처럼 인생에서 보람있는 순간은 없겠죠. 저는 관리약사가 제 천직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앞으로는 약국도 경영과 관리를 철저히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효율적인 역할분담과 거기에 맞는 전문화, 이것이 의약분업 시대 가장 바람직한 약국의 모습이 아닐까요?”<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