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은 유방을 도와 연전연승하며 동으로 나아갔다. 한 번은 한신이 강을 뒤에 두고 진을 치니 이른바 배수진이었다.
조나라 군대는 이를 보고 병법을 모른다며 비웃었다.
이 싸움에서 결국 한신은 조나라를 크게 이겼다. 여러 장수들이 물었다.
한신이 대답하기를 “병법에 ‘죽음의 땅에 빠뜨린 뒤라야 살게 할 수 있으며, 망하는 땅에 둔 뒤라야 흥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우리 병사들은 마구잡이로 끌어 모은 오합지졸의 병사들이므로 이들을 죽음의 땅에 두어 스스로 싸우도록 만들지 않고 살아 날 틈을 준다면 다 달아날 것이니 어찌 그들이 죽을 힘을 다해 싸우겠는가?”
그러자, 여러 장수들이 탄복했다.
어느 날 괴철이라는 사람이 한신을 찾아왔다.
“당신의 얼굴을 보니 벼슬은 제후로 봉해지는데 그치며 그것도 위태롭고 불안합니다. 그러나 장군의 등을 보니 고귀하기가 이를 데 없습니다.”
“그게 무슨 뜻인가?”
한신이 묻자 괴철이 말했다.
“초나라와 한나라 두 나라의 운명은 바야흐로 족하에게 달려 있습니다. 장군이 유방을 도우면 항우는 멸망합니다. 그러나 유방은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 승리 뒤에는 더 큰 욕심을 부릴 것입니다. 천하를 초, 한과 더불어 삼분하여 다스린다면 대륙에는 평화가 찾아올 것입니다. 족하는 초나라, 한나라 어느 곳으로 돌아가셔도 위태로울 뿐입니다.” 그러나 한신은 괴철의 말을 사절하였다.
“한 왕이 나를 극진히 대우하고 있다. 내 어찌 한나라를 배반할 수 있겠는가?”<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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