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지원·무료투약 등 봉사활동 앞장

장명섭 약사는 지난 2월초 ‘쓰나미’가 핥고 간 인도네시아 아체주 반다아체에서 의료 봉사 활동을 하고 돌아왔다. 그는 의·약사와 간호사가 포함된 20여명의 서울 염광교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국제 기아 대책기구의 일원으로 현지에서 5일동안 체류하면서 환자들에 대한 무료 투약과 복약지도를 했다.

인류 최대의 재앙 중 하나로 기록되는 쓰나미의 현장엔 모든 것이 폐허로 변해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것은 말 할 나위 없이 의료인력들도 생존한 이가 드물었다. 그로인해 쓰나미 이전 기독교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었던 이슬람의 땅에 외국 NGO 들이 의료봉사의 일환으로 이 땅을 밟을 수 있었다.

장명섭 약사는 “현지에 도착해보니 도시는 시체 섞는 듯한 쾌쾌한 냄새와 시체를 발굴했다는 의미의 깃발이 여기저기 꽂혀있었죠. 쓰나미로 쓸려온 150m 길이의 유조선 한 척이 도시 한 가운데 파손된 주택의 지붕 위에 덩그라니 놓여있었다”며 당시의 참혹한 모습을 설명했다.

장 약사를 비롯한 교회 의료봉사팀은 반다아체 난민촌에 진료소를 차리고 환자들을 정성으로 돌보았다. 수해 지역이 대부분 그러하듯 환자의 대다수는 피부질환과 감기 영양실조, 설사 탈진 증상을 보였다. 하루 평균 100여명의 환자에게 무료투약을 하면서 간단한 인도네시아어를 배워 복약지도를 하기도 했다. 의료봉사와 어린이 대상의 오락 프로그램 등으로 그들의 마음을 밝게 만들어 주려고 노력한 결과 시간이 지나면서 마을 주민들과 정이 들고 아이들도 ‘아리랑’을 부르고 다닐 정도였다. 자연재해로 상처받은 주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려고 노력한 결과였다.

장 약사가 이번 ‘쓰나미’ 재해지역 의료봉사 길에 선뜻 나설 수 있었던 까닭은 5년전부터 포천 지역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무료투약을 했던 경험 때문이다. 지역 문화센터와 교회를 중심으로 방글라데시, 필리핀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달에 한번 무료 투약활동을 했던 경험이 이번 쓰나미 구호활동으로 관심이 이어졌다. 장명섭 약사는 “기독교인으로서 소외된 자를 위해 봉사를 실천한 것”뿐이라며 자신의 활동을 낮춰 평가했다.

중앙대 약대 71학번으로 지난 1978년 철원에서 처음 약국을 연 장명섭 약사는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철원군약사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회원들이 편하게 약국을 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 하는게 약사회장의 임무라고 믿는 장 약사는 환자들의 질병을 치료하는데 전문가로서 도움을 주는 약국 근무를 자신의 소명으로 알고 생활하고 있다.<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