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여지없는 대세...'영역다툼'으로 몰지 말아야"

대한약사회 원희목 회장이 약대 6년제 확정 발표를 맞아 오랜만에 언론과 공식만남을 가졌다. 지난 6월 간 이식 수술로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으나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원 회장은 "되도록 업무에 빨리 복귀하기 위해 마취나 진통제 투여를 받지 않았다”며 활동 재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원 회장이 수술 후 20일만에 황급히 업무에 복귀한 것은 약대 6년제의 조속한 해결 때문. 공청회 무산 사태와 의료계 집단반발로 한때 위기를 겪기도 했으나 가장 큰 공약사항이자 장기과제 중 하나인 약대 6년제의 성공적 마무리와 함께 원희목 회장 집행부는 굳건한 영향력을 유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6년제가 실현됐다.
우선 6년제를 의사의 패배와 약사의 승리로 해석하는 양비론은 경계하고 싶다. 6년제는 직능간의 영역다툼이나 약사의 이익찾기가 아니라 글로벌 스탠다드에 접근하기 위한 당연한 절차였을 뿐이다. 이미 2003년 이후 국내 약대 졸업생들은 미국 약사면허응시가 불가능하다. 6년제는 약사회가 아니라 교육부가 추진했어야 하는 사안이다. 그것이 틀린 길이라면 정부나 국민들이 가만히 있었겠나.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을텐데...
자존심 상하는 일도 있고 욕도 많이 먹었다. 6년제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일일이 공개할 수 없었던 점도 회원들이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 최근에는 6년제로 인해 의약갈등이 심해진 것처럼 보도되는데 이는 정치적 목적을 고려한 일부 의협 집행부의 과실일 뿐이다. 6년제는 약사는 물론 관련 의약직능단체에도 시너지 효과를 줄 것이다. 영역다툼으로 몰고 가지않았으면 좋겠다.

▲6년제 이후 해야할 일이 더 많을 것 같다.
우선 보건의료직능단체와의 관계 재정립이 중요할 것이다. 6년제 이후 구체적인 교육의 형태나 개편은 약대 교수들이 주관할 수 있도록 전적으로 약대협에 힘을 실어주고 약사회는 서포터 역할을 담당할 계획이다. 6년제 실시 여부를 놓고 약대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던 몇 년전과는 달리 이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미국에서도 완전 6년제가 실시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
직선제 당선 후 회원들에게 한 첫 약속은 '자랑스럽고 신뢰받는 약사상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약대 6년제가 전문가로서의 자부심을 회복하는데 큰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 6년제가 약사의 정체성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정책이었다면 약국법인은 약국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과제다. 신속한 법제화를 위해 전력을 다 할 방침이다. 이밖에 의약품 정책연구소 발족, 재고문제해결, 소포장과 생동성 의무화, 처방전 보존기간 단축 등 민생현안에 대해서도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다.

▲지금의 건강상태는 어떠한가?
빠른 속도로 정상화되고 있다. 의료진은 빠른 업무복귀를 만류했으나 6년제 등 현안이 걸려 있어 편안히 병상에 누워 있을 수 없었다. 간 이식 후 20일만에 출근한 경우는 아마도 드물 것이다. 그러나 식이요법과 생활요법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어 조만간에 완전히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