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 中興 핵심은 탄탄한 제품력”

‘크고 좋은 회사’ 만들기 앞장 선
보령제약 金光浩 사장

‘겔포스’ 무한 가능성 키워 미래도약 발판 마련
뉴로트로핀·스토가 등 1천억대 품목에 자신감

‘한국인의 위장약’ 겔포스가 발매된지 30년이 지났다. 지난 30년동안 15억포가 판매, 현재 판매가 기준으로 1조1천억원이 팔려나간 겔포스는 그 길이를 모두 이으면 지구를 4바퀴 이상 포장할 수 있는 분량이다. 최근 ‘아버지와 아들’편 TV-CF 방영을 시작하며 겔포스의 중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김광호 보령제약 사장을 만났다.

아스트릭스 ‘국민보건약’ 캠페인

김광호 사장은 “겔포스는 ‘사람 미치게 하는 제품’에서 ‘효자’로 바뀐 품목”이라고 설명한다. 그도 그럴 것이 외자사에서 경쟁제품 팀장을 맡았던 그가 병원과 약국 부문에서 대중광고와 영업 마케팅을 통해 진입을 시도했으나, 끝내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겔포스와 경쟁에서 밀려 경쟁을 포기한 유일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그런 겔포스가 지금 보령제약 사장에 취임한 이후에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효자품목으로 그의 시선을 확 사로잡고 있다.

지난 1975년 탄생한 겔포스는 지난해 비급여 일반약 시장에서 79%의 점유율을 자랑하며, 소비자 인지도가 무려 98.2%를 차지하고 있는 제품이다. 우리나라 완제의약품으로서는 처음으로 중국에 수출돼 현지에서 8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며 지난해에만 1백억원이 수출됐다. 또 관련 제품 중 국내에서 유일하게 특허를 획득한 제품이다.

지난 1975년 6월 국내에 출시된 겔포스는 팩 타입의 편리성과 우수한 약효 등으로 발매 5년만에 매출 10억원을 돌파하며 소화기관용 약품 가운데 국내 랭킹 2위로 급부상했다. 이후 25년간 국내 제산제 시장을 선도하는 품목으로 성장하며 ‘한국인의 액체위장약’으로 자리매김해왔다. 2000년 10월에는 겔포스엠으로 재탄생했으며, 지난해 매출은 163억원에 이른다. 보령제약은 올해 겔포스엠의 매출을 2백억원으로 설정, 중흥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김 사장은 “이번에 새롭게 방영된 CF ‘아버지와 아들’편은 겔포스를 재도약시키는 프로젝트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겔포스가 가지고 있는 명성과 제품력을 바탕으로 새 메시지를 전개해 기존 수요층과 젊은층의 수요를 자연스럽게 흡수해 매출 신장을 꾀하겠다는 것.

이번 CF 제작에는 그동안 제약업계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김 사장의 경험이 녹아있다. 바이엘 시절 아스피린 PM과 카네스텐·탈시드 팀장을 맡으면서 일반·전문의약품 가릴 것 없이 골고루 경험을 하며 광고 제작등에도 감독들과 함께 스토리 구성을 해봤던 경력이 이번 겔포스엠 CF제작에도 아이디어를 내게했다.

그는 “겔포스를 사람으로 치자면 송재호씨 같은 인물이 될 것이다”며 이번 CF가 겔포스의 ‘내용’이 호소되는 효과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겔포스는 ‘노란색’을 강조하는 컬러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일반인들에게 겔포스는 분명히 이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것.

또 ‘약국에서 살 수 있습니다’라는 광고 문구를 통해 일반약의 존재를 국민에게 알리는 제약사의 사회적 책임을 알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인터뷰 중간 김 사장은 이번 광고에 이같은 문구를 넣은 것에 대한 감사의 뜻을 보낸 대구 모 약사의 편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분업이후 처방전 없이 일반약을 살 수 있다는 국민 인지도가 낮은 상황이라 개국가가 이 문제를 그동안 줄기차게 제약사에 요구해 왔기 때문이다.

김광호 사장은 오는 2009년 5천2백억원의 매출을 올려 1위 제약 기업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지난해 기록한 매출 1천7백억원 중 80%는 오리지널 제품으로 품목이 다양하며 가능성 있는 제품도 많아 이미 보령제약은 글로벌화가 준비된 회사”라고 그는 평가했다.

김 사장은 제품력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라면서 “제품에 사람의 힘을 불어넣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성공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보령은 경쟁력 있는 영업·마케팅과 지원부서가 잘 갖춰져 있으며, 연간 13억원에 이르는 직원 교육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 등으로 도약할 준비를 충분히 갖춘 회사”라면서 “회사 구성원들이 이미 시스템과 교육 등을 통해 변화를 학습해왔기 때문에 빠른 시일안에 큰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일반의약품에서 ‘겔포스’와 ‘용각산’, 전문약 중에서는 ‘아스트릭스’, ‘시나롱’ 등의 제품군에 중점적으로 마케팅을 펼쳐 2∼3배 판매 신장을 이루게 하는 것이 목표이다. 그 중에서도 약가가 저렴한 아스트릭스는 40대 이상이면 누구나 복용하는 ‘국민 보건약’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또 ‘뉴로트로핀’·‘스토가’등 새로운 제품을 들여와 최고 1천억원대의 대형 품목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또 이같은 매출 성장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메게이스’ 같은 말기암 환자의 식용 향상 식품을 통해 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보령의 사회적 기여도 지속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말기암 환자의 1년은 보통 사람의 30년과 같다”며 말기암 환자들과 가족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광호 사장은 80명의 영업인력의 구조개편을 단행하면서 직거래 약국 수를 대폭 축소했다. 8천곳에 이르던 직거래 약국을 약 3천5백곳으로 줄인 것. 그는 “그동안 거래처 수는 많았지만 거래량이 미미하고 서로 도움이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과거처럼 영업 조직을 놔둘 필요가 있느냐는 효율성 측면에서 이뤄진 개편”이라면서 “이를 OTC 축소로 봐서는 안되며, 광고 등 매스마케팅을 통해 집중적으로 품목을 육성시키려는 보령의 의지로 봐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협조해준 개국가에 감사의 편지를 발송할 계획이며, 직거래 약국의 디테일 강화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도매 거래처를 통해 직거래를 정리한 약국의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장 취임 5개월을 맞는 김광호 사장은 “보령을 택한 것은 잘한 선택이다. 외자사에서 성공한 사람이 국내사에 들어와 부흥시키는, 상호 보완 발전하는 제약업계에 기여하는 모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상린 사장과의 공동대표 체제에 대해 그는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집중해야 성공할 수 있다”며 “나에겐 영업 마케팅에 대한 전문성은 있으나 제품 개발에 대한 전문성은 없다”면서 “김상린 사장과는 나이도 비슷하고 생각하는 부분도 비슷해 잘 조화된다”고 말했다.

김광호 사장은 보령제약에 ‘公心化(gongsimiaztion)’를 불러 일으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좋은 회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좋은 제약회사의 정의를 △직원들이 가장 사랑하는 회사 △고객들이 도와주고 싶은 회사 △경쟁사들이 부러워하는 회사라고 설명하면서 제약회사뿐만 아니라 전체에서 가장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뜻도 피력했다.

김 사장은 그동안 지켜본 보령제약의 장점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평가·판단하는 과정이 빨라 ‘스피드 경영’이 가능하며 △의·약사의 정서를 흡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회사 △비즈니스 성공과정에서 사회 기여도가 높아 기업 이미지가 향상된 회사 △특허 만료된 제품에 대한 개량신약을 정부가 인정하는 시점에서 단순 카피가 아닌 원료 합성과 제제조합 능력을 갖춘 창의적인 회사라는 것이다.

사장 취임과 동시에 많은 구조 개편을 단행한 김 사장은 “보령은 경쟁력 있는 영업 마케팅 지원부서가 잘 갖춰져 있고 교육에 대한 투자로 이미 변화를 학습해온 사람들이 뭉쳐있는 곳”이라면서 “빠른 시일안에 변화에 대한 적응을 통해 도약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윤강희 기자 khyun@jangup.com<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