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대에서 연구ㆍ강의하는 신경생리학 전문 약사


지난호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인 한국오츠카제약 하기완 약사가 성균관대 약대 동기동창인 최세영 약사에게 바통을 넘겼다.

최세영 약사(성균관대 약대 90학번)는 학부 과정을 마치고 바로 포항공대로 진학해 생리학 석ㆍ박사학위를 받고 2003년 6월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생리학교실 전임강사로 부임했다.

최 약사가 포항공대로 진학한 지난 94년 무렵만 해도 지금처럼 약학대학원에 많이 진학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진학하더라도 다른 계열의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것은 흔치 않았다.
의대나 치대에 있던 약사 출신 교수들도 약리학을 강의했지 최 약사처럼 생리학을 강의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최 약사는 두 가지 면에서 모두 1세대인 셈.

대학원에 진학할 때는 선배나 선생님의 영향을 받아 작게는 전공분야, 크게는 연구과제까지 설정하고 진학하기 마련인데, 최세영 약사가 생리학에 남다른 매력을 느끼게 만든 이는 은사인 이동권 교수(분자생물학 박사)라고 한다.

최 약사는 이동권 교수의 평소 가르침과 선배들의 연구활동에 참여해 선배들이 연구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리학을 연구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최 약사가 모교를 포함해 약대 대학원이 아니고 포항공대에 진학한 것은 약대에서는 독립적인 학문으로 생리학을 배울 수 없고 약리학에 딸린 학문 가운데 하나로 배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약대 학부과정에서 배우는 수많은 학문은 크게 화학, 생물학, 의학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그 가운데 생물학은 다시 미생물학, 생리학, 약리학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약대에서는 약학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약리학 체계를 잡는 데 필요한 학문으로 생리학에 접근하는 데 비해 자연대에서는 세포 수준에서 생리학에 접근하고, 필요시 약리학을 응용하는 게 근본적인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 박사의 연구 분야는 신경과 외분비 생리를 아우르는 신경생리학으로, 자연대에 제일 가깝고, 다음이 의/치대, 약대는 제일 멀리 있다. 이는 대한약학회 연구과제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최 박사의 연구과제를 대한약학회에 속한 학자가 연구하는 사례가 전혀 없는 것.

최 박사는 치대 강의 외에 학제간 연구라고 할 수 있는 뇌과학 협동과정에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서울대학교에서 운영하는 뇌과학 협동과정에는 자연과학자는 물론 인문과학자도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동기 가운데 포항공대에 함께 진학해 생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친구도 있지만, 서울대 치대에만도 자연대 대학원에서 석ㆍ박사학위를 받은 교수와 순수 약학박사로 약물전달시스템을 연구하는 교수와 저, 모두 3명의 약사 출신 교수가 있습니다.”

최 박사는 학제간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는 이같은 사례를 들어 대학원에 진학하고자 하는 경우 꼭 약학 대학원에만 매이지 말고 다른 곳에도 눈길을 돌릴 것을 후배들에게 주문했다.

보통 약사들과는 아주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최 약사지만 지난 약사회 선거 때 투표권을 행사하고, 틈만 나면 약준모 등 약사 관련 사이트를 기웃거리는 등 약사라는 근본에 대한 관심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