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너지효과로 '도매다운 도매' 반드시 실현"

서울 강남권과 강북권을 잇는 명성약품-정도약품 연합체가 지난 1일 공식 출범했다. 양사의 M&A는 1천2백억원대 전국 10위권의 대형도매업체 출현이라는 점과 함께 침체국면을 걷고 있는 도매업계에 대형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고 있다.

명성약품-정도약품 이창종 회장은 "이번 M&A는 도매업체의 대형화가 시대의 흐름이라는 판단에서 출발했고, 어려울 때일수록 투자해야 한다는 생각에 일종의 모험일 수도 있는 M&A를 하게 됐다"고 전제하고 "양사 모두 자본력과 영업력이 탄탄하고 성장잠재력도 크다는 점에서 앞으로 명성약품과 정도약품의 경영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창종 회장은 "현재의 비전 보다는 긴 안목으로 이번 M&A에 접근했다"며 "당장 이익을 내기보다는 2∼3년 뒤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올해 초부터 도매업체를 인수하거나 안양지역에 지점을 내는 방안들을 모색했는데 좋은 때를 만나 정도약품과 함께 하게 돼 기쁘다"며 "정관배 사장이 많은 부분에서 양보해줘 양사간 M&A에 별다른 어려움은 겪지 않았다"고.

그는 "정도약품 직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바로 인수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준다는 장밋빛 약속은 할 수 없지만 올해 영업한 결과 이익이 생긴다면 성과급을 지급할 용의가 있다'고 얘기를 했다"며 "직원들이 노력한 만큼 회사도 대우를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경영전략과 관련 이 회장은 "현 상황에서 지나친 매출 확대보다는 내실있고 건실한 영업을 전개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경영전략을 '안정 속 성장'으로 잡았다"며 "우선 올해 목표인 1천5백억원을 달성할 수 있도록 양사의 최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뒷받침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창종 회장은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약업계에 좋은 본보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도매다운 도매를 만드는 것이 내 역할이고 이를 통해 약업계에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인수&합병은 많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제약업계와 도매업계 관계자들의 많은 성원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명성약품은 정확히 23년만에 새로운 도약을 기틀을 다졌다. 명성약품의 창립기념일 1982년 6월 1일이고, 명성약품-정도약품 체제의 공식 출범일 2005년 6월1일이기 때문. 이창종 회장 스스로 예사로운 인연이 아니라고 말하는 대목이다.

이창종 회장이 보는 도매업계의 M&A는 자신의 사업을 선뜻 다른 이에게 넘겨주지 않으려는 욕심과 정리 과정에서 속속 드러나는 부실채권 등을 문제로 꼽았다. 결국 상호간 신뢰관계가 형성되지 않는 한 도매업계의 M&A가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것.

그는 최근의 도매와 제약 간 관계가 상호간 윈-윈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제약회사들이 도매업계가 대형화하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며 다소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최근 국내 제약사들의 잇달은 도매거점화 움직임과 관련 현재 종합도매업체가 몇 곳 되지 않는 상황을 감안할 때 도매가 원하는 한 같이 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이 회장을 생각이다.

이창종 회장은 국내 제약사들이 점차 다국적제약사의 영업정책을 따라가는 추세를 보이는데 장기적인 측면에서 볼 때 잘하는 일이 아니라고 잘라 말한다.

"제약사의 저마진 정책이 지금 당장은 회사에 득이 될지 몰라도 먼 장래를 생각할 때 문제가 많습니다. 향후 도매업체가 영업할 수 없다고 모두 문을 닫는다면 제약사가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합니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도매와 제약간 우호적 관계 형성이 필요합니다."

이 회장은 "도매업계가 제약사와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는 것은 현재 도매업계가 너무 힘이 없기 때문"이라며 "도매업계가 자기 반성을 통해 자기 이익만 좇지 말고 도매협회를 중심으로 단결된 모습을 보일 때 강한 도매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