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모아 회관 신축 … 휴식·문화공간 기대하세요

2003년 사상 최초로 실시된 약사회 직선제 선거는 든든한 조직이나 권력의 힘이 아니라 순수한 열정을 회원들에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회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계기였다. 김경옥 경기도약사회장이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아닐까 싶다. 평범한 한약전문강사에서 6천명이 넘는 회원을 보살펴야 하는 경기도약사회의 수장으로 변신한 김경옥 회장에 대해서는, 회무 경험이 일천하다는 이유로 물음표를 던지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취임 1년 3개월이 지난 현재 김경옥 회장이 이끄는 경기도약사회는 적극적인 회무와 차별화된 신규 사업으로 순항을 계속 중이다. ‘일을 많이 하는 약사회’로 대내외에 이미지가 굳어진 것도 김 회장의 바지런한 성품에 힘입은 바 크다.

김 회장의 새로운 시도는 회무 곳곳에서 드러난다. 우선 지역이 넓은 것은 물론 서울시를 중심으로 각 분회가 산재해 있어 분회와 지부간 연계 및 정보교환이 원활하지 않은 경기도의 단점을 정보화, 권역화로 해결했다.

어린시절 SF 영화에서나 등장하던 화상회의 시스템을 도입한 점도 독특하다.
“긴급한 현안이 있을 때마다 상임이사회를 소집해야 하는데 거기에 드는 시간이며 비용낭비가 만만치 않잖아요. 이러다가는 회의만 하다가 임기를 다 소진할 것 같은 위기감이 들더군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화상회의 시스템입니다.”

복약지도 내용을 핸드폰 문자메시지로 보내주는 복약 멘토리, 구매한 금액의 일부를 캐시백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법인카드 제휴 등도 회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최근의 화제는 경기도약사회가 새롭게 선보인 재고약 인터넷 교품몰이다.
이 곳은 재고약 등록과 판매현황이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으로 뜨기 때문에 약국에서 필요한 교품 관련 정보를 바로바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벌써부터 인기가 높아 타 시도약사회에서 벤치마킹 문의가 쇄도할 정도이다.

김경옥 회장은 취임 후 1년 3개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지난해 개최한 경기약사대회를 손꼽는다. 법인약국과 의료시장개방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함으로써 회원들의 위기의식을 고취시킨 점이 가장 큰 성과다. 김 회장은 항상 문제가 닥친 후에야 대책을 세우는 ‘사후약방문’식 회무가 늘 불만이었다고 말한다.

“올바른 지부의 역할은 중앙회가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그때그때 모티브를 제공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은 임기 동안에는 회원들을 약국의 불필요한 잡무로부터 해방시키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테크니션 제도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강조한다. 약사회 주도로 테크니션을 양성화하여 단순 조제나 판매업무를 맡도록 하면 약사들은 그만큼 고부가가치 업무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도입을 검토 중인 바코드 자동처방입력시스템도 비슷한 맥락이다.

김경옥 회장은 오는 9월 완공 예정인 신축 회관에 거는 기대가 크다. 25년간 사용한 구옥을 신축건물로 바꾸는 작업은 경기도약사회의 숙원이자 자신이 꼭 해결해야 할 첫째 공약이기도 하다. 사실 기존의 약사회관은 시장통 한가운데 있어 주거환경도 열악하고 주차공간도 충분치 않아 임원들마저 찾지 않는 애물단지로 전락한지 오래. 이로 인해 외부 회의 유치비용 등 연간 2천만원 이상이 낭비되고 있다.

북수원 인터체인지에서 5분거리에 자리를 잡은 신축회관 부지에 김 회장은 아름다운 별장식 회관을 꾸밀 생각이다. “회원들이 언제든지 찾아와 쉴 수 있는 휴식·문화공간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여건이 되면 약사가 되고 싶은 어린이들을 위해 약사 생활박물관도 꾸미고 싶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