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術 수준서 벗어나 氣味論 접목을”

지난호 릴레이 인터뷰 주인공인 차용희 약사가 대체의학을 구현하기 위해 힘쓰는 김희준 약사에게 바통을 넘겼다.

김희준 약사(서울대 약대 72학번)의 이력은 다채롭다. 졸업 후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보건연구원에서 연구직 공무원으로 5년 6개월 동안 봉직하다 계관(鷄冠)약품에서 5년 6개월 동안 근무했다.

현재 계관약품은 고려은단에 흡수돼 없어졌는데, 고려은단의 히트상품 가운데 하나인 ‘고려은단 비타민씨 1,000mg’이 바로 김 약사의 작품.

약국을 연 지는 15년이 됐는데, 1989년 삼성전자 수원공장 앞에 약국을 열고 주로 젊은이들을 상대하다 현재 위치로 옮긴 지는 7년째 접어들고 있다.

약국에 들어서니 각종 대체의학 관련서적이 서가에 빼곡히 꽂혀 있어 김 약사의 주요 관심사를 익히 짐작할 수 있었다.

약대생이던 때 본초학회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등 대체의학에 김 약사가 관심을 가진 지는 오래됐다고 한다.

그러나 공무원, 제약회사 직원 등을 거쳐 수원으로 이전하고서도 삼성전자 앞에 약국이 있던 때는 바빠 여유가 없어 할 수 없었고, 본격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은 상대적으로 인적이 드문 현재 약국으로 옮긴 후라고.

김 약사는 한의학에서 말하는 氣味論을 바탕으로 해야 진정한 대체의학을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氣味論은 맛볼[만질] 수 있는 ‘味’의 뿌리에는 눈에는 보이지 않는 자연의 섭리라 할 수 있는 ‘氣’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氣’와 ‘味’가 맞아야 제 맛이 나고, 그같은 것을 먹어야 건강하다는 이론이다.

예를 들어 현대는 제철 과일이라는 개념이 희박해질 정도로 예전 같으면 맛볼 수 없던 과일을 즐길 수 있는 때가 됐지만 그같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 인위적인 것을 먹기 때문에 아토피성 피부염 같은 원인을 규명할 수 없는 질환이 늘어난다고 보는 게 氣味論의 견해다.

‘味’만 다루고 ‘氣’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얕은 ‘術’의 범주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데, 현재 대체의학은 이 과정에 있다는 게 김 약사의 생각이다.

‘氣’를 염두에 두지 않고는 아무리 한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을 권해도 ‘術’일 뿐이라는 것.

이는 ‘약을 보지 말고 사람을 보라’는 말과 맥락이 같은 것으로, ‘術’로 대증은 될지 모르나 한 사람의 의ㆍ식ㆍ주와 생각 등 모든 것을 고려해 치유하는 ‘토털 헬스케어’를 할 수는 없다는 것.

김 약사는 이같은 깨달음을 얻기까지 독학으로 공부할 수밖에 없었다. 이 방면에 선배가 없었기 때문이다.

김 약사는 후배들이 같은 길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돕기 위해 이를 집대성해 배움을 나눈다는 원대한 뜻을 품고 있다.<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