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릴레이인터뷰의 주인공 손장화 약사가 현재 노원구약사회 부회장인 전병관 약사에게 바톤을 넘겼다.

서울시 노원구에서 수락100세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전병관 약사(삼육대약대 79학번, 44세)는 “교회와 약국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다 보니 봉사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동료약사들과 함께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진정한 봉사의 길을 걸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전병관 약사는 “중랑구에서 임원을 맡을 당시 함께 일하던 동료들과 정기적으로 ‘좋은친구들’이라는 모임을 갖고 있다”며 “예전에는 이들 동료약사들과 강원도 원주에 있는 벽지마을을 찾아 무료투약 봉사를 하기도 했지만 의약분업 이후 봉사활동이 여의치 않아졌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현재 감리교 서울연회 사업특별부회장을 맡고 있는 전약사는 지난해 감리교 노원구 청장년부 회장을 맡았을 때 3개월동안 구내 교회간 축구리그전을 주도했었다. 그는 경기일정 및 장소 등 축구 진행을 도맡다시피 하다보니 너무 힘들었다며 말했다. 그러나 몸이 부딪히며 벌이는 축구경기 특성상 교인들간의 친목이 돈독해졌다며 약사회 차원에서 분회 대항 축구대회를 개최해 회원간 단합을 도모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밝혔다.

전약사는 사회 초년병 시절 주위에서 ‘보증왕’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주위 사람들의 보증을 도맡아했었는데 IMF 시절 보증을 잘못 서줘 낭패를 겪었다. 이 당시 그에게 재기할 수 있는 도움을 준 것은 그의 보증으로 자리를 잡았던 주위의 친구들과 동료들이었다.

전병관약사는 4년전 노원구로 옮겨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노원구약사회 송용석 회장을 만났다. 중랑구에서 윤리위원장을 맡기는 했지만 약사회 일을 하지 않을 생각이었던 그에게 송회장은 일동제약 부장이었다는 위엄(?)을 내세워 일동제약에 1년간 근무했던 전약사에게 총무위원장을 맡겼고 현재는 부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전약사는 운동, 사진, 마술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다.

탁구 등 운동을 좋아했던 전약사는 고등학교 시절 역기를 들다 잘못돼 허리디스크를 앓게 되면서 운동과 거리를 두고 살았다. 이후에도 건강을 위해 검도 등을 수강하기도 했지만 모두 중도에 그만두고 말았다. 그러던 전약사에게 변화가 찾아왔다.

전약사는 “지난해 잘 아는 교인이 3·1절 기념 마라톤대회에서 같이 뛰자고 한후 10km경기에 덜컥 등록을 했다”며 “어쩔 수 없이 대회날까지 한달 가량을 매일 러닝머신에서 5km씩 달리는 연습을 해서 결국 10km를 완주했다”고 말했다.

그는 막상 10km를 뛰고 난 후에는 그토록 꺼려지던 운동에 대해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얼마전부터 본격적으로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다.

대학교 시절에는 친구들과 사진반을 결성했다. 당시 학교측에서 동아리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지만 지도교수를 모시는 등 모양새를 갖춰 학교내에 조그만 암실도 마련했다. 특히 그곳에서 그는 타과 1년 후배인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게 됐다.

또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싶다는 생각에 3개월 가량 마술을 배워 중급 코스까지 마쳤다. 이후 교인들이나 약국 근무약사들에게 간혹 시범을 보인다는 전약사는 사람들에게 마술을 보여주기 전에 속임수로 보지 말고 이 순간을 즐기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고.

전약사는 현재 주위의 약국들과 약제값받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약국간 출혈경쟁을 자제하고 공정경쟁을 통해 약값시비를 없애겠다는 것. 그는 “최근 일부 반회들을 중심으로 모임이 잦아지는 등 반회조직이 활성화되는 조짐이 보인다”며 “약국간 교류가 활발해져야 약사사회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권 약사는 “앞으로 주위사람들과 함께 진실된 봉사의 길을 걸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지금 경기가 좋지 않긴 하지만 한번 더 주위를 둘러보고 함께 하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약사는 현재 연습중인 골프를 통해 몸의 건강을 지키는 한편 조만간 디지털카메라를 구입해 대학시절 이후 한동한 접어두었던 사진을 다시 시작해 볼 생각이다.

소중한 순간들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어서다.

김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