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인 정남일 약사가 모교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개국약사 강찬구 박사에게 바통을 넘겼다.

온누리 우인약국(서울시 강남구 일원동) 강찬구 약사(약학박사, 경희대 약대 67학번)는 대한약사회 김희중 집행부 시절 한약위원장을 지냈을 정도로 개국가에서는 한방 전문가로 익히 알려져 있다.

강찬구 약사가 한방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는 한방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약사들의 경우와 비슷하다. 약국 현장에서 만성 질환을 고치는 데 양약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으면서 한약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된 것.

현재 위치로 약국을 옮긴 15년전 강 약사는 비슷한 관심을 갖고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던 박영순(온누리 약국체인 회장)·이창길(전 메디온 사장)·정남일(서울 보건약국· 경희대 약대 한약학과 교수) 약사 등과 ‘약사임상생약연구회’를 꾸리고 학습에 몰두했다.

일요일마다 유명 강사를 초빙해 강의를 들으며 꾸준히 한방관련 지식을 체계화한 그 때를, 지금도 소중한 시기였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강 약사는 온누리 우인약국 대표약사 직함 외에 온누리 약국체인 부회장·한국생약학회(회장 김창민 강원대 약대 교수) 부회장·경희대학교 약학대학 겸임교수 등의 대외 직함을 갖고 있다.

모교인 경희대 약대에서 강 약사는 전학년 공통교양과목인 ‘약과 건강’, 4학년 필수이수과목인 ‘약업경제학’, 두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약과 건강’시간에 강 약사는 평소 지론으로 ‘약’을 토털 헬스케어적 시각에서 바라볼 것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FDA는 1994년 현재 치료 가능한 질환은 전체 질환의 1/3이라고 밝혔습니다. 이것은 현대 의학적 대증요법(Anti Disease Therapy)으로 치료 가능한 질환은 1/3에 불과하며, 66%는 대증이 아니라 전체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만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또 무슨 질환이라고 특정할 수 없는 질환이 상당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대인들 가운데 서양 의학의 진단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도 본인은 어떤 자각증상을 호소하는 이른바 반(半)건강인들이 많은 것이 그 증거인데, 환경오염이나 식생활의 변화로 이같은 경향은 더욱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같은 만성 피로 증후군 등 만성 질환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는 토털 헬스케어적 접근이 요구된다는 것.

강 약사의 토털 헬스케어는 한약과 양약 또는 기능성 식품의 병용투여로 상승효과를 얻는 데 목표를 둔다.

이것은 한약을 처방하는 데 머무는 한의사와는 달리 약의 전문가인 약사가 한·양약, 심지어는 기능성 식품까지 다룬다는 데서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한약만으로서는 잘 낫지 않는 것을 보완한다는 측면도 있다.

‘약업경제학’도 강의하고 있는 강 약사는 약업 경제를 구성하는 한 주체인 약국의 중심은 약사이고, 약사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약국경영의 요체는 약사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경영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품을 파는 게 아니라 내 인격· 실력 등 나를 파는 것이며, 제품 판매는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입니다. 따라서 약국경영의 우선순위를 제품에 두어서는 안 됩니다”

20여년 약국을 경영해오면서 생긴 그의 단골은 1천여명에 이른다. 그 중에서는 인천, 심지어는 제주도에서도 그를 찾는 고객이 있다고 하니 그 의미를 잘 알 수 있었다.

약국경영에서 약사 다음으로 중요한 제품은 ‘한약·전문약·일반약’의 비율이 균형을 이뤄야한다는 게 강 약사의 생각이다. 우인약국의 경우 3명의 약사가 이 세가지 영역을 분담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강 약사는 “의약분업 실시에 따른 의사들의 업무 폭주로 환자가 병·의원을 찾으면 오래 기다려 짧은 시간 기계적으로 진료받고 마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런 때일수록 약국은 친절한 상담으로 그야말로 환자를 ‘케어’하는 곳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철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