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릴레이인터뷰의 주인공 김동배 약사가 개국가에서 한방 전문가로 통하는 보건약국 정남일 약사에게 바톤을 넘겼다.

서울시 성북구 장위동 소재보건약국의 정남일 약사(영남대약대 73학번, 52세)는 한방에 관심이 있는 약사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정 약사는 한약조제시험이 생겼던 당시 약사회 한방강사로 활동했으며, 이후 덕성여대약대와 삼육대약대 등에서 한약방제학, 본초학 등의 강사를 거쳐 현재 경희대약대 한약학과(겸임교수), 춘강약학연구소 등에 출강하고 있다.

경남 통영에서 태어난 정남일 약사는 그리 넉넉하지 못한 집안 형편 속에서 직업군인의 꿈을 키웠다. 그러나 학창시절 내내 따라다녔던 건강상의 문제가 그의 꿈이었던 육사 입학을 눈 앞에서 포기하게 만들었다.

그는 자신의 핸디캡으로 생각했던 건강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에도 봉사하겠다는 결심으로 약사의 길을 선택하게 된다.

정 약사가 한약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위장 장애로 한동안 고생한데서 비롯됐다. 양약으로는 자신의 만성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면서 한방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고.

특히 15년전 박영순(온누리약국체인 회장)·이창길(전 메디온 사장) 약사 등과 ‘임상생약연구회'를 발족해 매주 일요일마다 유명강사를 초빙해 강의를 듣는 등 지속적인 스터디를 진행해 온 12년 간은 자신의 한방 관련 지식을 체계화 하는데 중요한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정 약사는 약국에서 한약을 단순히 경영활성화의 일부분으로 치부하는데 대해선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한약 취급을 단순히 약국의 경영기법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기 보다는 한약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갖고 만성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실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이론과 경험을 꾸준히 쌓아가면서 확고한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바탕에는 환자를 자신의 가족처럼 대하는 자세가 항상 전제돼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같은 그의 신념은 의약분업 이후 약국에서 한약 매출이 감소했음에도 보건약국 매출 중 한약의 비중을 80%로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되고 있다.

정 약사는 현재 한방에 관심이 있는 약사들에게 우선적으로 유명강사의 지침을 받아 한방관련 학습을 준비하고, 이후 자신 스스로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 꾸준히 스터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자들과 직접 대면한 다양한 경험이 있어 실질적이고 흥미진진한 강의가 가능한 것이라며, 교수·강사로 활동하는 것도 만족스럽지만 약사로서 환자에게 봉사할 수 있다는데 더 큰 긍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 약사는 앞으로 그동안 축적된 한방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방 건강식품류를 체계화할 계획이며 이를 제품화할 회사 설립도 구상 중이다.

그는 한방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는 한편 매일 새벽 6시가 되면 간편한 옷차림으로 실내운동장을 찾는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창문배드민턴클럽' 멤버들과 함께 새벽운동을 하기 위해서다. 두 시간 가량 배드민턴을 치고 나면 전신이 땀으로 범벅이 되지만 샤워를 하고 나면 상쾌한 기분으로 환자들을 맞을 수 있다고.

한때 골프를 시작한 적도 있지만 개인시간을 갖기 어려운 개국약사의 특성상 새벽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배드민턴을 시작했다는 정 약사는 다른 약사들에게 환자의 건강 뿐만 아니라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새벽 운동을 시작할 것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남일 약사는 동향인 박금성(51세)씨와의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있으며, 홈페이지(w ww.pharm mvp.co.kr)를 운영하고있다.

박환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