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라도 우리 약사들은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힘써야 합니다. 그러면 약권 신장은 저절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한곳에서만 40여년간 약국을 운영하면서 봉사활동에 남다른 정열을 쏟고 있는 전주 송약국의 송창진 약사(전북약사회자문위원). 그의 이력에서 알 수 있듯이 1971년 전북 청년회의소 회장을 시작으로 지난해 세계 라이온스클럽 국제이사와 적십자 전북지사장에 이르기까지 그의 봉사활동은 30년이상 변함없이 계속됐다. 최근에는 지역봉사활동에 머무르지 않고 국제적으로 한국 약사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송창진 약사를 만나 봉사활동에 대한 그의 신념을 들어봤다.

▲30대 초반 청년회의소(JC) 활동을 시작으로 봉사활동 경력이 만만치 않은데 처음 시작하게 된 동기는?
대학졸업후 4년간 종합병원 약국장을 지내고 1962년에 지금의 약국을 개업했습니다. 몇년이 지나 약국이 안정이 되자 뭔가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약국생활에만 안주하지 않고 자기 개발도 하고 남도 도울수 있는게 뭐 없을까 찾던중 JC에 가입하게 됐습니다. JC는 리더쉽 개발과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비롯, 외국어 공부를 하면서 외국 친구를 사귈 수 있는 1석3조의 효과가 있습니다. 남을 위해 베풀다보면 자기보람이 매우 큽니다. 그러다 보니 쉽게 손을 놓지 못해 어언 30년이 훌쩍 지난간 것 같습니다.

▲전북 JC회장과 한국 JC부회장을 역임하면서 가장 보람있었던 일은 무엇인지…
1971년 전북 JC회장시절 국내 JC 최초로 지역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전주 JC와 대구 JC간의 자매결연을 추진했는데 이것이 나중에는 영호남 자매맺기운동으로 발전해 적으나마 지역감정해소에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함께 전북애향운동과 효자상제도를 실시, 도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지난해 국제라이온스협회 국제이사에 피선됐는데 라이온스 활동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시지요.
JC는 만 40세까지만 할 수 있습니다. 한국JC 부회장을 마치고 JC에서 배운 것을 라이온스에서 보다 크게 실천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976년부터 라이온스 활동을 시작해 84년 라이온스협회 309F지구 총재를 맡았습니다. 이때 전북에서 가장 봉사를 많이 한 사람에게 주는 봉사대상제도를 만들었으며 풍남문 포루에 포를 설치, 전주시청에 기증하기도 했습니다. 또 청와대에 전주·대구간 직통도로 건설을 요청했고, 이것이 나중에 88고속도로 개통으로 연결됐죠.

2000년에는 국제이사에 선임됐는데 국제이사는 전 세계 1백88개국에 33명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서 1억4억만여달러의 기금으로 실명퇴치를 위한 시력우선프로그램을 관장하고 있습니다. 우리 약사들에게도 JC나 라이온스 가입을 적극 권장하고 싶습니다.

▲봉사활동에 대해 후배 약사들에게 권장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사실 그동안 약사들은 베푸는데 너무 인색했습니다. 약국내에서의 친절·서비스도 물론 베푸는 거지만 지역사회의 불우이웃을 돕거나 장학사업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JC나 라이온스 등 봉사단체에 가입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봉사활동을 계속 하다보면 약사로서의 지위는 자연히 올라가는 것은 물론 약국 홍보도 되고 자기보람도 느낄 수 있습니다.

또 우리 약사들은 더불어 사는 마음이 부족했습니다. 이제는 대접 받을려는 자세를 버리고 베푸는데 힘써야 합니다. 주위를 찾아보면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은 정말 수없이 많습니다.

▲지난해에는 대한적십자 전북지사장에 취임했는데 여기에서는 어떤 일을 하는지요?
아시다시피 적십자사는 재난·인명구조, 청소년 선도, 헌혈, 구호사업, 무료급식, 노인·장애자 무료진료, 환경 캠페인 등 순수봉사사업을 실시하는 단체입니다. 적십자 전북지사에서 10여년간 상임이사를 맡다보니까 지난해에 지사장 취임을 요청받아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하고 수락했습니다. 적십자 전북지사는 3만6천명의 자원봉사조직이 있는데 이 조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봉사활동을 계속하면 보람 또한 남다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장학회도 운영한다고 들었습니다만…
한번 봉사활동에 빠지면 발을 빼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는 해본 사람만이 그 희열을 느낄 수 있죠. 장학회는 그다지 큰 사업은 아니구요. 1973년 어머님 회갑을 기념하기 위해 어머님 이름을 따서 옥련장학회를 만들어 IMF이전까지 매년 5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지미카터 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감사패도 받았는데…
이는 라이온스 활동의 일환으로 지난해 7월 한국라이온스협회와 국제라이온스협회가 공동으로 무주택 장애인을 위한 주택건설 교부금 4억8천만원을 한국사랑의 집짓기운동연합회(이사장 정근모)에 기부했습니다. 사랑의 집짓기운동연합회는 이 기금을 JCWP(지미카터 특별건축사업·Jimmy Carter Work Project 2001)에 지원했습니다. 이에 지미카터 전 대통령이 감사패를 준것입니다.

▲40대 초반인 1979년 전북약사회장, 81년 대한약사회 부회장을 역임했는데 현재의 약사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지금 약사회와 약사사회는 분업현안에만 너무 매달려 있는 느낌입니다. 분업이 전부인양 회세를 집중하고 있는데 그러면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습니다. 보다 멀리 바라봐야 합니다. 제가 전북약사회장을 맡고 있을때 ‘인간보호 주역이 되자’가 회무 첫번째 목표였습니다. 분업에만 매달려 있는 사이에 슈퍼판매, 한약문제 등이 불거져 나오지 않습니까. 현안이 터져서 대처할 게 아니라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그리고 약사를 위한 약사회가 아닌 ‘국민건강을 위한 약사회’로 거듭 태어나야 합니다.

또 ‘All or Nothing’이라는 흑백논리를 지양하고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자세를 견지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정책연구소 등을 설립, 정책단체로서 한 단계 더 발전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의 의약분업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약은 의사나 약사의 것이 아니고 국민의 것입니다. 그동안 의·약사에 있던 약을 이제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서로 자기들 것인양 목소리를 높이니까 국민들 원성 또한 커지는 것입니다. 이같은 원칙하에 더불어 사는 마음을 갖는다면 서로 반목할 이유가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건강권입니다. 서로가 한치의 양보없이 버틴다면 모두 다 죽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1982년 서울에서 개최된 아시아 약학연맹(FAPA) 사무총장을 맡아 대회를 무사히 치룬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년이 지난 올해 다시 서울에서 FAPA대회가 열리는데…
해외에서 많은 약사들이 참가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선 우리나라 회원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할 것입니다. 이같은 국제대회를 성황리에 치룰 때 우리 약사의 위상을 대내외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시간 말씀 감사합니다. 끝으로 후배 약사들에게 주는 교훈의 말씀을…
약사들은 가장 먼저 국민의 건강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약만으로 병을 치료한다고 생각치 말고 약국이 인생 복덕방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변비환자가 약국에 왔을 때 먼저 약부터 건네줄 것이 아니라 식생활 습관 등을 조언해주면 진정으로 고마워합니다.

이런 것이 장기간 쌓이게 되면 자연히 존경받게 됩니다. 존경받는 약사가 되기 위해서는 환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요.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약사들이 많은 투자를 해야 합니다. 자기개발은 물론 지역사회 봉사활동 등에 투자를 하다보면 약국은 자연히 잘되게 마련입니다. 자연요법이나 대체의학 등을 공부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같은 투자와 노력은 단 한번에 좋은 결과를 나타내지 않습니다.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1936년 생 ▲1958년 서울대약대 졸업 ▲1958년 전주예수병원 약국장 ▲1962년 전주 송약국 개업 ▲1971년 전북지부 청년회의소 회장 ▲1973년 한국청년회의소 부회장 ▲1979년 전북약사회장 ▲1981년 대한약사회 부회장 ▲1982년 FAPA 사무총장 ▲1984년 국제라이온스협회 309F지구 총재 ▲1986년 전북 애향본부 부총재 ▲1987년 전주생명의 전화 이사장 ▲2000년 국제라이온스협회 국제이사·한국연합회 회장 ▲2001년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