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매업체 가운데 랭킹 20위 이내이며 드럭스토어(DgS) 중에서 세계 최강으로 손꼽히는 드럭스토어 체인업체 월그린(Walgreen)이 일본 상륙을 위해 접근하고 있어 일본 약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월그린(미국 일리노이주)은 이미 금년 봄부터 일본 진출작전을 구체화해서 일본내 대형제약 화장품 메이커들과 물밑 접촉을 시작했으며 도매상을 거치지 않는 직거래를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아직 정식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지만 월그린은 지난 25년간 연속으로 해마다 증수증익을 계속해온 초우량 기업으로 유명하다. 일본 약업시장에는 이미 작년에 영국 최대의 드럭스토어 업체인 부츠(BOOTS)가 진출했으나, 세계 최강의 드럭스토어체인 월그린이 일본에 진출한다면 기존 드럭스토어는 물론 약국들에게 큰 충격을 미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일본 대형약국과 드럭스토어들도 그동안 국내 경쟁속에 안주해왔지만 이제 글로벌화, 국제화의 물결이 밀어닥쳐 온실밖 국제무대에서 강적들과 승부를 겨루는 시대를 맞게 되었다.
올 봄부터 일본내 드럭스토어 경영자들 사이에서는 마침내 월그린이 일본에 진출하려는 것 같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그 소문의 근원은 이 업체가 일본내 제약 화장품메이커들과 물밑 접촉 중이라는 정보가 흘렀기 때문이다. 실상 유력한 제약메이커의 헬스케어 실무담당자는 월그린측 요원의 방문을 받고 직접 일본 진출계획과 일본의 대중약(OTC)시장의 조제업무 현황 등에 관한 자세한 문의를 받고 의견을 나누었다고 실토했다.
월그린측은 일본내 화장품 메이커들과도 접촉했다. 모 대형 화장품메이커의 드럭스토어 담당자는 월그린의 물류담당자의 방문을 받고 일본에 진출했을 때 그 회사측과 직거래가 가능한지의 여부를 타진받았다고 한다.
월그린은 제약 화장품메이커 이외에도 일본내 경영 환경정보를 다각적으로 수집해왔다. 노무라증권의 드럭스토어 담당자인 애널리스트는 월그린의 기획업무 관련자가 일본의 드럭스토어 업계의 실태를 꼬치꼬치 캐물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미쓰비시 상사와 손잡고 일본에 진출한 부츠의 일본내 점포사정들에 관해서도 정보를 수집했다. 월그린측과 접촉한 화장품메이커의 담당자는 일본 진출을 아직 정식으로 결정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으나 동사가 일본 상륙을 시야속에 넣고 본격적으로 시장조사에 나선 것만은 틀림 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백년역사의 DgS 최강업체
월그린은 1901년 창업으로 백년역사를 지녔다. 1974년부터는 무려 25년간 연속으로 증수증익을 이룩해왔으며 1999년 8월 결산기에는 매출액 1백78억 3천8백80만달러로 전기 대비 16.5% 증가를 나타냈다. 각사의 최신 결산자료를 갖고 비교한 미국 드럭스토어들의 매출액 랭킹을 살펴보면 2000년 1월기 결산에는 CVS가 레브코를 인수합병(M&A)한 덕분에 매출 1백80억9천8백30만달러(18.5% 증수)를 나타내 숫자상으로는 월그린을 제치고 톱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미국 드럭스토어 시장이 상위 랭킹 4개사에 의해서 그 매출액의 80%가 점유되는 독과점 체질이라는 특성에서 M&A없이 단독 운영만으로 톱을 다투는 반열에 올라선 업체는 오직 월그린 뿐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월그린은 다양한 상품 취급으로 만물상 형태를 띄는 일본의 드럭스토어들과는 달리 조제부문의 비중이 강해 총 매출액상의 조제부문 구성비율이 50%를 차지한 것이 특징중의 하나이다. 이미 일본에서 조제시스템지원회사로 활약중인 RX넷워크(도쿄)사의 시스템도 월그린의 협조아래 구축된 것으로 핫구기미사와 및 크라프트의 양사가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일본의 대형조제약국들 사이에서 채택이 늘고 있는 ‘드라이브 스루 파마시’(고객이 승용차에 탄 채 약국조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곳)도 월그린이 미국내에서 가장 먼저 실용화한 서비스 체제이다.
월그린이 일본에 진출할 경우 약사 인력의 확보 밖에서 일본 특유의 상거래관습과 전통, 그리고 약사법상의 각종 규제 등 여러가지 장벽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과제로 남아있다. 그러나 글로벌화 국제화가 급속히 진전되는 가<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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