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의약품 판매자가격표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이후 상위메이커들의 주요제품 가격세우기가 한창이다. 본지가 대형약국 3곳에 의뢰해 사입가 인상 상위품목을 입수한 결과 한미약품, 유한양행 등 10대메이커와 외자계 기업은 출하가가 강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1백대 메이커 이하는 오히려 출하가가 인하되는 추세를 보였다.
상위메이커들은 특히 대형약국가에서 가격세우기를 목표로 물량조절에 나선 결과 회사정책가격에 근접하는 추세를 보이고있다. 이에따라 소형약국과 대형약국의 사입가 차이가 대폭 줄어들고 있다.
한미약품은 대형약국들이 가장 인상폭이 컸다고 지목했던 곳. 한미약품관계자는 이에대해 『올들어 출하가 자체를 인상한 부분도 있지만 소폭에 그쳤고 출하물량 자체를 조절해 유동물량을 줄이는 바람에 자연발생적으로 출하가가 인상된 부분이 약국에는 인상폭이 컸던 것으로 비쳐졌을 따름』이라고 설명했다. 동사 「메디락베베」의 경우 종전에는 회사출하 정책가격이 9천3백원이었지만 이번에 1만원으로 인상해 계산상으론 7백원 밖에 인상되지 않았다.
그러나 종전에 회전이나 수금 상황을 고려해 실제로 조건이 맞았던 곳은 7천원까지 사입가를 낮춘 대형약국들이 이번에 물량조절로 인해 공급이 달리자 회사정책가격에 가까워도 사입할 수 밖에 없었고 이에따라 인상폭을 크게 느끼게 되는 현상이 발생했던 것이다. 한미약품은 앞으로도 소량출하 정책을 고수하면서 출하가격을 시장경제원리에 의해 고수되도록 하는 정책을 펴 회사정책가격에 근접토록 할 계획이다.
이같이 가격정책을 강경하게 가져가는 이유는 유명품목들이 대형약국에서 유인품목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사전포석이 깔려있다. 이와함께 초창기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약국의 잠재고객을 발굴하는 방향으로 회사정책을 펴 동사제품의 매출증대로 약국에도 이익을 주겠다는 전략이다. 유한양행도 대형약국가에서 가격이 서질 않아 애를 먹던 주요품목을 이번에 정책적으로 물량조절에 나서면서 가격세우기에 전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콘택600 1백T 가 지난해말 가격제도 변경을 앞두고대형약국가의 대량사입으로 6천원까지 구매가격이 내려갔으나 RPLS 이후 비축분이 동이나자 대형약국들은 이 제품을 1만2천원에 구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돼 상대적으로 가격인상폭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유한양행은 이제품의 포장단위를 10T로 내린 신포장제품을 출시하면서 희망소매가격이 2천원대로 형성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를위해 유한양행은 지속적으로 물량조절을 통해 시중유통가를 세워갈 계획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삐콤씨의 유통가격도 과거 6천원대에서 8천원대로 형성되고 있는 중이다.반면 삼진제약 「게보린」은 이와다른 경우다. 동사는 이제품 발매당시부터 100T에 1만원의 표준소매가를 받아 20년동안 1천원이 인상됐다. 그동안 원부자재와 제반비용의 인상요인 발생에 따라 수차례 가격인상을 시도했으나 제도적으로 묶여있던 전형적 품목이었다. 그러다 이번에 판매자 가격표시제가 도입되면서 그동안의 인상분 중 일부가 자연스럽게 반영된 사례. 이 제품은 출하가 6천원에서 7천원으로 인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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