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무가 죽은 뒤 100년이 지나 제나라의 손빈이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방연과 함께 병법을 배웠는데 방연이 먼저 위나라에 벼슬하여 혜왕의 장수가 되었으나 스스로 자신의 재능이 손빈보다 못하다 하여 항시 손빈의 존재를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방연은 손빈을 해치기 위해 계략을 세웠다. 사람을 시켜 손빈을 몰래 불러 들였다. 손빈은 아무런 의심없이 위나라로 갔다.
손빈이 도착하자마자 방연은 사전에 계획한 대로 손빈을 간첩으로 몰아 두 다리를 자르고 자자형을 가하여 그가 세상에 나와 활동할 수 없도록 하였다. 자자형이란 죄인의 얼굴이나 몸에 죄인이라는 뜻의 글자를 바늘로 찔러 새기고 거기에 먹을 칠하는 형벌이다.
손빈은 기가 막혔다. 어떻게든 이곳을 벗어나 제나라로 돌아가서 방연에게 원수를 갚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계략을 써서 제나라의 사자가 위나라에 오는 틈을 타서 수형인의 신분이였는데도 그 사자를 만날 수 있었다. 제나라 사자는 손빈과 몇마디 대화를 하는 동안에 그의 재능이 비상하다는 것을 알았다.
사자는 몰래 자기의 수레에 태워 함께 제나라로 돌아와 제나라 장군 전기에게 추천하였다.
전기는 손빈을 좋아하여 객으로 삼았다. 전기는 자주 제나라 공자들과 많은 재물을 걸고 마차를 몰아 승부를 겨루는 경마 내기를 하고 있었다.
손빈이 그 경기 내용을 보니 그 말들의 걸음에는 그다지 큰 차이가 없고 말에 상·중·하 3등급이 있을 뿐이었다. 손빈이 전기에게 말하였다.
“장군께서는 다음에 큰 내기를 한번 하십시오. 신이 반드시 장군이 이길 계책을 마련해 놓겠습니다."
전기는 왕과 여러 공자들과 함께 천금을 걸고 마차 경주를 하였다. 손빈은 전기에게 귀띔하였다.
“지금 장군의 하등 사마를 가지고 상대방의 상등 사마와 대결하게 하고, 장군의 상등 사마와 상대방의 증등 사마를, 장군의 중등 사마와 상대방의 하등 사마를 대결하게 하십시오."
세번 경기를 마치고 나니 전기는 한번 지고 두번은 승리 하였다. 그리하여 전기가 손빈을 왕에게 추천하니 위왕은 병법을 의논해 보고 드디어 손빈을 군사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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