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안에 1만명 회원 확보가 목표, 기존 관행 바꿀 ‘신문고 역할’ 自任

대표적인 온라인 약사 커뮤니티로 자리잡고 있는 약준모(cafe.daum.net/pharmmaker) 운영자인 김성진 약사는 민초 약사들의 ‘인터넷 신문고’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약국신문이 선정한 2003년을 빛낸 인물 단체 부문을 수상한 약준모의 김성진 약사는 이 사이트를 통해 “약사들이 서로 정보를 얻고, 알고 있는 지식을 베풀고, 기존 약사사회의 관행 등 잘못된 제도 등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평택역에서 차로 20여분을 더 달려 안중 터미널에 닿으면 약준모 대표인 김성진 약사가 운영하는 ‘제일조은 아페약국’이 보인다. 김성진 약사가 지난해 11월 이 지역에서 새로 약국을 오픈했을 때 처음 생각했던 약국명은 원래 ‘세상에서 제일 좋은 약국’이었으나 최상급 표현을 인정하지 않는 보건소의 불허로 어쩔 수 없이 ‘제일조은 아페약국’으로 이름을 지었다.

약국 이름 중의 아페는 ‘All Friends Evolution’의 약자를 딴 것으로 약국과 고객과의 관계를 보다 좋은 발전적 방향으로 이끌고 싶은 김 약사의 소망을 그대로 담은 것이다.

새 약국을 오픈하기전 김 약사가 운영했던 약국은 대형약국으로 어둡고 크다는 이미지외에는 특색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새로 약국을 오픈하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약국을 만들고 싶었죠. 카페같은 약국을 운영하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방향입니다.” 자신의 아버지를 비롯해 아내, 동생 부부 등 가족 중 5명이 약사인 김 약사는 어린 시절부터 보아 왔던 특색없는 약국 대신 지금과 같은 카페 형식의 약국을 운영하고 싶었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지난해 11월 현재의 장소에서 약국을 새로 오픈하면서 허브와 아로마향기가 그윽하게 베어나오는 약국 아이템을 구상했다. ‘약 냄새가 없는 약국. 친절과 웃음이 베어나는 약국’이 김 약사가 추구하는 약국의 이미지다.

약국 개국 관련 정보는 물론 약사 현안 공동 대처 등을 공유하고 있는 약준모 운영자인 김 약사의 올해 목표는 회원 1만명 돌파이다. 현재 5천5백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약준모는 1차적으로 회원 기준 강화를 목표로 세웠다.

“회원이 모임에 기여를 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신상 정보를 강화함으로써 각종 서비스와 함께 통계 자료 등의 확보로 모임의 공신력을 외부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또 건강식품 모니터링도 약준모가 계획하고 있는 중요사항 중의 하나이다.

그는 “현재 건강식품 모니터링을 소비자 보호 단체가 하고 있는데 이 분야를 약사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정기모임시 세미나 및 약국경영 강좌 개최, 개국관련 정보 인프라 구축 등도 올해 구상하고 있는 사업이다.

김성진 약사는 “회원수가 5천5백여명을 육박하면서 회원 개개인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있다”고 전제한 뒤 “카페 운영을 통해 모임 구성원들과 함께 약사들의 한계인 폐쇄성을 극복하고 개방적인 자세를 견지해 나가도록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환자에 대한 우월 의식, 한약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비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한약이 과학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것 등이 그 예이다.

기존의 약사 모임이 폐쇄적인 성격과는 달리 김 약사는 모임을 최대한 개방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약학은 과학적이고 개방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 정보를 일반 환자들이 알 필요가 있으며, 약사와 환자가 동등한 관계에서 좀더 많은 의견을 주고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약준모는 2002년 3월 발족한 모임. 김 약사가 온라인 약사 커뮤니티 운영자로 참여하게 된 계기는 이 공간을 통해 기존의 낡은 약사 사회의 관행을 극복하는데 일조하기 위해서였다. “약사는 오프라인 조직인 약사회에 소속되어 있으나 그 근간 뿌리인 반회·분회는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약사회에서 20∼30대의 활동 영역은 충분히 보장되어 있지 않다.” “내가 소속된 약사 분회 홈페이지는 일년동안 게시글을 포함해 변한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며 공조직에 대한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약준모는 살아 움직이는 모임이다. 모임을 주도하는 인물 그룹이 계속적으로 변화하면서 긍정적인 활동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조직인 약사회가 우리 모임을 아직 올곧게 받아들이고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에 아쉬움이 많다. 1만 회원 목표를 통해 약준모가 약사 사회에서 공히 약사들의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 약준모를 결코 외면할 수 없는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회원 1만명 확보에 대해 다시 강조했다.

김성진 약사는 “일반 회원들이 약사회에 직접 의견을 개진하지 못하지만 이 공간을 통해 그들의 의견을 반영, 약사 사회의 세대교체 및 시스템 변화를 위한 하나의 매개 통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약사 사회의 스타를 만드는데도 이 공간이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