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신문은 성분명조제.약사일원화 등 '약사난제'에 답을 찾기위해 그동안 관련 세미나를 4회 개최하는 등 ‘미래약사’에 관해 노력해 왔다. 한국은 세계노인1위로 가는 가속기가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백경신박사 지적대로 약사사회 현실은 ‘의주약종’이다. 전문약사제도보다 “약사의 전문성을 강화시킬 자구책”지적은 날카로웠다. 또한 늘어나는 한약사숫자보다 “다른 제도의 대안제시", 현실인식도 많은 공감이 되었다. 향후 세계1위 노인국가인 대한민국에 살면서 '의주약종'의 현 질서를 성찰하고, 이제는 약사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되는 것이 새로운 '균형'(정의관점)이라고 생각된다. 80대 삶은 보편적인 한국이다.

노인으로 사는 시간은 생각하는 것보다 길어지고 있다. 노인에게 치명적인 것은 약이다. 의사보다... 약사약국시간은 이미 왔다. 귀한 1호 보고서 고견주신 백경신 박사께 감사한 마음 전한다.

<약국신문 주간 이상우>

의약분업전 약사사회를 바라보는 한국사회 시선은

의약분업전에는 당연히 약사 중심의 ‘약권’이란 게 있었습니다. 약료라는 개념은 없었어도 자연스럽게 약료가 형성되던 시기였죠. 일반의약품은 물론 전문의약품에 있어서도 약사의 조제는 무한한 임상치료의 경지를 이뤘었고 한약과 더불어 자유로운 창약(창의적인 임상약학)이 약국의 조제실에서 펼쳐졌습니다. 약의 선택은 당연히 많은 국민이 약사의 선택권을 존중해 주었습니다. 약사들도 이에따라 많은 공부를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지금은 의약분업의 주된 권한이 의사에게 쏠려 있죠. 그러다 보니 약의 주권에 대한 국민적 인식도 의사에게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저는 의약분업 이전의 시절을 찬양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의약분업은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그리고 프랑스나 영국 독일 등 유럽국가처럼 또는 미국처럼 ‘약사의 약’이나 약사의 활동영역이 너무 좁혀진 상황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을 말하고 싶은 거에요. 가령 성분명 처방의 미흡 그리고 성분명 까지는 아니라도 자유로운 대체조제가 허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 그리고 지금의 이분법적인 의약품 분류 등의 제도적 한계는 약사의 약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영국이나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국가는 3~4분류 이상을 채택하고 있어요. 이 들을 강도순으로 본다면 1은 의사의 처방만이 가능한 전문약, 2는 의사가 처방하되 약사가 그 처방에 의해 리필이나 일정기간 계속 투여가 가능한 준전문약, 3은 약사의 처방이 필요한 일반약, 4는 소비자의 자유선택이 가능한 일반약 이런 식의 개념이죠. 이들 나라는 약사의 권한이 상당히 넓은 편이죠. 우리가 일본은 임의분업국가라고 우리보다 낙후되었다 이렇게 깔보는 데 반면에 일본의 약사들은 사회 깊숙이 약사의 활동영역을 넓혀주는 제도가 대신 그 배후에 있습니다. 예를 든다면 거택보호 제도에 참여하는 약사의 모습이 대표적인 사례죠.

▲백경신약학박사-전 대한약사회 부회장-이화여대 약대-삼성그룹 근무(사진)

의약분업 24년이 흘렀습니다 현재의 약사사회의 문제는

당연히 1번과 같은 질문의 연장선상에 대한 답이되겠네요. ‘의주약종’이 문제입니다. 처방전을 따라 문을 여는 약국의 행태가 가장 큰 문제이고. 그러다 보니 일반의약품의 완전 실종도 문제이고...지금 일반의약품 시장이 완전 쪼그라들어 5조 원대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절반 밖에 안 되는 2조 5천억 원에 불과합니다. 아울러 의약분업이라는 제도가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시대적 흐름이 있었음에도 제도 자체에 변화가 없다는 게 문제죠. 이런 문제는 결국 약사사회 스스로 자초한 것이 많습니다. 의료기관 개설할 때 약국이 인테리어를 해주거나 임대료를 대납한다거나 하는 등의 혜택을 법으로 막는 게 잘하는 게 아니에요. 그런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죠.

법으로 만들어야 할 정도가 되었다는 것 그 차제가 오히려 문제죠. 저는 성분명 처방도 이제는 한물간 과제라고 봅니다. 더 큰 과제는 약사의 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문약사 제도도 그래요. 저 개인적으로는 약사의 역할을 넓힌다기 보다는 되레 약사의 활동영역을 좁힌 것 아닌가요? 가령 약사가 노인전문약사 소아전문약사가 있다 칩시다. 그게 전문성인가요? 병원약사와 개국약사는 활동범위의 차원이 달라요. 전문약사 제도보다는 약사의 전문성을 넓히거나 강화시켜 줄 약사사회 자구적 정책, 그런 전문성의 강화가 더 시급한 과제였다고 봅니다.

비대면 진료와 의약품 배달 문제 등 산적한 과제에 대처하는 약사사회의 노력은 무엇일까요? ‘반대’인가요? ‘반대’만 외치는 형국은 ‘빈대’잡으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의 모습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이제 고도로 민주화된 사회에요. 그 주역은 국민이고요. 그런데 국민이 반대만 외치는 단체와 조직에 과연 호의적인 시선을 보내줄까 하는 의구심이 있습니다. 막연한 반대보다는 반대에 가까운 제동력을 발휘할 대안을 제시하는 슬기로운 지혜를 발휘해야 하지 않을까요 저 이런 말 잘 못 내뱉으면 과격한 주장을 펼치시는 일부 약사님들로 부터 공적이 될 수 도 있겠네요. 이 정도로 그치겠습니다.

2030년 약사사회의 미래를 상상해 달라

미래학자도 아닌 제게 무슨 상상을 해달라는 말인가요? 그렇지만 질문을 하셨으니 예의상 답을 하는 정도로 상상을 해 보겠습니다. 불과 6년 밖에 안 남은 미래이겠지만 오늘날의 1년 변화는 10년 전에 비한다면 3~4년의 변화와 맞먹는 속도로 무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사회요. 그에 반해 약사사회는 무척 보수적인 움직임이고... 아마 의료체계는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의대 정원 확충에 따라 그 때 되면 의사들이 많이 배출될 것 같습니다. 현재의 추세로 약대가 제 자리에 있다면 약사 수요는 엄청 달릴 것입니다. 무엇보다 약사 구하기가 힘들어요. 많은 약사님들이 공감하는 문제일 것입니다. 그리고 6년후에는 인구감소가 아닌 인구절벽에 따른 사회적 문제가 약사사회에도 내습을 할 겁니다. 약사인구의 고령화도 자연스러운 사회적 보조이고요.

그리고 약대가 다시 통합 6년제로 되면서 PEET출신의 약사와 통합 6년제 그리고 4년제 출신 이렇게 3원화된 약사사회가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약사사회의 결속력은 급속하게 약화될 수 있습니다. 그 6년의 절반을 차지할 약사사회의 리더를 올해 뽑습니다. 그리고 그 리더는 향후 6년밖에 안 남은 2030년의 미래를 향해 절반에 이르는 임기를 보내게 됩니다. 우리 약사님들은 불과 미래를 내다볼 지도자를 잘 뽑아야 할 것 같습니다.

약사 가운을 입고 보람을 느낀 경우는

많죠. 저는 건강기능식품의 취급과 일반의약품의 투약을 통해 환자들과 많은 소통을 했습니다. 지역사회의 건강돌봄 이런 식상한 용어가 아니더라도 저는 지역주민과의 친화관계를 통해 약사가운의 상징성에 무한한 감사와 행복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선정해준 제품을 통해 그리고 저와의 상담을 통해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이웃들, 그리고 그 이웃들이 제게 보내주는 신뢰와 존중은 보람 이상의 삶의 가치를 안겨주었습니다. 그리고 FIP와 같은 해외학술활동을 통해서라든가 봉사활동을 통해서도 많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평생을 배우면서 일할 수 있다는 것 저는 이 자체가 가장 큰 보람이라고 여깁니다. 이 뿐 만이 아니죠. 세대간에 격차를 가장 덜 느끼는 분야가 바로 약사라는 전문직능이 아닌가 싶어요. 젊은 약사후배들과 끊임없이 함께 배우고 토론하며 서로의 정보와 소식을 공유하고 교류하는 점도 큰 기쁨이죠.

건기식 최고 전문가는 약사이다. 국민인식을 높이는 방법은

질문에서 극단적인 표현을 쓰는 부분이 조금 많네요~^^ 건기식의 최고 전문가가 약사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현재의 건강기능식품법에 의하면 별도의 교육을 안받고 건강기능식품을 취급할 수 있는 전문직능인이 의사 약사 영양사 등이 있어요. 이분들에게 결례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약사는 매우 유용한 전문가입니다. 다시 말해 인체적용에 대한 약리적 대사 차원의 지식에서, 제형적인 지식에서, 기타 약물이나 여려가지 건강기능식품과의 상호작용적인 차원에서는 약사만큼 유용한 정보와 지식으로 이 건강기능식품에 접근할 수 있는 전문직능은 매우 드물다고 봅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식품과 의약품의 중간체가 아니라 어찌보면 식품을 가장 약에 가깝게 만든 제품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제형만 보더라도 그렇고 섭취요령이 복약방법과 같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의 성분이 뒤섞인 것은 거의 의약품 복합제와 같습니다. 그리고 함량에 있어서도 그렇고요. 건강기능식품의 고시성분에서 한약재가 들어 있다는 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약사의 약학적 지식이 개입될 수 있는 여지가 가장 큰 분야이죠. 다만 최고의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한 엄청나게 다양한 역할을 전개할 수 있는 직능인 약사의 개입이 시장의 규모에 비해 매우 적다는 게 문제입니다. 지금 아마 약국의 건강기능식품 포지션이 3% 내외 밖에 안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점은 약사 스스로 반성해야 할 문제죠. 국민적 인식을 높이는 방법은 달리 없어요. 무조건 약사들이 취급을 적극적으로 많이 해야 합니다. 제품의 적극적 취급이 있어야 투여의 기회가 생기고, 잦은 투여로 국민적 사회적 습관과 관습이 건강기능식품하면 떠오르는 것이 약사와의 상담이여 약국이라는 장소여야 합니다. 앞으로 개인 맞춤형 소분판매의 건강기능식품 취급이 지금의 시범사업에서 전면 허용되는 상황이 되면 약국 취급은 훨씬 많아지겠지요. 그리되면 국민적 인식도 개선이 될 것이고요.

한약분쟁의 희생양이 한약사다. 계속 늘어나는 한약사 숫자에 새로운 대책은

한약파동이라고 고쳐 말씀드립니다. 분쟁이 아니에요. 분쟁은 서로의 다툼인데 사실 한약문제의 발화는 일방적인 비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993년도 한약파동의 시발점은 한의사의 약국내 한약장 비치에 대한 시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때 일간지에 한의대생이 약국 한약장 비치에 대한 비방광고를 낸 것이 발단이었다고 기억합니다.

그리고 한약분쟁의 희생양은 한약사가 아니라 약사에요. 당연히 한약취급의 권한을 가진 약사가 하루아침에 시험을 쳐서 다시 한약취급의 권한을 갖게 되는 이상한 모순이 생긴거죠. 그리고 그것마저도 전부가 아닌 극히 일부 즉, 100방에 한해서였고 이 시험마저 한시적인 일몰제도로 지금은 한약조제사 자격시험마저도 없어진지 오래되었죠. 한약사를 흔히 사생아라고 하는데 그런 표현은 적합지 않다고 봅니다. 문제는 한약사는 의약분업처럼 한방분업이 되어야만 있을 수 있는 직능이에요. 그런데 한방분업은 안하고 한약사라는 제도만 존치하는 것이 문제죠.

이것은 정부가 해결해야 하고 한약파동의 원인을 제공한 한의사 분들이 자책감을 갖고 처리해야 할 사회적 과업이라고 여깁니다. 한약사 숫자가 문제가 아니고 저는 한약사라는 제도 자체가 문제라고 보기 때문에 이것을 해결해야 할 또 다른 제도의 대안이 제시되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초고령사회가 되면 가장 문제는 무엇인가

당연히 만성질환이다. 만성질환은 생활습관병이다. 오늘날의 노인을 65세 이상이라고 정의하고 있는 데 이들 연령대는 대개가 50년대와 60년대 초반의 출생연도를 가지고 있는 세대다. 대한민국이 초고도 성장을 이루던 때가 70년대와 80년대였고 물질적 풍요의 시대로 접어든 시점이 90년대였다. 이 세대의 분들이 한창 사회활동을 정열적으로 전개하던 시기였다. 이때부터 한국인의 식생활이 급격히 서구화로 변모되었고 주식인 밥과 김치 나물 등 채식위주의 식단이 고기 즉 육류위주의 식단으로 바뀌었다. 한국의 육류소비량의 경우 전 세계를 아우르는 통계를 최근에 마주한 것이 2018년도 통계였는데 세계 7위였다.

이 당시 경제력은 세계 10위권이었는 데 육류소비량은 이미 세계 주요선진국 ‘G7’급이었다. 그러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고기를 많이 먹는 지 알 것이다. 아시다시피 건강의 주요 척도 가운데 가장 으뜸은 식생활이다. 식생활은 풍요로와지고 활동량은 자동차의 보급과 자동화의 영향으로 크게 줄었다. 이러니 만성질환이 늘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조리방법도 문제다. 삶은 고기는 지양하고 굽는 고기들이 주류를 이룬다. 고기집에서 수육을 내는 집들이 줄어들고 구이집이 느는 현상은 결코 바람직한 우리의 식생활이 아니다. 육류소비 뿐 만 아니라 조리방법의 서구화도 큰 문제다. 고열량 위주의 조리법과 빵 케익류 그리고 아이스크림의 소비 등등 이러한 식생활의 보급이 결국은 만성질환 천국을 만들 수 있다. 만성질환에 대처하는 약사직능의 변화와 약학의 변천이 시급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인구절벽도 문제이지만 있는 인구를 그나마 건강하게 유지시키는 것은 더욱 중요한 문제다.

신약은 제약업계 꿈이다. 방법은 무엇인가

이것은 나의 전공이 아니다. 약은 크게 창약과 용약으로 나뉜다. 창약은 의약품의 연구와 개발 부분이고 용약은 약의 쓰임새를 연구하고 활용하는 기술에 집중한다. 즉 임상약학인 것이다. 나의 경우 임상약학에 대해 어느정도 자신있게 답할 수 있지만 창약에 대하 언급하는 것은 전문성에 어긋나는 일이다.

단 한마디 용약의 입장에서 창약에 주문한다면 만성질환의 트랜드를 깊이있게 연구하면서 시장성에 입각한 창약에 힘써달라는 것이며 신약도 중요하지만 신제품 개발도 중요하니 제발 몇 십년 묵은 약을 이름만 달랑 바꿔 생산하는 것이나 아니면 몇가지 성분 함량만 조절해 시리즈로 내놓는 일들이랑 지양하고 진정한 신제품을 일반의약품에서도 이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