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약사회가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 확대안에 대해 20일 오후 서울 서초동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지사를 찾아 반대 기자회견을 비롯한 반대 집회를 열었다.

한약사회는 건강보험정책심의원회가 벌이고 20일 복지부가 벌이고 있는 시범사업 확대안 중 '시범사업 기간에는 원외탕전실에서 한약사 1인당 첩약 조제건수 기준을 포함한 최소 인력, 시설 기준을 마련하여 적용'할 것을 명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어떠한 시행도 하지 않은 것을 강력히 규탄했다.

한약사회는 지난 19일 만든 자료를 통해 급여 청구하는 첩약은 '환자의 증상과 질병의 정도에 따라 개별적으로 처방·조제하지 않고 대량생산한 첩악 투여 방지와 급여 청구하는 첩약은 사전조제 원칙적 금지, 한방병원 및 원외탕전실에서 한약사 1인당 '1일 첩약 조제 건수' 제한, 부정청구에 해당하는 무자격자 조제 근절 방안-한약사를 상근 고용하는 한방병원만 시범사업 참여, 현행 기관별 산정방식(조제자 무관)에서 추가적으로 조제주체에 따라 조제-탕전료를 차등하도록 지침을 개선하여 조제-탕전자를 확인할 수 있게 해야함 등을 주장했다.

또한 한약사회는 첩약시범사업이 국민을 위한 한방 분업의 사작점으로 한의사의 처방에 따른 한약분업이 시범사업 논의단계부터 철저히 배제되면서 복지부와 건전심이 확대안으로 기만하고 있다고 간주했다.

대한한약사회는 첩약 진료 행위별 업무량 및 진료 비용의 주요 지수 중 약재 관리에 있어 한약사의 업무 소요시간이 고작 11.93분으로 전체의 업무인 235.11(경혈침술 100기준)에 턱없이 모자라는 한편 일반조제와 탕전까지도 232.70-339.00 중 10.62에서 16.35분, 탕전은 4일치 미만의 경우 한의사의 근무소요시간이 22.04분, 23.53분으로 전체 탕전에 사용되는 한의사의 업무량에 비해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는 일반조제와 더불어 첩약에 있어 사실상 한의사가 직접 조제에 간여하는 시간이 매우 부족한 상태에서 이들 한의사의 급여를 과도하게 책정하는 등의 문제점을 제시한 것이다.

이날 오후 건정심은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을 2026년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20년부터 첩약 비용을 줄여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을 진행했었다.

내년 4월부터는 요추추간판탈출증 알레르기 비염 기능성 소화 불량 등 3개 질환에도 첩약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반면 한방병원 외 한방진료과목 운영 병원으로 확대되면서 한약사회가 요구한 한약사 1명에 대한 근무조건은 관철되지 못했다. 한약사회는 첩약에 따른 한의사의 조제료가 최대 10만원에서 4만원으로, 한약사가 조제한 3만원에 비해 그 간극이 매우 크다"며 "이는 한약사의 조제 수가도 한의사가 대신해 조제하면서 한약사가 가지고 가야 할 몫을 뺏기고 있는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한약사의 고용환경이 한방병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지난 2020년 시범사업 중 정부가 밝힌 100병상 이하의 경우 한의사가 직접 조제를 할 수 있는 조건을 내세운 것을 두고는 한약사회는 "정작 한방병원이 100병상을 넘은 경우가 거의 없고 네트워크로 운영되는 한방병원에서는 이마자저도 한약사 한 명으로 여러 병원에 근무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약사회는 한약사라는 직능이 한약, 즉 첩약을 조제하기 위한 직능임에도 첩약 건강보험 대상자가 되지 못하고 한의사만을 위한 시범사업을 유지하고 이를 제도화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대한한약사회는 지금의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은 한의사만을 위한 사업이라고 주장하며 한방분업과 한약제제분리를 실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도 △한약제제분업을 비롯한 한의약분업 논의 재개 △복지부가 시범사업 추진 당시 약속한 첩약의 안전성·유효성 모니티링 결과 공개와 그 결과에 맞는 정책 추진 △약국으로의 처방전 발급 활성화 방안-병의원에서 환자에게 약국 조제가 가능 가격차이가 있음을 고지후 확인 서명을 받도록 의무화-약국으로 처방전 발행 시 한의사에게 인센티브 부여 하는 방안등을 요구했다.

임채윤 대한한약사회 회장은 건정심이 열리는 서울 서초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앞에서 첩약 건강보험적용 시범사업과 관련해 한약사 1인당 첩약조제건수 기준 마련 등을 촉구하는 내용의 퍼포먼스와 함께 삭발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