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대,해군장교,상선근무 등은 이환구 대표이사에게는 드넓은 ‘바다’로 모아진다. 바다와 인생속에서 넓은 시야가 글 속에 스며들어 있다. “꼭 자녀를 가지도록 간곡히 권유한다”의 문장은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가임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낭떠러지 라고 생각하는 문화는 현실이기도 해 한국사회의 슬픔도 오버랩된다. 생명의 잉태는 한번뿐인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경험임을 깨닫게 된다. 귀한 원고 주신 이환구 대표이사께 감사한 마음 전한다<약국신문 주간 이상우>

이환구 흥아해운 주식회사 대표이사 약력

▲이환구 흥아해운 대표이사(한국해양대 경영학 박사)

한국해양대-외대 무역대학원(MBA)-한국해양대 해운경영학과(경영학박사)

해군예비역 중위 전역

1급 항해사(1983~1987)

현)대한민국 해양연맹 이사

제22회 바다의날 은탑산업훈장 수상

인생은 ‘삶의 의미’를 찾아 가는 순례자의 길

부모로서 겪는 희로애락이 바로 그 지름길

개인의 삶도 뼈대는 ‘철학’

모든 학문의 기본은 철학이라고 한다. 정치학이나 경제학은 물론 사회.문화.예술 모두 인간의 속성을 연구하고 거기에 기반하여, 숨겨진 시스템을 찾아가는 여정이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인간 개개인은 나름의 생각이 있고 가치관이 있기에 개인의 삶도 나름 다분히 철학적이다.

후손들이 결혼을 낭떠러지로 생각하고 있다

사회 시스템과 개인의 생각이 다를 때 우리는 고민하게 되고, 그래서 우리는 또 철학자가 되어 간다. 나름 논리적인 해석을 하는 시사평론도 좋고 친구들과 술 한잔 기울이며 목청 높이는 정치철학이어도 좋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중장년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서로 의견이 달라 핏대를 세우다가도, 자녀들 얘기만 나오면 서로 동병상련이 되어 한숨만 푹푹 내쉬는 사람이 많아졌다. 결혼 할 생각을 안 한다느니, 애를 가질 생각이 없어 걱정이라느니, 우리 때는 수저 두 개만 들고도 결혼하고 단칸방에서 애 셋을 나아 키웠다느니

삶의 의미를 관통하는 열쇠, 부모로 사는 ‘시간’

지금 우리나라의 가장 큰 사회적 이슈는 ‘저출산. 인구감소’ 이다.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은 물론 모든 개인의 철학(?)을 다 모아서 저출산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

저출산대책위원회도 있고 담당 부처도 있으니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리라 기대하며, 나는 젊은이들에게 ‘삶의 의미’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먼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면 안 보일 것이다. 우리 은하에 들어 와서도 지구는 아직 안 보이고 태양계에 근접해서야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고 있는 작은 물체를 발견하게 되고, 줌으로 당긴다면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작은 도시가 보이고, 거기에 한 칸 집을 겨우 차지하고 있는 우리가 보일 듯 말 듯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성경에서는, 창조주가 인간을 흙으로 지었는데 토기장이(창조주)가 진흙 한 덩어리로 하나는 귀히 쓸 그릇을 하나는 천히 쓸 그릇을 만들었으니, 질그릇인 인간이 어찌 자기 형상에 토를 달 수 있겠는가 반문한다.

인간은 12개월 지나야 걷는 나약한 동물이다

한편 인간은 발육과 발달이 가장 더디고, 오랜 기간 어미의 보호를 받아야 생존할 수 있는 가장 나약한 동물이다. 10개월을 어미의 뱃속에서 지내다 나온 후에도 최소 12개월은 지나야 일어서고 말도 배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미운 네살, 사춘기를 거치면서 성장하지만, 때로는 청년기를 거치고도 제대로 독립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가고 있다.

이게 인간의 모습이라면, ‘삶의 의미’가 뭐 그리 대단하겠는가?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삶의 의미를 늘 갈구

그러나, 인간은 거기에 머무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각자 뇌에는 온 우주를 담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수억년을 거스르는 시간도 담을 수 있다. 우리 인간에게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토기장이가 자기 쓸 데를 찾아 마음대로 우리를 빚었지만, 그 토기장이 창조주는 그 질그릇들을 위하여 독생자를 희생시켰고, 질그릇 하나하나의 신음소리에도 귀를 기울인다고 했다.

동물로 태어나서 그 중 인간이 가장 더딘 발육과 성장을 한다지만, 온 세상의 동물과 식물을 지배할 만물의 영장을 키우는데 그만한 시간과 노력과 투자는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만물의 영장이기에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은 본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은 고뇌하는 것이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기에 이 여정을 ‘공감’을 통하여 인식하게 된다.

유아기에는 부모와 공감을 나누게 된다. 그 형태는 부모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삶의 깊은 공감대 시작은 부모와 자식관계

청소년기에는 친구와의 공감을 중요시 하게 된다. ‘우정’이나 ‘의리’ 같은 언어로 공감을 확인한다.

청년이 되어 사회에 진출하게 되면 동료와의 공감을 요구 받는다. ‘경쟁과 협력’이 공존한다.

중년기가 되고 배우자를 만나기도 하면서 사회와 공감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친절과 배려’가 가장 큰 덕목이라고 학습하게 된다.

장년기에는 자연과 공감하고자 하는 여유가 생기고, 모두에 대한 ‘관용’으로 그 모습이 나타난다.

그리고 인생 황혼기 노년이 되면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의 인생에 공감하면서, ‘진리’를 받아들이는 철학적 깊이가 깊어진다.

부모시간의 본질은 '사랑이 있는 고생'이다

이 ‘삶의 의미’를 찾는 여정은 누구나 떠나게 되어있다.

스스로 살아가면서, 또는 뒤를 돌아 보면서 순례자의 길을 걷듯 마음 속 여행을 떠난다.

어떤 이는 구불구불한 길을 가고, 어떤 이는 해답 없는 막다른 골목에서 좌절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이 여정을 스스로 멈출 수 없다.

나는 감히 제언한다. ‘부모가 되어 걷는 공감 여정’이 바로 그 지름길이라고

부모가 되어서야 비로소 아는 인생비밀번호 있어

우리는 부모가 되어서야, 내 부모심정이 토기장이(창조자)의 심정이었음을 알게 되고, 인내와 관용이 인생에서 어떠한 요소인지 알게 된다. 노년에 자연과 공감하고 자신을 이해하고자 할 때, 자식이란 의미가 단순한 종족보전의 객체가 아니라 내가 빚은 또 하나의 질그릇이었으며, 그 질그릇에 우주가 담기고 만물이 담기고 내가 담겨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생명의 잉태는 가장 위대한 경험입니다

결혼기에 있는 젊은이들, 가임기에 있는 부부들이, 타인의 의견(민족중흥, 애국, 집안보전…)에는 귀 기울이기 귀찮더라도,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아 떠나는 여정에서 누군가와 ‘공감’하는 지름길이 자녀들을 통하여 발견될 수 있음을 믿고, 꼭 자녀를 가지도록 간곡히 권유한다.

배우자 없이 자녀 없이 걷는 인생길은 생명의 잉태가 없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