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 제49대 변협회장의 얼굴을 인지하고 있었는데, 저출산민간싱크탱크 조찬에서 인사를 하게 되어 ‘출생네비게이션’ 원고를 부탁하게 되었다. 김현변호사는 행정고시와 사법시험에 모두 합격할 만큼 수재다. 또한 해상법 분야에 있어서 탁월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 그의 좌우명은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자”로 변협회장 이후 공익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사단법인 착한법 만드는 사람들 상임대표로 최근 교권문제의 본질을 짚고 지식인으로 사회적 역할에 임하고 있다.그는 원고에서 ‘인생을 살면서 주저앉고 싶을 때 용기를 가지고 일어나라’며 자녀들을 격려했다. 부모의 시간은 고생이지만 사랑이 있는 고생이다. 귀한 원고 주신 김현 대한변협 회장님께 감사한 마음 전한다<약국신문 주간 이상우>

사랑하는 아들딸에게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제49대 대한변호사 협회장

▲ 김현 제49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서울법대-사법시험.행정고시 합격-워싱턴대 해상법박사-(사)착한법 만드는 사람들 상임대표

성실한 삶에 모습에 대견하다

아들 훈은 중견회사 재무팀 과장으로 성실하게 일하고 있고, 딸 희는 법학도로서 예비 법조인의 길을 탄탄하게 걷고 있으니 대견하고 기쁘구나. 각자 알아서 잘 하고 있으니 꼰대처럼 잔소리를 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지만, 혹시나 도움이 될까 하고 몇 마디를 보탠다.

할아버지는 군부독재에 투쟁하셨다

너희 할아버지 고 김규동 시인은 훌륭한 분이셨다. ‘시대를 배반하지 않은 선비’로 칭송받으며 문단에서 가장 정직한 원로이셨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가 암울한 군부독재의 어둠 속에서 신음할 때 용감하게 일어나 ‘민주회복국민선언대회’를 주도하고 ‘지식인 134인 시국선언’에 앞장서셨다.

어려움을 만나도 포기하지 말자

그분의 시 중에 <당부>가 있는데 “가는 데까지 가거라. 가다 막히면 앉아서 쉬거라. 쉬다보면 보이리. 길이.” 라는 쉬운 내용이란다. 짧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며 교보빌딩 광화문글판에 한 달 걸려있었는데, 역대 광화문글판의 시 중 여섯 번 째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하더구나 나는 살다가 어려운 고비를 만나면 이 시 구절을 떠올리곤 한다. 그러면 새로운 용기와 희망이 가슴에 밀려오지. 행동주의 작가 헤밍웨이의 소설 <해는 또 다시 떠오른다>도 제목 그대로 어떠한 어려움을 만나도 절대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주지 않니

인생을 살면서 주저앉고 싶을 때 용기를 가지고 일어나라

6.25 전쟁 때 대한민국을 구해준 뛰어난 군인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은 <자녀를 위한 기도>에서 “제 자녀를 평탄하고 안이한 길이 아니라 고난과 도전의 자극 속으로 인도해주옵소서. 폭풍우 속에서 분연히 일어날 줄 알고 넘어지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을 배우게 하소서“ 라고 기도했다. 누구나 자녀가 안락한 삶을 살기를 원하겠지만 맥아더 장군은 그렇지 않았다. 삶은 편안하고 우아한 꽃길이 아니기 때문이겠지. 인생은 때로는 치열하고 세상이 우리를 배신할 때도 있단다. 그만 주저앉아버릴까 하는 때도 많고. 그러나 이럴 때 좌절해서는 안된단다. 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어떤 운명과도 맞설 용기를 가지고 힘차게 다시 일어나야 해.

다른 사람들의 길보다는 너희가 원하는 길을

내게 가장 소중한 보물은 너희 둘이라고 생각한다. 너희들이 하나 밖에 없는 소중한 삶을 슬기롭게 잘 헤쳐 나가며 멋진 역사를 써나가기를 바란다. 나는 고통스런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세상을 축복하는 따뜻한 글을 많이 남긴 고 장영희 서강대 영문과 교수님을 좋아한다. 그분이 말한 것처럼, 무슨 일을 시작할 때 새 집을 짓는 것과 같이 벽돌 한 장 한 장을 탄탄하게 놓으며 천천히 서두르지 말고, 좋은 집을 짓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빌면서 살아야 한다고 믿는다. 별 생각 없이 다른 사람들이 간 길을 따라가지 말고, 사람이 적게 다녔어도 진정 가치 있고 너희가 가기를 원하는 길로 신중하게 가기를 바란다.

긍정적이고 낙천적으로 살기를 바란다

긍정적이고 낙천적으로! 살기를 바란다. 너희가 세상을 향해 웃으면 세상도 더욱 활짝 웃을 것이고 너희가 얼굴을 찡그리면 세상은 더욱 찌푸릴 것이니까. “내가 태어날 때는 나 혼자 울고 모두가 웃었다. 내가 죽을 때는 모두가 울고 나 혼자 웃기를 바란다” 라는 말을 좋아한단다. 변호사 직업은 다른 사람의 고민을 대신 고민하고 해결해주는 다소 골치 아픈 직업인데, 아빠는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낙천적인 성격으로 ‘사소한 일에 신경 쓰지 말자. 모든 것은 다 사소하다’ 고 믿으며 평생 비교적 즐겁게 변호사 생활을 해왔단다.

아들아 딸아 사랑한다

사랑하는 훈과 희, 인생은 매우 짧은 한 폭의 즐거운 소풍이니 후회 없이 마음껏 즐기다 가기를 바란다.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