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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구소령 서울고후배 김유곤의 ‘사생관’군인은 전쟁터에서 약사는 약국에서 가장 빛나는 존재입니다
이상우 기자  |  law07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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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3.16  12: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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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구소령(姜在求,1937 726~1965 104)

1937년 인천에서 태어나서울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1960년 3월육군사관학교16기로 임관했다. 1965년 부하가 놓친 수류탄에 몸을 던져 산화했다. 생전 계급은 대위, 사망 후에 육군장이 치러지고 나서 소령으로 추서되었다. 육군사관학교에서는 그가 생도시절 소속되어 있던 재구 2중대의 공식 명칭을 재구 2중대로 지정하여 기념하고 있다.

   
▲김유곤약사의 서울고 선배 고 강재구 소령 흉상이 서울고에 자리하고 있다(사진)

김유곤약사는 한국약사사회에서 대단한 인물이다. 127개월동안 24시간 심야약국을 운영했다. 약국옆에 달린 방에서 김유곤은 군 5분대기조처럼 환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김유곤약사에게 '사생관'을 물었다. 죽음을 통해 삶을 들여다보는 관점이다 원고속에는 ‘심야약국의 아버지’로 살아온 시간을 주제에 어울리게 표현해 주었다. 김유곤은 사실 처음부터 약대지망생은 아니었다. 서울고 재학시절 언론계나 법조계를 희망했다고 한다, 군제대후는 신학대학도 고민했다고 들었다. 그러나 언론(언어로 세상구현).법학(정의실현)신학(봉사)의 내재된 열망들은 심야약국의 아버지가 되어 김유곤을 빛나게 했다. 우연하게도 그는 사즉생의 상징인 고 강재구 소령의 서울고 후배다. 서울고 교정안에는 강재구 소령의 흉상이 있다. 약계의 강재구소령은 명실공히 김유곤약사다. 그의 귀한 원고에 감사한 마음 전한다. 사생관은 초고령시대 '신약'이 될 수 있다. 생자필멸이기 때문이다.

<약국신문 주간 이상우>

 

수면부족 걱정하는 아내의 마음 고맙다

 

아내가 제게 수시로 물어봅니다. “여보~ 피곤하지 않아요? 아침 6시 30분에 나가서 밤 11시 30분에 들어오고, 씻고 밤 12시 지나서 잠들면… 거의 잠을 못 자는 생활인데….” 

 

저는 미소 지으며 대답합니다. “약국에서 영양제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 하나도 피곤하지 않아요!”

   
▲24시간 심야약국 운영에는 아침에도 용모단정을 요구해 머리를 올려친 김유곤 약사(사진)

약국 안에 있으면 행복하고 즐거워요

 

약국을 방문하는 단골들이 궁금한 듯 제게 물어봅니다. “약사님 하루에 몇 시간 일하세요?”

 

저는 웃으면서 대답합니다. “지금은 24시간 약국에서 지내지 않고 출퇴근합니다. 아침 8시경 약국 문 열고 밤 11시경 문 닫을 때까지 즐겁게 지내고 있어요.”

 

그러면 또 묻습니다. “온종일 약국 안에서 지내시는데, 갑갑하거나 짜증 나지 않으세요?”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약국 안에 있으면 행복하고 즐거워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곳이 약국이니까요.”

   
▲김유곤약사는 교과서에 나오는 사람이다. 초등학생들이 그를 보고 싶어한다

 

약사면허증의 사회적 의미

 

1987년부터 지금까지 나 홀로 약국을 운영하는 개국 약사입니다.

 

제 의지로 약사의 길에 들어선 것이 아니었기에 다른 길을 찾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기왕 들어선 길이면 피하지 말고 이 길에서 최선을 다하리라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김유곤은  잘나서 약사가 된 것이 아니라,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싶은 사람들이 김유곤에게 건강에 대한 도움을 요청할 때 그 곁에서 약사로서 도우미가 되어주라는 의미로 국가로부터 약사면허증을 받은 존재다.’

 

 어떤 약사의 길을 가야 할까 질문합니다

 

약국을 개국한다는 것은 돈벌이가 우선인 게 당연하고, 정당하게 노력하고 돈 버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지만, 약국을 운영하면서 ‘나는 어떤 약사의 길을 가야 할까?’ 스스로 질문을 던지곤 했습니다.

 

약국을 운영하면서 모은 돈으로 부동산 구매, 주식 투자 등등 열심히 자신의 삶을 영위하는 다른 약사들이 부럽기도 하고 나도 그렇게 살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왜인지 내게는 그런 삶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돈이 모이면, 어떻게 알았는지 그 돈이 꼭 필요한 누군가에게 흘러가는 나의 삶

   
▲지역약국 멘토로 선정되어 중대약대 후배들을 만났습니다

경쟁관계인 이웃약사들과 즐겁게 지내는 지혜 필요해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이제부터 나는 돈벌이가 목적인 약국을 운영하지 않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약국, 그 안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는 약국, 약사의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과 내가 부담 없이 만나는 약국을 운영하자!’

 

약국은 나만의 놀이터가 되었습니다. 조제 놀이하는 곳, 판매 놀이하는 곳, 즐겁게 대화하며 노는 곳이 되었습니다. 당연히 경쟁 관계인 이웃 약사들과도 즐겁게 지내게 되었습니다.

   
▲김유곤은 크리스마스엔 지역사회 산타가 된다. 개국약사의 모범이다

127개월 24시간 심야약국 운영은 김유곤의 ‘운명’

 

2010년 7월부터 12월까지 대한약사회의 시범사업으로 제안된 24시간 심야약국 운영도 기쁘게 받아들였습니다.

 

“혼자서 24시간 약국 운영하려면 얼마나 힘들어요! 건강 조심해요!” 저를 염려하는 지인들과 선후배 약사들이 격려의 선물을 건네고 위로의 말을 해줄 때마다 ‘이상하다. 하나도 힘들지 않은데… 왜 다들 힘들 거라고 생각할까?’ 궁금해하면서 ‘인간은 자기 생각의 범주 안에서 판단하고 결정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 깨달으며, 나는 가능하면 다른 사람 처지에서 생각하고 판단하는 훈련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김유곤 장학금 시상식(사진)

 

나의 피곤함이 누군가에게 유익이 된다면 나는 기쁘다

 

시범사업은 끝났지만, 심야에 약을 사며 감사해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생각하고, 약사로서 책임감을 느끼며 2021년 4월까지 (총 10년 7개월)24시간 심야 약국을 계속 운영할 수 있었던 이유는 즐겁고 행복한 약국 생활, 찾아오는 사람들과 약을 매개로 한 약국 놀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하나 더, ‘약국은 단순한 돈벌이 장소가 아니다!  육신은 피곤하지만, 나의 피곤함이 누군가에게 유익이 된다면 나는 기쁘다!’라는 내 삶의 철학 때문이었다.

 

군인은 전쟁터에서 약사는 약국에서 가장 빛나는 존재입니다

 

아내가 제게 물어봅니다. “여보~ 당신 몇 살까지 약국 운영할 거예요?”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이 길이 내가 가고 있는 길이니, 소명 다할 때까지 약국에 있을 거야. 군인은 전쟁터에서 죽는 것이 가장 명예스럽듯 나도….”

 

 

세상이 개국 약사의 모습을 어떻게 묘사할지 모르지만, 나는 약사로서의 소명을 잊지 않고  이 생명 다하는 날까지 약국을 지키겠다고 다짐합니다.

   
▲강재구 소령 동상(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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