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차례나 연기된 챔픽스 소송이 끝났다. 특허법원은 화이자의 챔픽스 물질특허(특허 제 408138호) 관련 제네릭사들을 대상 특허법원에 계류 중이었던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소송에서 최종 화이자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판결은 지난 1심을 뒤집은 판결로 국내 제약사 20여개의 국내사가 오는 2020년 7월까지 판매를 하지 못하게 돼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금연 치료제와 관련 국내 제약사는 한미약품, 한국콜마, 대웅제약, 종근당, 광동제약, 일동제약, 하나제약, 한국프라임제약, 대한뉴팜, 유니메드제약, 한국맥널티, 유유제약, 제약약품, 삼진제약, 씨티씨바이오, 고려제약, 경보제약, 아니스트바이오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JW중외제약 등 20개사다. 이들은 작년 11월부터 판매를 개시했다.

특허법원은 존속기간이 연장된 챔픽스 물질특허의 권리범위에 챔픽스(바레니클린 타르타르산염)와 염을 달리한 위 제네릭사들의 제품이 속하게 된다고 명확히 했다.

지난해 4월 특허법원은 국내 제약사들의 주장을 인정한 바 있다. 국내사들은 염변경을 통해 물질특허에 적용된 존속기간 연장을 회피했다는 주장을 펼쳐 1심에서 국내사에 손을 들어줬다. 

네차례나 특허소송이 결론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챔픽스 소송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됐다. 특히 대법은 올해 1월 과민성방광치료제 솔리페나신 성분의 염변경 제제에 대한 판결을 내렸다. 대법은 '염변경 제품의 특허회피가 불가능'하다고 판결했다.

▲ 한 국내 제약사의 개량신약 연구 장면.

국내사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시판이 1년이 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제품의 전량 회수를 비롯해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시판에 따른 물량을 전량 회수를 두고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이번 결정을 두고 한 제약사 관계자는 "시판을 한 상태에서 법원이 오락가락 네 차례나 연기하고 이를 번복하는 결정을 내린 것은 분명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에선 염을 변경해 기존 오리지널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을 들어 허가관점과 특허법적 관점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한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국내 제약산업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판결"이라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염변경 의약품이 막히면 국내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것이란 우려도 있다"고 강조했다.  

특허법원의 판결은 제약사에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제약특허연구회(특약회)에 따르면 2016년 12월 이후 염변경 의약품으로 특허소송이 진행됐거나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은 170여건에 이른다. 염은 약물의 용해도와 흡수율을 높이고 약효를 내는 성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첨가하는 성분을 말한다. 또한 올 한해 식약처가 허가를 내 준 개량신약 허가된 제약사가 11개 사에 이른다. 이들 제품의 경우 대다수가 복합제로 유한양행, 안국약품, 삼진제약, 동구바이오 등이 포함됐다.

이들 제약의 경우 특허가 진행 중이거나 특허가 만료된 상황에서 개량신약 연구를 비롯 생산과정에서 비용은 적게 들지만 개발에 드는 시기가 빠르면 3년, 길면 5년에 이를 만큼 길다는 점에서 영향이 크다.

특히 이번 경정은 염 변경된 국내 개량신약의 일대 파장이 되리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염 변경으로 특허를 회피하는 전략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 것을 두고 현재 판매된 제품에 대한 정부당국의 눈치 보기가 시작됐다는 관점이 지배적이다. 또한 대법원과 특허법원의 판결은 다국적 제약사들의 추가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김윤호 특약회장은 “현재 특허소송이 진행 중인 의약품뿐만 아니라 이미 종료된 사안도 ‘조기출시에 따른 피해’를 주장할 수 있다”며 “영세한 중소제약사들의 경우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배상금뿐만 아니라 의약품 개발을 위한 투자금, 생산을 위한 원료의약품 대금 등을 고려하면 제약사별 피해금액은 수백억 원에 달할 것이란 설명이다. 

업계에선 이 판례가 챔픽스 소송를 비롯한 염 변경된 전반적 개량신약의 검토가 필요할 때라고 공통된 해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