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업계를 비롯 학계는 정부의 해외 약가 비교 조정 문제점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으로 목소리를 냈다.

▲ 지난 8일 열린 '2019 한국보건행정학회 학술대회' 토론회. 이날 정부와 산업계, 학계 인사들이 연자들은 '제 1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안'에 대한 입장차를 보였다.

특히 지난 8일 개최된 2019 한국보건행정학회 학술대회에서는 1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안에 포함된 약제비 적정관리 계획에 놓고 정부와 학계, 산업계의 시각이 다르다는 것이 드러났다.

먼저 시장에서의 후발의약품 진입과 경쟁에 대해 발표한 손경복 이대 교수는 “오리지널 의약품 점유율이 높은 한국에선 정부의 정책적 고려를 통해 제네릭 의약품 시장 활성화와 이를 통한 가격 경쟁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했다.

이는 정부가 오리지널 의약품의 가격 조정에 있어 심평원 등 관계기관이 승인 및 수가 지정에 있어 산업계와 국민건강과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이어 ‘해외 약가 참조 활용의 한계’를 발표한 이종혁 호서대학교 교수는 “한국이 협상시 참고하고 있는 각 국가들의 의약품 가격도 최대 5배까지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며 “납득할 수 있는 대푯값을 찾는 방법을 도입하더라도 문자 그대로 참고 가격으로 봐야지 국내 가격에 바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라 주장했다.

무엇보다 각계 대표자가 연자로 나선 토론 세션에서는 김성주 법무법인 광장 위원은 “유럽에서는 해외 약가 참조 활용이 증가 추세지만 주로 신약에 적용되고 있으며 특허만료 약은 개별 국가의 약가 규제 제도로 관리한다”며 “한국 제네릭 시장에서 시장경쟁이 이뤄지지 않는 점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산업계에선 김기호 CJ헬스케어 상무가 연자로 나서 지난 2018년 국정감사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발언한 내용 중 ‘외국과 달리 단일약가제를 적용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약가를 외국 약가와 직접 비교할 수 없다’고 답변했던 점을 지적하며 “해외 약가에 비해 한국 약가가 높아 가격을 내려야 한다면, 반대로 해외 약가에 비해 한국 약가가 낮은 경우에는 가격을 올리는 것이 형평성에 맞을 것”이라며 “이런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 정부는 재정안정성을 이유로 ‘선택적 해외 약가 참조’ 정책을 시행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보건복지부를 대표해 송영진 서기관(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은 “정부도 해외 약가 참조시의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보재정의 지속 가능성, 신약 접근성 강화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해당 제도의 도입을 고려하게 된 이유”라고 반박하며 “업계의 우려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잘 고려하여 해외 약가 참조를 추진하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 강조했다.

이에 장수현 가천대학교 교수는 “외국 약가 참조를 위한 참값을 찾는 것이 국가적, 산업적 배경이 달라 어려웠다”며 “각 나라가 어떻게 약가를 구성하는지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한국이 참조할 만한 기준점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토론회를 지켜 본 보건의료계 한 관계자는 “해외 약가 참조를 통해 약가 기준 중 하나로만 고려해야하며 절대적 기준을 삼으면 안된다는 학계와 제약업계 우려가 다시한번 수면위로 떠오르는 것”이라며 “이번 발표안은 R&D가 시급한 제약업계의 숙제를 하나 더 준 셈”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