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신약은 1999년 SK케미칼이 만든 항암제 ‘선플라’다. 그러나 선플라보다 효과가 뛰어나고 안전성이 우수한 항암제들이 나오면서 생산은 중단됐다. 국내에서 개발된 신약은 30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10년간 임상결과를 분석한 결과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끝에 개발한 신약기술이 임상을 거쳐 최종 승인까지 받은 비율은 9.6%에 불과하다. 블록버스터급은 아니지만 성공적인 국내 신약들도 있다. 보령제약의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는 2010년 국내 제15호 신약이자 1호 고혈압 신약으로 허가를 받았다. 카나브 관련 제품은 국내 매출만 1000억원에 이른다. 또 신풍제약의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는 세계무역기구 필수의약품에 등록돼 아프리카 지역에 수출되고 있다. 

신약은 2종류로 나뉜다. 이전에 없던 메커니즘으로 질환을 치료하는 ‘혁신 신약’과 이미 개발된 신약을 통해 비슷한 효능을 만들어내는 ‘개량형 신약’이다. 국내 개발된 대부분(28개)의 신약은 개량형 신약이다. 혁신 신약은 한미약품의 올무티닙과 인보사 2개다. 최초의 혁신 신약으로 기대를 모았던 올무티닙은 중도에 물거품이 됐다. 속도전에서 실패했기 때문이다.

혁신신약을 사람으로 '의인화'하면 의약분업전 약사약국이야말로 그 효용은 매우 크다. 그 배경은 다음과 같다

▲2045년 세계고령국가 1위는 한국이다. 역설적이게도 의약분업전 동네사랑방약국으로 복귀신호가 울리고 있는 셈이다

가파른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되는 우리나라의 인구추계를 보면 낙관적이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는 2018년 이미 1명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2017년 707만명 수준이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50년엔 1901만명으로 늘어난다. 이 기간 노인 인구 비중은 13.8%에서 39.8%까지 급증한다. 생산연령 인구는 2017년 3757만명에서 2050년엔 2449만명으로 감소한다. 그 비중 역시 73.2%에서 51.3%로 급감한다. 둘 중 한 명만 생산활동에 참여하는 셈이다. 이 통계의 함의는 증가하는 노인인구를 건강하게 만들어 인적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인부양문화가 점점 좁아지는 현실에서 의약분업전 '동네사랑방약국'은 그 가치가 크다.

성분명처방으로 국민건강보험을 절약하고 동네 지역민들의 '말동무'였던 의약분업전 약사문화가 사실상 ‘혁신신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