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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약지도의 기초는 ‘과거조제기록’조제실은 이미 자동조제기(ATC)가 침투했다
이상우 기자  |  law07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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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05  12: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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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민 대한약사회 정책실장 약력

성대 사회약학박사

경희대 겸임교수

부천시 약사회장

   
▲이광민 대한약사회 정책실장은 사회약학박사로 새로운 약사사회의 기대주다

늘어나는 약사인력,분명한 팩트다

약사, 그리고 약사들이 가장 많이 진출하여 일하는 곳인 약국이 “위기”라는 소리가 점점 커져 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새로 약국을 개설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져 가고 있고, 2년 간 학제개편으로 신규약사 공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 배출된 6년제 신규약사들은 정작 자신이 원하던 제약회사나 대형 병원약국에 취업하기가 매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황은 개설약국 통계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매년 1.400~1.500여 명씩 신규약사가 시장에 배출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2006년 20.633개였던 전국 약국 수는 2013년 20.890개로 정체되어 있으며, 심지어는 2010년 21.096개를 정점으로 오히려 조금씩 감소하는 양상까지 보여 지고 있으니 말이다.(국가통계포탈)

이런 현실은 2015년 시나리오에 따라 약사가 7.301명 ~ 8.831명까지 부족할 것이라는 보건사회연구원의 중장기 추계 연구결과를 무색하게 하고 있으며, 6년제 학제개편과 함께 2.000명 가까이 늘어난 신규배출 약사인력은 약사, 약국이 갈수록 어려워질 수밖에 없을 거라는 위기의식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

 

보건의료비 증가추세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인구노령화 현상과 이에 따른 보건의료비 증가는 또 다른 측면의 약국의 위기이다.

의약분업 이후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의 생산실적 비중이 83 : 17까지 불균형이 심화될만큼

약국경영의 처방조제 의존이 쏠린 상황에서 건강보험 재정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약제비 적정화 방안”이라는 이름으로 약가와 약사용량에 대한 규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되어 왔고, 이에 따라 급여비 증가율이 이미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약국 수가는 최근 5년, 건강보험재정의 일시적인 흑자로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인상되었음에도 실제 약국 현장에서는 거의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병원에서 소비되고 있는 바이오의약품의 약진은 경구용 처방약들을 대체함으로써 원외처방량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어 급여비 증가율 정체 및 감소는 더욱 확연해 질 것으로도 예상된다.

 

약사의 미래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보다 더 큰 위협은 이미 제조업 시장에서 사람을 대체하고 있는 자동화, 로봇으로 미래 직업 판도를 크게 뒤흔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이에 필연적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는 심대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2025년까지 자동화 로봇의 일자리 대체로 미국 내 일자리 2.270만개가(현재 미국 정체 일자리 수의 16%에 해당) 사라질 예정이며 이 기간에 새로운 직장이 생겨 일자리 감소분의 일부를 상쇄한다 하더라도 910만개의 일자리 순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많은 미래학자, 전문가들은 기계적 정확성이나 반복성이 요구되는 직종에서 대체가 더욱 빨리 일어날 것이 유력하다고 예상하고 있는 반면 로봇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끼리의 유대감, 인간적 교감이 필수적인 직종”에서는 인간을 몰아내기 힘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자 그렇다면 약사는 이러한 위협으로부터 얼마나 안전한 직업으로 예상되고 있을까?

박영숙 등이 저술한 “유엔미래보고서 2040”은 약사를 소멸하는 일자리 중 하나로 예측하고 있는 반면, Howard Gardner는 “Five Minds for the Future”에서 오히려 약사를 미래에 여전히 수요가 있는 직업, 유망한 직업으로 예측하고 있다.

어떤 전문가의 예상이 맞는 것일까?

자동화 로봇의 도전에 양측은 약사라는 직업을 어떻게 평가하기에 이런 정반대의 예측을 내놓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이는 약사라는 직업을 정확하고 반복적인 조제 전문가로 한정해 보느냐, 아니면 약과 건강을 통해 환자와 교감하고 소통하는 직업으로 보느냐의 차이가 아닐까 한다.

자,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가 약사의 역할을 어디에 중심을 두어야 할지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통념은 파괴할 때 새로운 기회생긴다

예술분야의 선례를 통해 자동화 로봇의 위협으로부터 인간이 자리를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잘 활용함으로써 시너지를 얻고 극복했던 예를 살펴보자!

19세기 말, 사진기의 등장은 당시 사실주의 중심의 예술계에 커다란 위기감을 조장시켰다.

당시 미술의 사실주의를 기술적으로 표현하던 방식에 카메라는 커대란 위협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고흐는 그림에 자신의 감정을 담음으로써, 세잔느와 고갱은 가치, 철학을 그림으로써 기계나 로봇이 대신할 수 없는 영역을 개척하였고, 직감을 그린 마티스는 “정확함이 진실은 아니다”란 말로 새로운 예술의 영역을 확장하였다.

심지어 뒤상은 단지 기존의 소변기에 새로운 해석을 담아 “샘”이라는 작품을 내놓아 기존의 회화, 예술에 대한 통념을 철저히 깸으로써 현대예술을 선도하게 된다.

이런 예술가들의 극복사례는 우리에게 날카로운 시사점을 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조제실은 이미 자동조제기가 침투했다

이미 자동화 로봇 들은 약사의 영역 깊이 들어와 있다. 단지 우리를 대체할 점령자가 될 것이냐, 약사를 도와 약사의 역할을 더욱 효율적으로 강화시켜 줄 도구가 될 것이냐의 문제가 남아 있을 뿐이다.

조제실을 점차 점령해가고 있는 자동조제기(ATC), 클릭 한번이면 의약품정보와 식별정보를 담은 복약지도서를 토해놓는 컴퓨터. 스마트폰을 플랫폼으로 개발되어 있는 복약이행을 돕기 위한 수많은 App들, 인터넷과 와이파이를 기반으로 복약시간을 알려주고 처방 refill을 단골약국에 대신 알려주는 CleverCap, GlowCap, 천식 흡입제의 사용을 알려주고 자주 사용한 지역을 모니터링하여 환경요인을 탐색해주는 propellerHealth, 알약에 탑재되어 몸안으로 들어가 복약이행도, 심박수, 혈압, 혈당, 활동량, 수면정보 등을 패취를 통해 단골의사, 약사에게 알려주도록 만들어진 Proteus Digital Health Feedback System. 우리가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 이미 우리 약사들 옆에 성큼 다가와 있는 자동화 기기들이다.

우리의 자리를 위협하는 이러한 스마트한 자동화 기기들은 우리 약사들이 환자와 공감하고 소통하는 역할의 위치를 강하게 점하고 있다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환자의 질병과 고통의 원인을 보다 정확하게 유추해 낼 수 있는 임상데이터를 이런 소비자(환자)중심의 자가 진단 기기들을 통해 약사가 참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의약품으로 묶여 있던 많은 진단시약들이 의료기기로 전환되어 이미 시장에 나오고 있는 것도 기회이다.

어떻게 누가 잘 활용하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복약설명의 큰 기초는 과거조제기록이다

자, 그렇다면 우리 약사는 어떻게 환자들과 유대감을 강화하고 교감을 늘릴 것인가?

추상적인 메아리가 될지 모르겠으나 먼저 환자의 고통과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하려 애써야 한다. 항상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불가능할지라도 최대한 노력해야만 한다.

“하루 세 번 , 식후에 드세요”라는 복약설명을 기계적으로 내뱉을 때, 그 설명이 불충분하다고 비판받을 수 있을지 모르나, 그 설명 안에 따뜻함과 환자가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하려는 마음이 담겨 있다면,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환자와의 소통, 교감을 위해서는 환자의 정보를 많이 알수록 상담할 수 있는 소재가 많아진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효율적인 정보는 과거 조제기록이다.

과거 조제기록을 먼저 살펴보지 않고 하는 복약설명은 복약설명이 아니다.

환자의 말을 가능한 경청해야 하며, 잘 이해한 후 약을 준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환자가 말했던 증상이나 요구를 확인함으로써 신뢰를 높이고 ,내가 설명한 것을 환자가 잘 이해하고 있는지 거꾸로 질문하여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똑똑한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도 약국을 찾는 많은 분들은 밴드 하나도 찾아주기를 원하며, 고통이 심할수록 잘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만성질환이 증가할수록 질병은 의사,약사가 아닌 환자 스스로가 잘 이해하고 복약이행은 물론 식,생활 습관을 스스로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을 마음으로 이해하도록 하는 것은 더더욱 중요하다.

환자와의 상담은 즐거운 일이다

상대를 설득하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는 전문적인 지식이 아니라, 인간적인 공감과 과정이란 연구결과가 있다. 약국약사(임상약사)의 성공은 실험실에 갇혀있는 과학이 아니라 자유롭고 변화무쌍한 인간, 본성에 있다.

지금보다 조금 더 환자와 진심으로 대화하고 소통하며 상담하는 일을 즐거워할 때, 약사의 역할, 약국의 기능은 보다 확대될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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