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신문
인터뷰약국초대석
대한민국 '약사존엄성' 높이는 방문약료약손사업은 노인들에게 단비같은 고귀함이었습니다
이상우 기자  |  law0709@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8.14  09:40:13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자랑스런 전남약사회 회원들

약연상이라는 큰상을 받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찾아가는 사랑의 약손사업(이하 약손사업)’의 공로를 인정받아서 받은 상이기에 약연상은 전남약사회 약사님들을 대표해서 제가 대신 받은것이고 전남약사회원분들게 수상의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홀로 계신 어르신들을 연민

2015년 전남여약사 워크샵에서 사회공헌사업에 대한 의논이 있었습니다. 김연미 화순여약사회장님이 약물 복용도 많고, 홀로 외롭게 지내시는 어르신들을 방문해서 복용중인 약물도 봐드리고, 건강상담도 하고, 대화 상대도 해드리는 봉사 활동을 해보자고 처음 제안을 하셨습니다. 마침 김성순 전남여약사회장님이 저와 같은 나주분회 소속이셨고, 오랜기간 나주에서 회무를 하신 덕분에 나주 약사님들을 약손사업에 참여토록 독려하고 나주보건소와 원활히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성모약국 이숭령 약사-전남대약대 졸업-약연상 수상(사진)

나주시의회도 인정한 방문약료사업

2016년에는 나주시와 전남약사회가 업무협약을 맺고, 나주보건소 방문보건팀과 함께 진행하였습니다. 방문보건팀은 적합한 대상자를 선정하고, 안심하고 방문할 수 있도록 방문할 날짜에 미리 연락을 드리고, 방문당일에는 약사들과 함께 이동하면서 대상자에 대한 질병, 복용중인 약물 정보등을 알려주는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약사들은 방문해서, 복용중인 약물을 검토하고, 아프신곳 있는지 건강상담도 해드리고, 영양상태가 안 좋으시면 끼니마다 계란이라도 드셔서 단백질 섭취를 하시도록 권하고, 방안에서 할수 있는 운동도 알려드리고, 사용기한이 지난 약들은 약국 가실 때 폐의약품상자에 넣어주시라고 알려드리는 등 평소 궁금한점 여쭤보면 대답해드리면서 대화상대가 되어 드렸습니다. 6명의 나주약사님과 5명의 방문간호사들이 조편성을 해서 매월 두차례 대상자 50명을 반복 3회 방문하는 활동을 꾸준하게 했더니, 대상자분들 만족도 조사에서 만족율 94%라는 아주 높은 점수를 받았고, 나주의회에서 우수사업으로 인정받는 보람도 있었습니다.

   
▲서웅약사(원고집필자 이숭령 약사의 부군으로 약국약사의 신념은 귀감이 되고 있다)

치매예방에 나선 약손사업

나주팀은 약손사업의 필요성을 확신하고, 다른 분회 확대를 기획하여 전라남도나 시군에서 예산을 받아 진행할 수 있는 사업이 되도록 하자고 제안했고, 2018년에는 전남약사회 전체 22분회가 참여하는 사업으로 확장하고 전라남도에서 3천만원의 예산도 받게 되었습니다.

약손사업에 참여하시는 약사님들을 상대로 약손사업 설명회와 방문약사 교육, 전임강사 교육을 시작으로 개인별 가정방문과 마을방문 단체교육 2가지를 병행했습니다. 개인별 가정방문은 기초생활보호대상자, 고혈압, 당뇨병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의료 취약계층, 독거노인,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약사가 직접 가정에 방문하여 복용하고 있는 약에 대한 복약지도 및 약물 오남용 예방교육, 치매예방교육, 건강상담 등을 해주는 사업입니다. 마을방문 단체교육은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복지관, 보건소등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약물오남용 예방, 치매예방 교육을 하였습니다. 시청각 교육 시설이 없는 장소에서도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넘기는 차트도 제작을 하였고, 치매예방 운동도 노래에 맞춰서 즐겁게 할 수 있도록 전문자료를 찾아서 참고하여 만들었습니다.

   
▲방문약료로 환자가 주는 약사존경은 약사존엄성을 높이는 중요한 신호다

전라남도의 약손사업 1억 예산지원

그렇게 집행부는 열심히 준비하였고, 또 약사님들이 열심히 약손사업에 참여해주셔서 2018년 약손사업은 참여약사 84명, 사업횟수 278회(마을교육 46회, 개별방문 232회), 교육대상인원 2,005명(마을교육 1,921명, 개별방문 84명)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으로 잘 마무리 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약사님들 모두가 열심히 활동한 수고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대상자분들의 약사님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인사는 넘쳐났고, 2019년도에는 1억원의 전라남도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빵보다 사람의 정이 더 고픈거야

현재까지 약손사업을 잘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2015년부터 약손사업의 초석을 다지고 수고해주신 나주팀 한분 한분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지면을 빌어서 나주팀 김성순 전 여약사회장님, 최하은 여약사회장님, 김석정, 김선영, 김지현, 김미희자, 민영기, 서웅, 이은숙, 유혜련, 허옥현 약사님께 특별히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개별방문했던 분들중 잊을수 없는 사례가 있습니다. 한분은 90세를 훌쩍 넘기신 할머님이셨는데 가족도 없고, 댁도 마을에서 외진곳에 위치해서 우리 방문팀을 제외하고는 찾는이가 아예 없는 분이셨습니다. 건강상태도 좋지 않으셨고, 워낙 연세가 많으셔서 한달에 한번 방문할때마다 살아계시는지 걱정이 될 정도였습니다. 첫 방문때는 누워만 계시고 대답도 잘 안하시고 귀찮아 하시는 것 같았는데, 두 번째 방문때는 마루에 앉아서 저희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일단 살아계셔서 안심과 동시에 저도 반가움이 교차했습니다. 찾는이 하나 없는 저분께는 약손사업으로 방문하는 우리가 유일한 말벗이고 단조로운 삶에 단비같은 존재일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반갑게 인사드리고 가서 손을 잡은채로 이것저것 물어보고 대답듣고 식사 거르지 마시고 꼭 드시라고 당부드리고 왔습니다. 약사로서 방문약료를 하러갔지만, 보다 넓은 의미에서 사람 향기를 주고받는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고, 약손사업의 필요성을 다시금 다지게 한 할머님이셨습니다. 생각난 김에 잘 지내고 계시는지 계란이라도 한판 사들고 가봐야겠습니다.

   
▲빵보다 사람의 정이 고픈 한국사회에서 약사약국은 숨은저력이 많다

자살로 삶을 단절한 할아버지

기억나는 또 한분은 부인과 사별한지 몇 달 안된 80대 할아버님이셨습니다. 부인이 돌아가시기 전에는 밥 한번 해보신적 없고, 빨래도 해본적이 없고, 청소도 해본적이 없다가 부인과 사별하고 혼자 남겨지니 생활이 아주 어려워진 상태이셨습니다. 밥을 차려 먹을줄을 모르니 컵라면만 몽땅 사서 부엌에 쌓아두고 끼니마다 컵라면만 드시고 계셨습니다. 방문할때마다 살고 싶은 생각이 없으시다고 말씀하시고 아주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계셨는데, 실제로 자살 시도를 하셨던 적도 있으셨습니다. 연세에 비해 건강하신 편이셨고, 복용중인 약이 많은편도 아니셨습니다. 그래서 방문때마다 우울증 치료를 일단 받으시고, 집에만 계시지마시고 마을회관에 가셔서 친구도 사귀고 시간도 보내고 오시라고 말씀드리고 3회 방문을 마쳤는데, 몇 달후에 자살하셨다는 가슴아픈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3회 방문이후에 중단하지 않고 계속 규칙적으로 찾아가서 뵈었다면 자살로 이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았나 하는 뒤늦은 후회를 한적이 있습니다.

다제약품복용관리자는 약사뿐입니다

또 다른 대상자 한분은 위장이 계속 안 좋아서 병원을 다니다보니 계속 위장약 (H2블로커,제산제, 소화제, 위장운동제 등)만 늘어서 저산증 증상을 나타내는 분이 계셨는데, 점점 약 갯수가 늘어서 한번에 13정을 복용하고 계셨습니다. 저희가 하나하나 약작용에 대해 설명해 드리니, 대상자분이 적극적으로 저희에게 도움을 요청하셨습니다. H2 블로커부터 차근차근 빼니 한달후 다시 방문할때는 훨씬 소화가 잘 되신다고, 저희 손을 꼭 잡으시면서 좋아하셨습니다. 처방약의 약을 빼고 복용하게 하는 부분이라, 처방의와 의견교환 등 현실적으로 많이 아쉬운 부분이고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만, 대상자가 강력히 원하는 부분이라 가능했습니다.

   
▲다제약물의 최고감시자는 약사뿐이다

어르신들이 주신 존경과 신뢰는 큰 기쁨

약손사업을 하다보면, 방문 대상자중에 방문이 꼭 필요한 분들이 있습니다. 중복된 처방약이 많지만 모르고 있는 경우도 있고, 약 때문에 생긴 이상반응으로 또 약을 복용해야하는 분도 있고, 3회 방문으로 잘못된 약물복용 습관이 고쳐지지 않는 분도 있고, 방문후 예후를 관찰해야만 하는 분들도 있고, 앞서 말씀드린 두분처럼 지속적인 방문이 삶의 단비 같은 생명줄이 될 수도 있는 분도 있습니다. 방문해보면 약사이기 때문에 해드릴 것이 너무너무 많습니다. 약사들의 약학적 지식에, 그간 약국에서 얻은 임상적 지식과 다양한 질병에 대한 지식이 얹어지고 환자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더해지기 때문에 개개인 맞춤형 방문약료 서비스를 많이 제공할 수 있게 되고, 그만큼 대상자분들도 아주 만족하게 되고, 약사에 대한 신뢰와 존경으로 이어집니다.

단순조제복약지도 이상의 비젼은 의무입니다

미래 없어질 직업을 나열할 때 안타깝게도 약사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조제하고 복약지도하는 약사는 인공지능의 발달로 미래에 없어질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약사는 현재 건강관리자로 인식되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민건강관리 국가적 정책에도 의사, 간호사, 영양사가 주축이 되어 약사의 역할이 배제되고 약사직능이 현저히 추락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세월호 사건때 팽목항에서 국민옆을 지켰던 봉사약국은 국민으로부터 뜨거운 지지와 성원과 사랑을 받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의사중심의 문화에서 노인사회로 옮겨가는 지금, 약사가운은 희망있다

약국에서 환자를 돌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약사 직능을 수호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민곁을 찾아가서 건강관리자로서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대상자분들에게는 소외감을 덜어주고, 실질적인 개인 맞춤형 건강상담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며, 참여하는 약사님들에게는 약의 전문가로서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약손사업이야말로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존경받는 약사가 되기위해 아주 적합한 사업이라고 확신합니다.

 

 

 

 

<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이상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인터뷰
대한민국 '약사존엄성' 높이는 방문약료

대한민국 '약사존엄성' 높이는 방문약료

자랑스런 전남약사회 회원들약연상이라는 큰상을 받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먼저 말씀드리...
미래약국의 화두는 '노인약료'

미래약국의 화두는 '노인약료'

김애리 원장 약력차의과대학교 약학대학 교수(산업약학.약제학),임상약학대학원장범부처신약개...
가장 많이 본 뉴스
1
약화사고에 개국가 '무방비'
2
한약사문제, 위헌법률청구가 '돌파구'
3
불면증치료 시작은 '원인발굴'
4
식약처, 국제 워크숍 개최...미 FDA 소속 8명 초청
5
건식대장주HL사이언스 파트너 '구인'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7225)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버드나루로 18길 5(당산동 서울시의사회관 2층)  |  대표전화 : 02)2636-5727  |  팩스 : 02)2634-7097
제호 : 파마시뉴스  |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서울 아 00172  |  등록일자 : 2006.2.13  |  발행일자 : 1993.2.22
발행인 : 이관치  |  사장·편집인·주간 : 이상우  |  청소년 보호책임자 : 이상우
Copyright © 2011 약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cw1994@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