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빈이 제나라에서 병법가로서 한창 이름을 떨치고 있을 무렵 진 나라에서는 공손앙을 등용하여 부국강병을 위한 일대 정치 개혁이 추진되고 있었다.
공손앙은 위나라 재상 공숙좌의 가신으로 있었는데 공숙좌가 죽기 얼마전 위 혜왕에게 부탁하였다.
“소신이 죽거든 공손앙을 등용하십시오. 만약 등용하지 않으시려거든 그를 죽여 없애 버려야 하옵니다."
그러나 혜왕은 그 말을 듣지 않았다.
공숙좌가 죽은 뒤 공손앙은 진의 호공이 널리 인재를 구하기 위하여 등용의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음을 알고 진나라로 갔다.
진나라에서는 공손앙을 좌서장으로 삼아 법률제도 개정령을 제정, 정치 개혁에 착수하였다.
공손앙이 제정한 법의 내용은 엄벌주의·연좌제·밀고의 장려·신상필벌 등 법률 지상주의였다.
새로운 법이 시행된지 1년이 지나 수천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법률의 불편을 호소한 가운데 태자가 법률을 위반하였다.
“법률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것은 위에서부터 법을 어기기 때문이다." 라며 태자를 법대로 처벌하려 하였다.
그러나 태자는 임금의 뒤를 이을 사람이어서 형벌을 가할 수 없으므로 태자 대신 그의 후견인인 공자 건을 처벌하고 그의 스승인 공손가를 자자형에 처하니 이때부터 진나라 사람들이 모두 법령에 따랐다.
공손왕은 위나라을 쳐 대승하고 상으로 봉해져 상앙 또는 상군으로 불리웠다. 이후 상앙이 진나라 재상으로 있은지 10년 동안 중신과 태자 건이 왕이 되자 주위에서는 상군이 배반할 뜻을 품고 있다고 참소하였다.
위험을 느낀 공손앙은 도망가다가 함곡관의 객사에서 하룻밤 유숙하기를 청하였다.
객사의 관리들은 그가 상군임을 알지 못하였다.
“상군의 법에 여행권이 없는 자를 유숙시키면 처벌을 받습니다."
상군은 속으로 탄식하였다.
“아! 내가 만든 법으로 내가 피해를 입는구나!"
뒤에 상군은 붙잡혀 차열을 당하였다.
차열이란 죄인의 시체를 두개의 우차나 마차에 나누어 묶어 놓고 각각 반대 방향으로 몰아 찢어 죽이는 형벌이다.
상앙은 진나라 국정 개혁의 희생자가 되어 무참히 살해 되었지만 그는 진나라로 하여금 장차 천하를 통일 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되었다. 그가 죽은 후 110여년뒤 진의 시황제가 중국 역사상 최초로 통일 국가를 이룩하게 된다.<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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