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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약사 '멘토' 박덕순 약국장성분명처방용어,직능간 ‘대결포지셔닝’
이상우 기자  |  law07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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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26  11: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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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INN 처방 제도인가?

어떤 제도를 새로 만들거나 법을 만들 때 마주하는 고민거리 중 하나는 용어 또는 명칭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용어나 명칭은 한 번 정해지면 바꾸기도 어렵고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의 관념에 뿌리를 내리기 때문에 잘못 정해진 용어나 명칭은 두고두고 피해를 줄 수 있다.

흔히 상품의 명칭은 리뉴얼이나 리네이밍을 거쳐 새롭게 변신하는 마케팅이 가능하지만 이마저도 쉬운 작업은 아니다.

더군다나 법과 제도에 규정된 용어나 명칭은 변경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와 같이 잘못된 용어의 사례를 하나 든다면 의약품 분류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의약품은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으로 구분되어 있다.

전문의약품은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처방전에 의하여 환자에게 조제 투약되는 의약품이고 일반의약품은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의약품이다.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의 구분은 약효의 강도, 효능효과, 부작용의 강도와 빈도 등이 구분의 기준이다.

현재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의 생산액은 약 85:15정도로 전문의약품이 압도적이다.

그런데 외국의 경우 전문의약품이라는 용어를 쓰는 나라는 거의 없다.

대부분 처방의약품과 비처방의약품, 혹은 처방의약품과 일반의약품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문의약품이라는 용어가 왜 부적절한 용어일까?

의사는 진료의 전문가, 약사는 약의 전문가임은 그동안 익숙하게 사용하던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라는 구호에서도 잘 나타난다.

모름지기 용어는 접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관념을 유발하기 쉬우므로 용어로 인하여 잘못된 선입관이 형성되거나 본래 의도하지 않는 영향을 준다면 부적절한 용어라 할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전문의약품이라는 용어가 약의 전문가가 의사라는 선입관을 형성한다는 점이다. 다음 두 가지 사실을 짚어 보자

1. 전문의약품이란 용어를 접하는 많은 사람들은 “전문성이 더 필요한 의약품”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2. 더군다나 전체의약품 중 85%가 전문의약품이며 이를 처방하는 것은 의사의 권한이다.

이와 같은 단순한 명제 2가지 만으로도 약의 전문가가 의사라는 선입관이 형성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만일 전문의약품이 아니라 “처방의약품”이라는 용어로 결정되었다면 어떨까.

   
▲손온누리약국 박덕순 대표약사-엘림요양원 원장-전국약사연합회장-숙명여대약대-제7대 경기도의원-유재라 봉사상 수상-한세대 IT 융합공학박사-주니어 '미래약사'의 대표적인 멘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최근에야 우리나라는 INN이라는 용어가 화두가 되고 있다.

INN은 말 그대로 국제 일반명, 즉, International Non-proprietary Name을 말한다.

우리가 그동안 성분명 처방 도입을 약사 최대의 숙원사업으로 꼽아 왔는데 성분명 처방 제도는 의사회의 반대 등 여러 가지 난관으로 거의 진전이 없다.

그런데 외국에서는 성분명 처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외국은 성분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나라는 없고 INN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상품명은 물론, 성분명 조차도 나라마다 차이가 있어 글로벌 시대의 communication을 위해 의약품의 명칭을 통일할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었다.

INN은 성분명 중에서 국제적으로 WHO에서 공표한 유일한 명칭이다.

2017년 FIP 조사 결과를 보면 72개 조사대상국 중 37.5%인 27개국가에서 이미 INN처방제도를 의무화 하고 있다.

앞서 용어 선택을 신중하게 해야 함을 사례를 들어 장황하게 설명한 것은 성분명처방이란 용어의 부적합성과 INN처방의 당위성을 말하기 위함이다.

그동안 약사회가 성분명처방을 실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여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 과정에서 외국도 점차 성분명처방을 도입하고 있다고 주장하였고, 최근 프랑스가 성분명처방을 전격 도입하였다고 소개한 바 있다.

그러자 의사회는 약사회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성분명처방을 실시하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고 맞받아쳤다.

아울러 성분명처방으로 인하여 품질이 떨어지는 약으로 조제한다면 약화사고가 증가할 것이라고 반박하였다.

사실 성분명처방 국가가 하나도 없다고 반박하는 것은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맞기도 하고 INN을 성분명의 일종으로 본다면 틀리기도 하다.

그것은 성분명과 INN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약화사고가 증가한다는 것은 제네릭의약품의 관리에 관한 문제이지 성분명처방 제도 자체와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상대에게 공격의 빌미를 주는 용어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성분명 처방 제도가 약제비 절감, 환자 불편 해소, 환자 알권리 신장, 메디케이션 에러 방지, 리베이트 감소, 토종 제약산업 육성 등 많은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은 상대 단체의 반발과 국민들의 신뢰 부족이 큰 원인일 것이다.

즉, 약사들이 성분명 처방을 주장하는 것은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성분명 처방을 시행함으로써 약에 대한 지배권을 확장하고 그에 따라 리베이트를 확보하려는 술수 차원에서 성분명 처방을 주장하는 것이라는 의구심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어찌 보면 성분명처방이란 용어 자체가 직능간 대결적인 용어로 포지셔닝이 되어 버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러한 프레임에 갖혀 있는 한 성분명 처방 시행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러한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이 INN처방제도 아니겠는가.

이미 세계적인 대세이며 WHO에서 권장하고 있는 제도이니 말이다.

 

성분명처방이나 INN처방이나 목적지는 같다.

그런데 비유하자면 성분명처방은 구불구불 산길을 가는 것과 같고 INN처방은 고속도로를 가는 것과 같다.

편하고 빨리 갈 수 있는 길을 마다하고 굳이 산길을 택할 이유는 없다.

더군다나 앞으로 약사법규에 성분명 처방으로 정해지느냐, 혹은 국제 일반명(INN)처방으로 정해지느냐에 따라 약사들의 운신의 폭과 활용도, 그리고 국제적 위상은 매우 달라질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 시점에서 어떤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 좋은 것인지 생각한다면 성분명처방이란 용어 보다는 INN처방이란 용어를 선택해야 하는 것은 자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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