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신문
인터뷰100세 진짜약
생활밀착형,'방문약료'시대경험은 이해를 낳고...이해는 공감을 만든다
이상우 기자  |  law07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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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1  11: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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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에서 약사직능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많다. 여유를 가지고 관찰해 보면 강력한 신호가 보인다. 바로 급격한 ‘고령화’다. 통일문제보다 와닿는 것이 고령화다. 여기서 희망을 들여다 본다. 바로 약사의 중요성이다. 현재 패러다임은 약국에서 복약지도 잘해주고 하는 모습으로 끝내 왔지만, 온전한 복약지도는 ‘방문약료’로 완성됨을 현장의 약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인식하고 있다. 의사가 약 처방해 주면 금과옥조처럼 무조건 먹는 것이 한국의 약복용 문화다. 이는 위험하다. 적절하지 않은 약은 독을 이면에 담고 있음을 이제는 직시해야 한다. 이러한 현실을 바로잡아줄 친구는 바로 7만약사다. 의사와 약사의 역할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고령시대로 온 한국사회는 방문약료를 시작으로 약사의 직능을 수면으로 끌어당기는 것은 약사의 사명이 되어야 한다. 일선 현장에서 피부에 와 닿는 ‘방문약료’체험기를 써 주신 김보현 약사의 이야기를 권한다.(편집자 주)

   
▲메디팜 일진약국 김보현 대표약사 모습

약 권하는 사회, 방문약료로 깊어진 약사의 보람과 역할

최근 서울시 약사회의 생활밀착형 교육, 경기도 약사회의 취약계층 대상 방문약료 서비스, 경북 약사회의 방문 약손사업 등 전국의 여러 약사회와 지자체가 연계된 방문약료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다. 필자의 경우 오래전부터 생활 밀착형 약물안전교육의 일환으로 취약계층 어르신 댁을 방문해왔는데, 최근 ‘방문약료’라는 이름으로 확산이 되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 앞으로 이 활동에 참여하는 약사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필자가 겪은 몇몇 사례를 중심으로 방문약료 현장을 소개해드리려고 한다.

사례1:50대 아들과 80대 부부의 집

‘복합질환’, ‘다제약물’의 시대다

필자는 올해 10명의 환자들을 각각 방문 2회, 전화 3회를 통해 만나고 있다. 그 중 절반 가까이는 3년째 만나고 있는 분들이다. 3년전과 마찬가지로 이 댁의 현관문은 언제나처럼 활짝 열려 있다. 50대 후반의 정신지체 아드님과 80대 노부부가 사는 집이다. 가끔 안부가 궁금했던 터라 집안 어르신을 만난 듯 반갑기만 하다. 어르신들 역시 살갑게 맞이해 주신다. 다행히 건강이 좋아 보이시고 활기가 있어 보여 맘이 놓인다.

이 댁을 처음 방문했을 때가 기억난다. 노부부는 여러 가지 복합 질환으로 다제 약물을 복용하고 계셨고 올바르지 않은 복약, 중복복용, 임의복용 등 약물 복용에 여러 가지 문제점이 관찰되었다. 약국에서 약사가 환자에게 해주는 복약지도가 절반이라면, 나머지는 환자가 때맞춰 올바르게 복용을 하는 것이 약의 적절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절반의 역할을 한다.

약사가 약국에서 꼼꼼하게 복약 지도를 하는 것은 어르신이 약을 잘 복용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비교적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도 늙으면 기억력이나 인지능력이 떨어지는데, 70~80세 정도 되는 어르신은 문자해독 능력이 없는 경우도 있어서 제대로 된 약 복용이 안 되고 있는 현실이다.

방문약료는 복약수첩의 용도를 낳습니다

이 댁 어르신들은 특히 생활습관과 복약에 따른 문제로 인해 우려할 만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었다. 식사를 제대로 안하고 약을 드시거나 속이 쓰리고 안 좋다고 큰 알약만 빼고 작은 알약만 골라 드시는 등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복용하는 약에 대한 설명과 복약 시 유의할 점, 부작용 발생 시 대처법 등과 생활습관의 개선과 관련된 몇몇 자료를 전달했다. 꼼꼼하게 복약수첩을 작성해서 드리고 꼭 수첩을 활용하시도록 당부했다. 그렇게 2년에 걸쳐 몇 차례의 방문과 전화 상담을 지속한 결과 올바른 복약은 물론 생활습관도 조금씩 개선되어 가는 것이 보였다. 많은 변화 가운데 무엇보다 달라진 점은 병원이나 약국을 방문할 때 항상 복약수첩을 휴대하고 다니신다는 것이다.

부모와 자녀가 같이 늙어가고 있는 시간이 오고 있다

상담을 마치고 일어서려는데 어르신이 최근 정신 지체 아들의 건강 때문에 구매한 약이 있다고 약 보따리를 내어 보이신다. 눈 영양제과 혈관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건강기능식품이었다. 정작 고령인 자신들을 위해서는 영양제 하나 구입하지 않으면서도 아들의 건강을 위해서는 없는 돈을 들여 내어 보이는 것에 마음이 뭉클해진다. 아들을 위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올바른 복용법과 다른 약과 함께 복용할 때의 주의사항을 전달하고 다음에 뵐 때까지 건강하시기를 기원하며 일어섰다.

사례2:70대 중반 남성 독거노인의 집

약물부작용 노출1위 집단은 ‘1인 독거노인’

70대 중반의 혼자 거주하시는 남자 어르신의 댁을 방문했다. 3년 전 처음 이 분을 뵈었을 때 상당히 지치고 피곤해 보였다. 상담도 미리 약속을 잡아놓지 않았더라면 진행하기 어려웠을 정도로 꺼려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더구나 지병인 협심증이 악화되어 응급시술을 받은지 며칠이 지나지 않아 쇠약해진 상태였다. 그러나 깔끔하고 꼼꼼한 성격이 집안 곳곳에 배어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복용 중인 약에 대해서도 비교적 자세히 알고 있었고 처방전도 잘 보관하고 있었다. 이런 분은 그나마 다행인 편이다.

약물 부작용 노출 1위 집단은 1인 독거노인들이다. 사회적 취약계층인 이들의 문제는 약이 없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지나치게 약을 쌓아놓고 오남용하는 것이 문제이다. 복지 제도로 의료비가 커버되므로 무분별하게 의료쇼핑을 하는 과잉진료 과잉투약이 문제가 되고 있다. 심한 경우 심지어 하루 드시는 총 알약 수가 수십여 개에 달할 정도로 많은 경우도 있었다. 정말 약만 먹어도 배부를 정도이다. 그러나 몸에 좋은 약도 너무 많아지면 오히려 치명적인 해가 된다. 약의 중복복용은 만성질환 등 다 질병에 노출되어 있는 경우가 아니라도 복용하는 약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흔히 일어날 수 있다.

약물부작용 억제는 약사의 존재이유다

어르신들은 약 복용 방법이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눠진다. 약을 복용하다가 어지럽거나 속이 아프거나 문제가 생기면 약을 끊고 그 뒤를 생각 안하는 분이 있고, 반대로 약물과 관련된 부작용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복용하는 부류가 있다. 둘 다 위험한 상황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어르신의 경우 복약상담과 주의사항을 전달하려 처방전을 검토하다 보니 어르신이 호소하는 심각한 어지럼증과 무력감이 복용 중인 약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래서 예약을 앞당겨 진료 받으실 것을 권해 드렸다. 마침 주거지가 보건소 인근이라 며칠 간 혈압과 혈당 체크를 하여 지나치게 낮아진 혈압을 확인한 후 병원 예약을 변경하여 새로운 처방으로 약을 복용하게 되었다.

방문약료의 반복은 약을 조심하게 한다

올해 다시 방문해 보니 비교적 건강해 보였다. 무엇보다도 약을 먹으면서 나타나는 작은 변화에도 주의를 기울인다고 하였다. 방문약료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아 기뻤다. 대개 종합병원을 이용하는 만성질환자의 경우, 2~3개월가량 장기처방으로 투약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어르신의 예와 같이 약과 관련된 이상반응이 의심되는 경우에도 환자는 대부분 의식하지 못하거나 일부 의심을 하면서도 불편함을 감수하고 약 복용을 지속하여 문제를 키우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고령의 만성질환자일수록 더 번번하게 관찰되는 현상이다.

약국의 복약지도 50%+방문약료50%=100%

생활밀착형 약물교육 즉 방문약료를 하기 전까지는 약사로서 약국에서 복약지도에만 충실하면 복약이 잘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방문약료를 통해 환자를 집에서 직접 만나본 소감은 아무리 복약지도를 잘해도 그 뒤가 안 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방문약료는 환자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복약지도가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환자의 교육 정도, 문자해독 능력, 경제수준을 살피며 진행하기 때문에 그에 맞추어 약물교육 준비를 하는 것이다. 난독이 있는 어르신은 스티커나 그림을 그려서 낮밤을 표시해 준다던지, 또 복용 중 빼먹기 쉬운 약들은 뒤집어서 날짜를 적어 드리기도 하고, 복용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약 달력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약사의 개입은 시대요청이다

옆에서 챙겨줄 사람이 없는 독거노인 환자가 기억에 의존해서 약을 복용하는 것은 예상치 못한 부작용으로 위험한 상황에 노출이 되 수 있다. 따라서 약사의 적극적인 개입 다시 말해 가정 방문을 통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나 직접적인 방문이 아니더라도 정기적으로 콜(전화)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방문약료가 확대되고 있는 것 같아 든든하다. 가장 좋은 것은 방문약료제도를 확산하고 정착화 하여 매일이 아니더라도 약사가 방문해서 정기적으로 약을 정리해주고 올바른 복용법 및 주의사항을 전달하여 제대로된 약력관리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 방법이 어르신들의 약물 오남용에 따른 문제를 줄이는 길이다.

사례3:60대 중반 여성 독거노인의 집

약사는 약의 ‘보호자’입니다

올해 처음으로 연계되어 방문을 하게 된 60대 중반의 여자 어르신은 여러 질환으로 인해 복용하시는 약의 종류와 가지 수도 많고 최근 비뇨기과 수술로 인해 처방 받은 약을 복용한 후 나타난 설사와 소화기계 문제로 추가된 것까지 약이 한 보따리였다. 더군다나 조기치매 진단을 받았는데도 투약 보조자가 없어 제대로 된 복약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심히 걱정스러운 어르신이었다.

방문 전 미리 부탁드린 대로 처방전과 복용하는 약을 준비해 두셨는데 우려하던 대로 약의 내용과 복용법을 이전에 복용하던 약과 뒤죽박죽 혼동하고 있었다. 더욱이 최근 다니는 병원을 변경하면서 복용해오던 당뇨약를 처방받지 못해 누락되어 있었다. 다행히 보호자가 있어서 필자는 통화 후 그 내용을 상세히 전달하여, 거주지 인근 병원을 다시 방문하여 필요한 검사를 받고 다시 당뇨약을 처방 받으시게 되었다.

고령시대, 약의 ‘부작용’은 현실이 되고 있다

필자는 약학대학 졸업 후 주택가 인근에서 자리를 잡아 한 곳에서 오랜 기간 약국을 운영 하였고 약물안전사용 교육 강사로 활동 하면서 복약지도 및 올바른 약 사용 교육에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 방문약료를 통해 지근거리에서 관찰한 약물사용의 행태는 기대와는 차이가 많았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며 혼자 사는 어르신들이 늘어남에 따라 약물의 사용과 그에 따른 문제가 증가하였다. 다제 약제의 사용, 중복복용, 복약 순응도의 문제 외에도 건강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과의 병용, 약물 간 상호작용, 그에 따른 부작용의 발생 등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도사리고 있다.

체계화된 방문약료 가치높다

그 동안은 의사의 정확한 진단이나 처방, 약사의 꼼꼼한 복약지도와 더불어 의약품 안심 서비스제도(DUR) 등이 효율적이고 안전한 약물 사용 방안이 되어왔다. 하지만 올바른 약물 사용에 대한 더욱 면밀한 장치가 보완되어야 한다. 그 대안이 바로 체계화된 방문약료제도이다. 방문약료는 취약계층의 건강을 지키는 것을 우선이다. 결과적으로는 약사의 사회 참여 및 직능의 확대, 불필요한 사용으로 낭비되는 의료재정 절감에도 기여하리라 생각한다. 지금은 뜻있는 개국약사들이 바쁜 시간을 할애하여 참여하는 형태이지만 또 하나의 직역으로 확대되어 체계적으로 관리된다면 환자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올바른 복약습관 형성 및 전반적인 생활습관 개선까지 가능한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다.

방문약료는 ‘지속성’이 핵심이다

필자는 직접 환자 집을 방문하여 복약 관련 오류를 점검하고 개선해가는 과정을 통해 어르신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약사 개인적으로 약국에서의 복약상담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 방문약료는 약사를 위해서도 개인의 단순한 봉사활동이나 일회성 사업이 아닌 지속적인 사업으로 정착화 되어야 한다. 효율적인 복약관리를 위한 매뉴얼 개발, 복약수첩, 약 달력, 약 복용 알림 장치 등 올바른 약 사용을 유도할 수 있는 실용적인 도구의 개발 및 지원, 환자의 복약에 다른 문제점을 병의원과 공유하여 개선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대상선정 및 사업 진행과 관련된 재정적 인적지원 등 여러 고려 사항이 많을 것이다.

방문약료는 현실적인 방안이다

하지만 무엇 보다 막대한 의료비가 들어가는 취약계층의 건강을 제대로 증진시키고, 불필요한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손실을 막아 필요한 부분에 사회적 서비스가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 반드시 방문약료는 확산되어야 현실적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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