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약사회(회장 이광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된 보건복지부의 편의점 안전상비약 품목 논의와 관련, 3가지 중대한 문제점이 확인됐다며 이번 복지부의 논의는 원천무효라고 선언했다.

부천시약사회 국민건강권 수호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해 복지부가 안전상비약 품목 논의를 시작하면서 시약사회는 10여 차례가 넘는 민원을 제기, 복지부에서 답변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세 가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복지부의 이번 논의는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시약사회는 “복지부가 안전상비약 품목에 대한 연구용역을 복수의 후보 중에서 선정한 것이 아니라 단수후보를 임의 지정한 것이라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다루는 중차대한 연구용역을 공정한 절차를 밟지 않은 것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시약사회에 따르면 연구용역 기관 선정 과정 질의에 복지부 측이 단순이 ‘고려대 약대가 수행했다‘는 답변과 ’질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법에서 정하고 있는 어떤 종류의 것인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동문서답을 했다는 것.

또한 “국무조정실 산하 보건사회연구원의 2013년 보고서 내용인 ‘국민 10명중 약 7명은 안전상비의약품의 품목 확대에 부정적’이라는 국민여론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있다”며 “국민여론을 무시한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의 과정 중 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의 내용이 반영됐는지 여부를 묻는 시약사회의 질의에 복지부가 ‘회의 자료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보건사회연구원 자료도 (앞으로 논의 과정에서) 참고가 될 수 있다’는 등의 회피성 답변으로 일관했다는 것이 시약사회의 주장이다.

시약사회는 “보건사회연구원의 2013년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은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자에 대한 안전조치 강화’를 가장 원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이와 같은 국민여론에도 불구하고 복지부가 아무런 법규나 규정도 제정하지 않은 것이 민원 결과 밝혀졌고, 이것은 복지부의 직무유기로 깊이 자성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시약사회는 “안전상비약 안전조치 강화를 원하는 국민여론을 반영한 법규 신설을 묻는 질의에 복지부 측이 ‘2013년 3월 이후 현재까지 관련 약사법 신설 또는 개정 내용은 없다’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시약사회는 “지난 2013년 9월 지방자치단체인 부천시가 부천시민 1,501명을 대상으로 야간약국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해 ‘야간약국 운영에 찬성하는 시민이 73.9%’라는 결과를 얻은 바 있다”며 “복지부가 정부 측 공공연구기관인 보건사회연구원이 조사한 국민여론마저 외면한 채 무언가에 쫓기듯이 졸속적으로 편의점 안전상비약 품목을 다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복지부의 행정은 국민여론을 기반으로 할 때 비로소 올바른 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야간약국에 대한 진심어린 논의가 있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광민 회장은 “편의점 안전상비약 판매 허용 후 안전 및 관리상의 많은 문제점이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부분들에 대한 보완 및 대책 없이 지속적으로 편리성과 경제적 논리만 강조되고 있는 현실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