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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콜마 윤동한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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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16  14:3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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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살게 해주는 ‘꿈’

지금보다 못한 선택을 할 줄 아는 ‘용기’

 

   
▲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

얼마 전 강의가 있어 한 대학교를 갔다 이런 글귀를 만났다. ‘학교 다닐 때 입시 준비하고, 대학에서 취업 준비하고, 취업하면 결혼준비하고, 결혼하면 노후 준비하려고 태어난 것은 아니다. 삶은 여행하는 것이지 준비하는 게 아니다.’

현재를 즐기지 못한 채 미래만을 쫓고 있는 청년들의 현실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담긴 문구였다. 푸르른 20대 청춘이 이런 글을 보며 공감을 얻는다는 현실에 씁쓸해졌다.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요즘 젊은이들이 꿈이 없어서 그런 것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나는 가끔 대학 강의 자리에서나 회사 직원들에게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편이다. 그럴 때면 몇 명의 사람들은 ‘꿈이 중요하다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무슨 꿈을 꿀 수 있겠느냐’, ‘부모를 잘 만나야 꿈을 꿀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등의 냉소적인 반응을 보일 때가 있다.

왜 이런 반응이 나올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도 그렇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꿈에 대해 오해를 가지고 있어서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꿈을 품으면 꼭 실현해야 하고 지금 당장 무슨 성과를 내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에 꿈이 부담스러운 것은 아닐까?

꿈이라는 것은 늘 오랜 준비기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랜 시간 동안 계절풍과 해류의 흐름을 지켜본 뒤 그에 알맞은 항해술과 조선술을 갖추었기에 가능했다.

나도 꿈을 이루기 위해 오랜 시간을 준비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첫 직장은 농협중앙회였다. 지방대 출신으로는 내가 유일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은행은 모든 사람들이 꽤나 선망하던 안정적인 직장이었다. 급여도 높고 사회적 위치도 괜찮았다. 하지만 기업가라는 꿈을 가진 후부터는 그것들이 다 맞지 않은 옷처럼 느껴졌다. 결국 퇴사를 하고 규모가 작지만(성장 가능성은 큰) 제약회사로 이직을 했다.

그때 주변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컸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난 ‘내 꿈은 무엇인가?’ 라는 화두에 매달렸다. 나의 꿈은 기업가였다. 기업가로 성공하기 위해서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제일 먼저 생각했다.

나는 기업가라는 꿈을 세운 뒤부터 늘 이론과 실습을 연결시키는 파이프라인을 갖고 싶다는 생각에 목말라 있었다. 그런데 대기업에서 이런 파이프라인을 갖기는 쉽지 않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대기업은 철저한 분업시스템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사무실이면 사무실, 현장이면 현장, 공간과 역할이 명확히 구분돼 있는 곳이 대기업이다.

사무실 직원들은 보고서를 만드는 일에, 현장 직원들은 생산성을 높이는 일에만 최선을 다하면 된다. 관리와 현장이 만나는 접점은 그리 흔치 않다. 하지만 중소형 제약회사로 옮기고 난 후 균형잡힌 이론과 실습을 이룰 수 있었다. 평일에는 사무실에서 주말에는 공장에서 살았고 그렇게도 갖고 싶던 파이프라인을 가질 수 있었다.

어떤 분야든 답은 현장에 있다. 현장을 아는 사람만이 그 일을 가지고 일가를 이룰 수 있다. 나는 두 번째 몸을 담은 제약회사에서 중간관리, 공장장, 영업 등 전방위적인 경험을 했고 이것을 기초로 1990년 한국콜마를 창업했다.

이 모든 건 기업가라는 꿈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그리고 중소기업을 선택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더 나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용기가 아니라 그것을 포기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라는 것을 알게 됐다.

지금보다 못한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꿈에 대한 열망이 강해야 하는데 이걸 끌어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 ‘꿈이 가지고 올 미래’를 끊임없이 상상하고 구체화하는 일이다. 때에 맞춰 입시 준비하고, 대학가고 취업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꿈을 품고 철저하게 준비한 사람에게는 반드시 좋은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그러니 꿈에게 시간을 주고 차근차근 준비를 해 나가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길 권해 본다.

작년부터 우리 사회에는 수저에 대한 얘기가 많이 들렸다.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등 젊은이들이 자신의 위치를 표현할 때 인용했던 얘기다. 자신의 신분이 흙수저이기 때문에 취업이 안 된다며 많이 회자되었던 얘기다. 그런데 실제 흙수저는 존재하지 않는다.

금수저도 마찬가지다. 은유적 표현을 실제 개념으로 옮기기엔 무리가 있지만 실제 우리가 사용하는 수저는 은수저, 놋수저, 철수저, 중국이나 일본에서 많이 쓰는 플라스틱 수저, 나무수저 정도일 것이다. 요즘 젊인이들이 말하는 수저의 새로운 분류는 상징성이라는 의미로 나타난 것이 아닌가 한다.

우리가 자주 듣던 이야기 중 <토끼와 거북이>가 있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무엇일까. 결국 거북이가 이긴다는 것이다. 토끼와 거북이가 겨루면 당연히 토끼가 이긴다고 생각하지만, 여기서는 거북이가 이긴다는 것 때문에 계속 회자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금수저, 흙수저도 이런 시선에서 바라봐야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금으로 만든 금수저를 생각해 보자. 사회생활 속에서는 때때로 뜨거운 불 같은 시련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금수저가 불에 닿으면 물러지고 만다. 구부러져서 쓸 수가 없다. 반면 흙수저는 불에 쐬면 쐴수록 단단해진다. 이 이야기를 다른 말로 하면, 거북이가 쉬지 않고 가면 토끼를 앞질러 간다는 이야기와 일맥상통한다.

흙수저도 마찬가지로 인생과 사회라는 시련의 불 속에 몇 번 부딪히고 부딪히면 훨씬 단단해져서, 부딪힐 때마다 약해지는 금수저보다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쪽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뜨거운 역경을 이기고 나면 단단해지는 쪽은 금수저가 아니라 흙수저다.

좋은 사회란 항상 꿈과 희망을 만들 수 있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어떻게 보면 나도 흙수저였다. 현재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흙수저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왔다.

금수저와 흙수저, 어느 것이 시련이라는 불에 강할까 한 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음식은 스텐 수저로 먹어도 된다. 그러나 사고와 행동은 은수저로 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은수저란,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개념이다. 인내와 관용과 배려의 마음이고, 꿈과 희망과 용기를 갖는 그런 마음이다. 분노와 좌절, 미움과 원망을 하지 않고 늘 꿈과 희망, 용기를 갖는 그런 가치를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한 마디 첨언을 한다면 꿈을 갖기 힘든 현실이라 할지라도 그래도 꿈은 나를 있게 하는 존재의 이유고 살아가는 이유가 될 수 있으니 꿈은 가져야 한다. 꿈을 갖는 용기, 그 꿈을 위해 지금보다 못한 선택을 하는 용기야 말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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