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는 단독 요법 보다 병용 요법의 효과성이 우수하다는 임상 연구결과가 ASCO에서 발표됐지만, 경우에 따라서 심각한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어 독성 관리가 가능한 전문의들이 있는 기관에 한해서 시행돼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23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된 암 치료 관련 주요 임상 결과를 발표하며 위와 같은 입장을 밝혔다.

대한항암요범연구회 강진형 회장은 “전 세계의 암 관련 최신 임상을 논의하는 ASCO의 주요 임상결과 리뷰를 통해, 국내외 항암 치료의 발전 방향을 살펴보고, 국민들에게 암치료 관련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됐다”고 말했다.

홍보위원장 손주혁 교수는 “ASCO는 미국 연구자들만 모이는 것이 아니라 암 연구자는 물론 제약사나 바이오 벤처사의 의사결정권자 등 4만여 명이 참석하는 세계적 학회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암 치료 관련 보도가 범람하고 있는 현실에서 정확한 정보 전달과 임상결과 발표 리뷰를 통해 전 세계 항암치료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개최했다”고 말했다.

면역항암제 단독 요법 대비 병용 요법이 효과적

▲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혈액종양내과 임승택 교수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혈액종양내과 임승택 교수는 ASCO에서 구연 발표된 면역항암제의 병용 요법 임상결과를 발표했다.

임 교수는 “몸의 면역 체계를 활성화시켜 종양과 싸울 수 있도록 해주는 면역 관문 억제제들이 등장, 다양한 약제들이 여러 암종에서 효과를 인정받아 사용되고 있다”고 말하며, “면역 관문 억제제 단독 요법으로 반응을 보이는 환자는 제한적이라서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 다른 약제들과 병용요법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고 강조했다.

ASCO에서는 PD-1 경로 억제제와 CTLA-4 억제제 병용 요법의 연구 결과들이 다수 발표됐다. 이 두 가지 억제제는 서로 다른 기전으로 작용하며, 병용 요법 시 상보적인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돼 왔다.

발표된 연구 결과, 치료를 시행한 적 없는 비소세포암 환자 대상으로 한 니볼루맙과 이필리무맙의 병용 요법 1상연구는 PD-L1이 1% 이상 발현된 경우 57%의 객관적 반응률(ORR)을 보였다. 부작용은 11%에서 13%로 단독 요법과 비슷했으며, 치료와 관련된 사망은 없었다.

1차 이상 치료 이후에 질병이 진행한 소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니볼루맙 단독요법과 니볼루맙과 이필리무맙의 병용 요법의 효과 비교 임상 연구에서 단독요법의 객관적 반응률이 단독 요법보다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7~11%의 환자들이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 3명의 환자가 사망했다.

흑색종 환자의 1차 치료로 병용 요법과 단독 요법의 효과를 장기 추적한 결과 병용 투여군에서 높은 효과가 지속됨을 보여줬고 이상반응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임 교수는 “면역항암제가 기존의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을 낮추기는 했으나, 경우에 따라 치명적인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면역항암제의 독성에 대한 철저한 관리 및 주의가 요구 된다”고 밝혔다.

면역항암제 효과적이나 약제비 부담증가 논의 필요

세포독성 항암제는 정상세포라 하더라도 빠르게 분열하는 정상세포도 공격해 독성이 크다. 분자표적치료제는 독성이 적고 환자별로 표적을 확인해서 환자들에게 맞춤 치료를 제공하지만, 표적인자가 존재하는 암에서만 효과를 볼 수 있어 대상 환자가 적고 일정기간이 지나면 획득 내성이 대부분에서 발생한다는 점이 한계다.

면역항암제는 사이언스지에서 2013년 올해의 연구로 선정된 치료법으로 면역체계를 활성화해서 암세포를 제거한다. 지속적인 반응이 있다는 점과 부작용이 경미하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간혹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점과 제한적인 환자에서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예측가능성이 낮다는 점이 한계다.

이런 면역항암제의 단독 요법은 반응을 보이는 환자가 제한적이어서,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다른 약제들과의 병용 요법이 필요하다. 병용 요법이 우수한 효과성을 지니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약제비 부담이 가중 된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