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원격화상투약기 도입과 관련해 이미 국회로 바통이 넘어간 상황에서 국회에서의 약사법 개정을 막기 위해서는 국회의원들을 설득해야 한다. 국회의원들을 설득한다는 것은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격화상투약기가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하고 원격의료의 단초로서 기능한다는 사실을 강조해서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 내 이를 바탕으로 국회를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제11회 경기약사학술대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 ‘원격화상투약기 저지 방안 심포지엄’에서 토론자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부분이다.

약사법 제50조 제1항은 ‘약국개설자 및 의약품판매업자는 그 약국 또는 점포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시장·군수·구청장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원격화상투약기를 도입하게 되면 약사법 개정을 통해야 가능한데, 현재 보건복지부에서 약사법 개정안을 다음주에 입법예고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10월에 약사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까지 약사회는 원격화상투약기도입의 반대논리를 구축 설득작업에 나서야한다.

정원석 경기도약사회 정책위원장은 “약사와의 상담과정에서 이뤄지는 모든 것이 녹화된다는 문제가 있다. 다른 보건의료단체와의 협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좌측부터 이기선 변호사,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 강봉윤 대한약사회 정책위원장 이광민 부천시약사회장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국민들 입장에서 원격화상투약기는 편의성의 제고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화상투약이 허용되면 원격조제가 허용되는 것이고 이는 원격의료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가장 큰 문제점은 개인 건강정보가 민간기업에게 집적되고 그 부분이 민간기업에 의해 어떻게 활용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대국민 설득을 위해서는 국민건강 증진, 개인정보보호라는 키워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광연 데일리팜 본부장은 “이번 정책의 목표가 신산업 육성을 통해 경제활성화를 추진하려는 것인데 약국에서만 원격화상투약기를 설치한다면 사업성이 없다고 생각된다. 향후 좀 더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 본부장은 “국회에 의약품의 안전 사용을 위해서는 원격화상투약기가 경제적 논리로만 접근하면 안 된다는 것을 어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봉윤 대한약사회 정책위원장은 “원격의료·의료 영리화 단초가 된다는 점, 2만 7천여 개 편의점과 2천 개 보건지소, 220개 특수 장소에서 안전상비약을 판매하고 있다는 점에서 원격화상투약기 도입이 저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원격화상투약기 도입 대응책으로 심야공공약국의 확충과 법제화, 당번병의원과 당번약국 연계 운영 제도화, 산업은 규제완화·보건의료와 환경은 규제강화가 국민행복의 지름길이라는 점을 공략할 것을 언급했다.

이광민 부천시약사회장은 원격화상투약기의 경제성을 수치로 언급하며 경제성이 떨어지는 의약품 자판기 허용의 영향은 의약품 자판기를 다수 운영하거나 한 회사가 의약품을 많이 취급하는 구조와 같이 약사와 자본의 결합으로 귀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약사법 개정 저지를 위한 시급 대응 방안으로 국민지지 확대, 의료계와 시민단체와의 공동 대응 방안 마련, 투쟁위 구성의 개편을 촉구했다.

▲ 이광민 부천시약사회장의 저지 방안 슬라이드 중 하나

이 회장은 “이와 같은 상황이 고착되면 1약사 1약국, 약사만의 약국개설, 투명한 의약품 유통거래 질서 유지 등 약사법의 근간을 흔들고 결국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단순히 의약품자판기 허용 저지에 대한 대응이 아닌 전반적인 안전 규제 완화에 따른 국민 건강 위협 및 의약 산업화 영리화에 대한 대응 관점의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새누리당은 정부안에 찬성, 더불어 민주당은 반대할 것으로 예상되며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에 언급한 내용으로 국민의당을 설득하는 것이 국회에서의 약사법 개정을 막는 길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