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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의학 분야, 약사들에게 블루오션”서울대병원 핵의학과 이보은 약사
이효인 기자  |  pharmlhi7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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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6.20  06: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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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이보은 약사

최근 진단이 어려운 다양한 질병들의 성공적인 치료를 위해 조기진단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분야가 바로 ‘핵의학’이다.

핵의학은 방사성의약품을 가지고 환자를 진단·치료하는 분야로 모든 검사와 치료에 방사성의약품이 사용되기 때문에 약의 전문가인 약사가 반드시 필요한 분야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핵의학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약사는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핵의학과 전문약사로 국내에서 여성으로 유일하게 활동하고 있는 서울대학교병원 핵의학과 이보은 약사를 한국병원약사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만나 약사들에게 생소한 방사선의약품에 대해 알아보고 핵의학 분야의 미래, 약사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 서울대학교병원 핵의학과에서 약사로 근무한지는 얼마나 됐나?

2009년 서울대학교병원 핵의학과 약사로 근무를 시작해서 올해 7년차고, 이곳이 약사로서 첫 근무지다. 대학 졸업 후 바로 대학원으로 진학했기 때문에 약사로 다른 활동을 한 경험은 없다.

● 어떤 계기로 핵의학과에서 근무하게 됐나?

석사로 약화학을 전공하고 졸업과 향후 진로를 준비하던 시기에 서울대학교병원 핵의학과 정재민 교수께서 핵의학과에서 약사로 근무하며 방사성의약품을 연구할 사람을 찾는다는 얘기를 듣고 지원하게 됐다.

학생 시절에 방사성의약품 강의를 한 학기 동안 선택과목으로 듣기는 했지만 내 전공이 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운명적인 만남이었던 것 같다. 지금까지 핵의학과를 선택한 것에 후회를 해 본 적은 없다.

● 서울대학교병원 핵의학과를 소개해 달라.

서울대학교병원 핵의학과는 환자 진료를 위해 의사, 약사, 간호사, 의료기사(방사선사, 임상병리사), 행정직 등 여러 분야의 직원들, 그리고 최첨단 장비와 방사성의약품 연구 개발을 위해 50여명의 물리, 화학, 생물 전공 연구원들이 함께하고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약물과 장비, 새로운 진단 및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여러 직종이 함께 협력해 일하고 있는 곳이다.

주요 업무는 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 양전자방출단층촬영), SPECT(Single Photon Emission Computed Tomography 단일광자방출촬영), 감마카케라 등의 장비를 이용한 영상학적 검사나 검체 검사를 통해 환자의 질환진단, 치료방향 결정, 치료효과 등을 확인하며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을 가지고 종양을 치료한다.

● 핵의학과에서 담당하고 있는 업무는?

핵의학과에서 사용하는 방사성의약품은 병원내에서 직접 조제해 사용한다. 테크네튬-99m 표지 방사성의약품처럼 콜드바이알(방사능이 없는 전구물질)에 방사성동위원소를 넣어 섞어주거나 끓여주는 등의 단순한 조제로 만드는 것도 있고, PET용 방사선의약품인 F-18 FDG처럼 방사성 동위원소와 여러 가지 시약을 가지고 복잡한 화학반응으로 합성해 조제하는 것도 있다.

조제 후에는 반드시 품질관리시험을 해 약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고 사용한다. 이러한 방사성의약품 조제 업무는 일부는 약사가 직접 하기도 하지만 수많은 약품의 조제를 혼자 다 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은 의료기사 선생님들이 생산을 하고 약사는 관리책임자로 조제에 이상이 없는지 최종 검토·승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핵의학과는 방사성의약품 제조판매업 허가를 가지고 있다. 방사성의약품을 생산하는 제약업체 역할도 하는 것이다. 대부분은 우리 병원 내 환자를 위한 약을 생산하지만 다른 병원으로 생산 공급하기도 한다. 약사로서 생산하는 약품의 식약처 인허가와 USP나 EP에 있는 제제를 조제실 제제로 신고하는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최근 방사성의약품 GMP가 의무화됐는데, 이와 관련해 식약처와 함께 방사성의약품 GMP 법안을 만드는 일도 했고, 지금은 서울대학교병원에 GMP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그 외에도 방사성의약품 임상시험 관리, 새로운 방사성의약품 개발, 관련 교육 등 방사성의약품과 관련된 것이라면 무엇이든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 핵의학과에서 주로 실시하는 검사들과 대표적인 질환명, 이때 사용 약물은 무엇인가?

핵의학과에서는 다양한 방사성의약품을 사용해 여러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감마카메라·SPECT를 사용한 대표적인 영상검사로는 테크네튬-99m 방사성동위원소를 함유하는 Tc-99m MDP(Methylene diphosphonate)를 사용하는 뼈관절 스탠이 있다.

이 검사는 뼈의 골절이나 종양발생 및 전이 여부, 감염, 관절질환을 평가하는데 쓰인다. Tc-99m HMPAO(exametazime)은 뇌혈류 분포와 뇌기능상태 변화를 볼 수 있는 약물로 모야모야병 등 뇌질환을 진단할 수 있고, 방사성요오드를 사용해 갑상선암을 진단하기도 한다.

PET을 사용한 영상검사에는 대표적으로 F-18(Fludeoxyglucose)를 사용한 검사가 있다. F-18 FDG는 글루코스 유도체로 글루코스 대사가 활발한 부위에 집적되는 성질이 있어 정상세포보다 생장이 빠른 종양을 진단하거나 염증 부위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F-18 Florbetaben, F-18 Florbetapir 등, 뇌내 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 침착 정도를 볼 수 있는 약물이 개발돼 치매의 조기진단에 사용되고 있다.

I-131 방사성요오드는 핵의학과에서 갑상선암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약물이고, Y-90 Sirsphere나 Y-90 Therasphere는 간암을 치료하는 약물이다.

Y-90 또는 Lu-177 octreotide는 신경내 분비암세포를 치료하는 약물로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살아생전 암치료를 위해 스위스 바젤대학병원까지 가서 투여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일찍 이 치료를 받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암이 너무 많이 진행된 상태라 완치하지 못하고 결국 고인이 된 것이 참 안타깝다.

● 약물 관리시 주의점이나 특이사항도 궁금하다.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성 동위원소의 반감기가 30분 이내로 짧은 특징이 있어 대부분 병원 내에서 조제·생산하고 신속하게 환자에게 사용하기 때문에 생산 후 품질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또 방사성 약물을 다룰 때 작업자가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피폭을 방지하기 위한 지침을 지켜야 한다. 방사선을 차단하는 차폐 시설과 도구를 적절히 이용해야 하고 되도록 짧은 시간에 작업을 완료해야 한다.

처음 시작하는 분들은 피폭이라고 하면 어려워할 수 있지만 기본적인 주의사항만 잘 지킨다면 방사선 노출로 인한 건강의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피폭관련 안전사항이 내부적으로 철저하다. 덕분에 우리 핵의학과 직원 모두 건강하게 아들 딸 많이 낳으며 잘 살고 있다.

● 안전관리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원자력안전법에 따라 방사선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모든 사람은 일정 교육을 받고 방사선작업종사자로 등록돼 국가에서 관리한다.

TLD 배지와 반지 형태의 배지를 근무중에 의무적으로 착용해 작업자가 얼마나 방사선에 노출됐는지 주기적으로 검증해 통보해 준다. 법적 허용 피폭량이 넘어선다고 해서 인체에 유해하지는 않다. 우리나라의 원자력법은 인체에 무해한 수준에서 기준을 잡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도 상당히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만약 법적으로 허용된 방사선 노출량 이상으로 피폭되면 강제로 업무 제한조치가 취해지며 여성 작업자가 임신을 하면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해 태아에 영향이 없도록 한다. 법적으로 피폭을 관리하는 것 이외에도,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 특수 시설·장비·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

방사선은 잘못 사용하면 매우 두렵고 위험한 것이지만 잠재적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해 주의해 다루면 매우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마치 항암제 자체는 독성이 크고 위험해 조제할 때 조심해서 다뤄야 하지만 정해진 주의사항을 잘 지켜 다루면 암환자를 치료하는 고마운 약이 되는 것과 다르지 않다.

● 방사성의약품 정말 안전한가?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의 경우 환자에게 투여되면 빠른 시간내에 체외로 배출되고 투여량이 극미량이기 때문에 방사선 부작용은 거의 없어 완전한 약물이라고 볼 수 있다. 치료용의 경우 진단용 보다는 체내에 오래 남아 있고 상대적으로 고용량이기 때문에 환자는 차폐가 완벽한 치료병실에서 철저한 관리하에 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치료용 방사성의약품도 본인이나 타인의 인체에 영향을 줄 만큼 위험하지는 않다. 또 환자와 근거리에 있는 의사, 약사, 간호사 등 관계자들은 만약을 대비해 시스템에 따라 철저히 관리를 받기 때문에 피폭의 위험성은 없다고 보면 된다.

● 방사성의약품 제조관리자로서 약사가 꼭 필요한 이유는?

핵의학은 대표적인 맞춤의학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방사성의약품의 관심과 사용이 증가하고 있고 임상시험도 늘고 있다. 식약처에서도 핵의학 분야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하겠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약사가 거의 없어 제조관리자로서의 약사 역할이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지 홍보가 부족한 상황이다.

최근 정부가 약사법 개정을 통해 화학분야 전공자들이 제조관리자를 할 수 있도록 자격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데 심히 우려스럽다. 약사들은 자신의 면허를 걸고 환자 치료에 중점을 두고 약을 대하지만 화학 전공자들은 약을 치료제가 아닌 물질 제조라고 생각한다. 근본적인 인식의 차이가 있다. 또 사고나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도 애매하다.

또 작년 7월부터 방사성의약품 GMP가 의무화 돼 3년에 한 번씩 지속적으로 실사를 받아야 하는 등 제조관리자의 책임과 의무가 강화됐기 때문에 반드시 약의 전문가인 약사가 제조관리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 핵의학과 전문약사의 장점과 단점을 꼽는다면?

특수성과 희소성 이것이 핵의학과 전문약사의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다. 우리나라에 아직 핵의학과 전문약사로 일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다른 분야에 비해 블루오션이다.

GMP가 의무화되고, 방사성의약품 신약의 임상시험과 허가가 점점 늘어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핵의학과 약사에 대한 필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을 예상된다.

핵의학이 블루오션인 또 다른 이유는 방사성의약품의 개발기간이 일반의약품에 비해 짧다는 점이다.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선에 의한 효과를 이용하며 약효 및 부작용을 나타내지 않은 극미량을 투여하므로 상당히 안전한 약물이라 개발 단계에서 여러 가지 비임상시험을 생략할 수 있고(허가심사 규정), 방사성의약품의 체내 동태와 약효를 영상을 이용해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방사성의약품은 일반의약품을 개발하는데도 사용된다. 신약 후보물질이 약효가 있는지 ADME가 어떻게 되는지 등을 영상으로 바로 확인하고, 유효성이 있는 약물만 선택해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게 해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줄여준다. 이렇게 다양한 목적으로 방사선의약품이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핵의학은 미래 의학에 매우 가치 있는 분야다.

반면 핵의학과 약사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진출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보니 다방면의 일을 혼자 공부해가며 스스로 처리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약품관련 최종 결정을 내리는 약사의 권리와 의무를 함께 할 수 있는 인력이 적어 의료기사나 화학자 등의 타직종 사이에서 목소리를 크게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 때도 있어 속상할 때도 있다.

● 핵의약 전문약사가 되기 위한 조건은?

방사성의약품은 병원내에서 직접 생산해 사용하기 때문에 화학적 지식이 있으면 매우 도움이 된다. 방사선의약품의 특성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방사선에 대한 지식, 무균조작 등의 생물학적 지식, 방사선의약품의 인허가와 GMP를 위해 약사법과 원자력안전법 등 관련 법령 지식 등 여러 분야의 공부가 필요하다.

● 향후 계획은?

개인적으로는 박사 학위를 마무리해 방사성의약품의 전문가로 더 내실을 다질 것이고 기회가 닿는 대로 핵의학과를 홍보해 많은 후배들이 핵의학과 약사로 진출할 수 있도록 길을 여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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