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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정보제약영업은 축복이다
독주는 반드시 견제와 질시를 부른다“협력관계 바탕으로, 최상의 결과 도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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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5.30  10: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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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영업 인생을 열어준 서울약품에 대해 나는 지금도 무척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나 인생의 힘든 고비를 넘을 때마다 나는 일에 목숨을 걸고 매달렸던 그 시절의 열정과, 함께한 사람들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곤 한다.

영업을 시작한 이후 내 실적은 상승 곡선을 그리며 떨어질 줄을 몰랐지만, 회사는 흔들리고 있었다. 회사를 두 개씩 운영하면서 받는 자금 압박과 신제품 개발에 투자한 개발비를 회수하지 못해 휘청거리고 있었다. 특히 제약 외에 다른 사업에 집중하면서 방향을 잃고 허우적거리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회사 운영자금이 대부분 부동산 매입에 들어가고 있다는 소문까지 들렸다. 그때는 정말 힘이 쭉 빠졌다. 온갖 악조건 속에서도 회사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가지고 있었는데, 내 진심이 배반당한 기분이었다.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동서와 사업을 하면서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던 중 대웅제약에서 함께 일해보자는 제의가 들어왔다. 새로 시작한 사업에서도 재미와 보람을 맛보았지만, 그 제안을 받자 새삼 영업일에 대한 미련과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내 안에 있는 열정을 다 쏟아내지 못했구나, 싶었다. 내가 일굴 수 있는 최고 수준까지 가보고 싶었다. 제약 영업이라는 분야에서 열정을 다해 일하고 싶은 마음이 어느 때보다 강렬하게 나를 사로잡았다.

그렇게 대웅제약 입사를 결정하고 제2의 영업 인생을 시작했다. 당시 대웅제약은 한창 성장하고 있는 탄탄한 회사였다. 회사 인지도도 높고, 품질과 기술력도 좋은 데다가 광고에도 투자를 많이 해서 영업을 하기에 정말 좋은 환경이었다. 이전에 열악한 조건에서 몸으로 부딪혀가며 배운 노하우가 있는 데다가 영업 환경까지 최상이니 업무에 있어선 걱정할 게 없었다.

대웅제약에 들어가 내가 처음 맡은 일은 서울에서 제일 큰 지점인 남부 영업소를 책임지는 일이었다. 서울약품에서 좋은 실적을 냈다고는 하지만 업계 경험도 부족하고, 나이도 많지 않은 사람에게 그런 핵심 자리를 맡긴 것은 일종의 모험이었다. 게다가 나는 외부에서 스카우트되어 온 첫 번째 사례였다. 당연히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고, 나를 놓고 뒷공론을 하는 이들도 많았다.

어쨌거나 내가 남부 영업소를 맡자 일찍부터 성과가 나타났다. 내가 거래처를 훤히 꿰뚫고 있는 관악 영등포구가 포함된 영업소였기 때문이다.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신규 거래가 엄청나게 쏟아졌고, 거래량도 무서운 기세로 늘면서 입사 두 달 만에 전국 1위의 매출을 기록했다.

회장과 독대할 일도 많아졌고, 칭찬과 격려가 끊이지 않았다.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일도 많아졌다. 승진도 빨라서 서른두 살에 영업본부장이라는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그런 좋은 성과가 나온 것은 회사의 성장 기세와 내 노력이 맞아떨어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예전 같으면 원하던 목표를 이루고 나면 다음에는 어떻게 더 큰 실적을 낼 것인지에 집중했을 것이다. 그런데 직접 회사를 운영해보고 공백기 동안 나 자신을 돌아본 덕분인지 이전과는 다른 것들이 내 눈에 들어왔다. 내가 맡은 일만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환경이 함께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내가 물건을 많이 팔아 높은 매출을 올린다고 해도 영업부장인 나 혼자서 회사 전체를 짊어지고 나가는 것은 아니다. 한 회사에는 영업만이 아니라 연구, 마케팅, 구매, 판촉, 생산, 기획, 경리 등등 여러 분야가 있다. 이 모든 업무가 제대로 굴러가고 부서 간 협력관계가 잘 이루어져야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

 

● 견제와 질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일 잘하는 직원은 당연히 윗사람이 좋아한다. 칭찬도 많이 받는다. 그러나 혼자만 독주한다는 인상을 주어선 안 된다. 회장이, 혹은 상사가 총애하는 사원은 앞서 나가는 만큼 주변으로부터 견제와 질시를 당하게 마련이다. 그러면 윗사람도 마음 놓고 예뻐할 수가 없다. 승진을 시키고 싶어도 다른 직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어쩔 수 없다. 오너 입장에선 부하 직원이 이룬 성과도 중요하지만, 여러 부서 직원들이 조화를 통해 이루어내는 더 큰 성과를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영업 실적 면에서 놀랄 만한 성과를 이루어내자 나도 회장의 신임을 한 몸에 받게 되었다. 그렇다고 마냥 좋아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밖에서 들어온 사람이 고속 승진을 하고 회사의 실력자가 되어 가는데 신경 쓰이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같은 영업 부서에서 일하지 않아도 신경 쓰일 것 같았다.

나를 견제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오너도 나를 계속 쓰기가 부담스러워질 것이다. 나는 회장의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선 회사 내 여러 사람들의 지지와 호의가 필요했다. 나는 다른 부서의 장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갖고자 노력했다. 업무상 직접 관련이 없는 경우에는 서로 공식적인 인사만 하고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도 먼저 다가가 인사했다.

“장 부장님, 수고가 많으시죠. 애쓰시는 덕분에 회사가 잘 돌아갑니다.”

또 잘한 일이 있으면 찾아가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기획 좋던데요. 덕분에 영업 매출도 오를 것 같습니다.”

시간이 나면 같이 점심 식사도 하고 술자리도 만들었다. 지방에서 영업 소장이 올라오는 날에는 밥도 사 먹이고, 잠잘 곳이 마땅치 않아 보이면 우리 집에 데려가 재우기도 했다. 먼저 다가가 가깝게 지내니 자연스레 서로의 생각을 알게 되어 불필요한 오해를 할 필요가 없었고, 굳이 내가 떠들지 않아도 내 능력이나 장점을 인정해주는 사람도 많아졌다. 

이처럼 사내에 우호적 관계가 많아지면 평판이 좋아질 뿐 아니라 실제로 업무 효율도 높아진다. 내가 몸담았던 제약회사 경우만 봐도 그렇다. 의약품 배송부는 각 지역 영업소와 가장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부서다. 우리 영업소를 통해 주문이 들어갔는데 배송부에서 미적거리다가 늦게 물건이 배송되면 낭패를 보기 때문이다. 주문 즉시 거래처로 제품이 배송되려면 영업 현장과 배송부의 손발이 맞아야 한다.

나는 연구학술팀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약사들을 직접 대면하고 상담하려면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관련 연구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나는 학술팀의 협조를 받아 우리 영업 직원들이 더 좋은 교육을 받도록 했다. 또 회사에 학술 자료가 나오면 우리 직원들이 가장 먼저 받아볼 수 있도록 항상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런가 하면 개발부 직원들로부터 언제 어떤 제품이 출시되는지 알아둠으로써 영업 계획과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을 받았다.

이외에도 회사의 모든 부서가 서로 유기적으로 관련되어 있어서 구성원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업무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회사 전체에도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가만히 앉아서 자기에게 맡겨진 일만 해서는 안 된다. 자기 일만 하는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일이 사내 네트워크가 있는 사람에겐 보이는 법이다. 그런 사람이 일을 잘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윗사람에게만 잘 보이고, 인사 담당자에게만 잘 보여서 직장 생활을 잘 할 수는 없다. 비즈니스는 나 혼자서만 잘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 여러 분야 사람들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공동 작업이기 때문이다.

열심히 일에 매진하다가 가끔 한 번씩 주위를 둘러보자. 나 혼자 너무 앞서 나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욕이 지나쳐 주위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거나 사기를 꺾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업무의 흐름을 끊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고 나가도 늦지 않다.

진짜로 일 잘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엄두도 못 낼 만큼 혼자 앞서 나가는 사람이 아니다. 주위 사람들을 함께 끌고 나가면서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다음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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