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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팜 장원덕 회장"의약품 난매행위·리베이트 근절 절실"
박수기 기자  |  pharmps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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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14  12: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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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난매행위·리베이트 근절 절실"

제약업계·유통업계·약국이 공존하는 길

 

유통업계의 낮은 부가가치에 대한 답은 영업 보다 경영

기부 취지는 “나도 잘 살고 여력으로 남도 잘 살게 하자”

 

   
▲ 지오팜 장원덕 회장

●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어떻게 유통업계에 뛰어들게 됐나?

처음부터 제약업계에 종사하겠다는 뜻이 있어서 이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매형이 1976년 당시 동원약품 회장을 했고, 자연스레 그 회사에 들어가 일을 시작하게 됐다. 일을 하다 보니 그 당시 대부분의 회사가 체계적이지 않던 시절이라 회사에 사규나 회계 관련한 장부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못했다.

나는 먼저 채권관리, 사규, 감가상각 처리와 같은 경영부분에 체계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했다. 현재와 같은 경영개념이 부족했기 때문에 근거자료나 통계자료가 없거나 부실한 부분에 대해서 체계를 잡아 나갔다.

또한, 직원평가기준과 관련해서도 평가 기준이 확립돼 있지 못했다. 단순히 영업을 잘하고 못하는 실적만이 아니라 영업지역에서의 타 사와의 경쟁정도와 같은 난이도에 따른 적정한 평가기준이 없었던 것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직원평가가 이뤄지도록 기준을 잡았다.

나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유통업에 있었다. 동원약품에서 동원약품 대표이사 사장으로 24년 8개월을 근무하면서 M&A를 통해 도산하려는 회사를 인수해서 회사를 키웠다. 다음으로 근무한 곳은 지오영이라는 회사였다. 지오영에서 전국1등을 해봤으니 우리회사에 와서 전국1등을 만들어 보자며 스카우트 제안을 해왔고, 그 곳에서 3년 반 정도 근무하면서 결국 전국 1등을 만들어 놓고 퇴사했다.

퇴사 후 회사를 인수해서 사업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지금까지 인수한 회사가 16개 정도 되는데, 유통업계에서 M&A를 통해 회사를 1~2개 인수한 사람은 몇 명 있어도 16개를 인수한 사람은 없는 걸로 안다. 아마도 우리업계에서 내가 한 M&A 기록은 깨기 힘들 것이다.

 

● 많은 M&A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인수할 회사의 경영상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의사로 비유하자면 외과적 수술을 위해 환부를 절개해서 상처부위를 직접 눈으로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인수할 회사에 대한 재무재표와 같은 경영상태를 보고 정확히 판단해서 소생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문제는 인수할 회사가 투명한 경영을 하지 않아 보여지는 장부가 정확한 것이 아니라면 인수하기 어렵다. 실제 인수했을 때 회사상태에 대한 판단을 투명하지 못한 자료로는 정확하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인수를 제안 받은 회사를 전부 인수했다면 30개도 넘을 것이지만, 나는 가능성이 있는 회사만 인수했다. 내가 성공한 것이 운이 좋은 것일 수도 있고 가능성 있는 회사만 인수해서 실패가 없었던 것으로 볼 수도 있다.

 

● 지오팜이 지향하고 있는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대부분의 도매유통을 하는 기업들은 경영마인드가 부족하다. 대부분 유통을 영업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해서 유통에 치중한다. 제조업과 달리 유통업은 부가가치가 낮기 때문에 오히려 제조업보다도 경영이 더 중요하다.

대부분은 영업이 99%이고 1%가 경영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유통업은 경영·관리가 90%이고 10%가 영업·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문전약국에 납품하다가 1억 원을 부도를 맞게 되면 100억 원의 판매에 대한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나는 투명한 경영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불법리베이트를 하지 않는다. 아들도 현재 이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아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고 당당하게 경영한 회사를 물려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직원들과 평소에 저녁도 같이 먹으면서 스스럼없이 가족처럼 지내는데 서로가 서로한테 부끄럽지 않게 살자는 말을 자주 하곤 한다. 부하 직원에게 상사에게 동료에게 서로 부끄럽지 않게 사는 것이 인생을 잘 사는 방법이라고 얘기한다.

큰 대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크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작은 것에 서로 감사하고 감동하는 것 같다. 예전에 5만원 신권이 출시 됐을 때 신권을 직원들에게 전부 1장씩 지급했던 적이 있다. 직원이 한 400명 정도 되는데 그날 다른 회사에서는 이런 일이 없다며 고맙다는 문자를 한 50통 넘게 받았다.

나는 문자를 받고 감동했다. 직원들이 작은 것에도 이렇게 고마워하는 것을 보고는 보람을 느꼈다. 직원들이 감동을 받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감동을 받았다. 그 때부터 나는 ‘감동을 먹고 산다’는 말을 자주 한다.

약국에도 필요한 약이 있는데 다른 곳에서 구하지 못하는 약을 구해서 갖다 주면 고마워한다. 이럴 때는 다시 태어나더라도 유통업을 하면서 이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긴 하다.

 

● 다국적사가 소폭 마진을 인상했지만, 대다수 다국적사의 마진은 여전히 적정마진 8.8%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 해결방안은?

적정마진은 제약회사에 요구해서 관철시키는 것 외에는 해결 방법이 없다. 나는 현재 OTC 제품과 비급여 품목을 노마진으로 판매하고 전문약의 경우는 8~10% 정도의 마진에 판매하면서 제약회사에게 마진을 올려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본다.

유통업계가 OTC 제품을 적정가격에 판매하고 전문의약품은 리베이트를 주지 않아야, 제약회사·도매·약국 모두가 같아 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난매를 안 하고 적정가격에 팔 때 약국이나 병원에서도 환자들에게 불신을 받지 않는다.

도매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나서 제약회사에 마진요구를 해야한다. 다국적회사가 마진을 8.8%에도 못 미치도록 책정하는 부분에 대해서 투쟁을 하려면 도매업계가 적정가격을 받고 판매한다는 것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 적정가격에 파는데 손익분기점이 이정도 되니 손익분기점에서 이익이 나도록 해달라고 해야만 대응논리가 합리적이지 않은가.

유통회사들이 난매를 하지 않고 적정가격을 받고 팔도록 하는 것이 물론 어렵다. 2800여개의 유통회사들을 전부 동참시키긴 어렵다 하더라도 유통금액의 상위 30위 내지 50위 정도만 적정가격 판매를 지켜주면 거의 80%이상이 적정가격에 유통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정도면 충분히 제약회사를 설득할 수 있다고 본다.

나는 난매를 하는 이유로 경쟁이 워낙 치열하기 때문에 다른 회사에서 난매를 하니까 나도 난매를 안 하면 거래처를 잃을 수 밖에서 없어서 난매를 한다고 변명하는 것은 궤변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난매를 하기 때문에 다른 회사도 난매를 한다고 본다. 내가 하니까 남도 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불법유통이 근절되지 못하는 것이다.

 

● 유통협회 회원과 비회원간 혜택의 차별화와 표준약정서를 배포하자는 의견이 유통협회 정기총회에 제기됐다.

회비를 할인해 줘도 유통협회 회원가입을 하지 않는 회사들이 있어서 그런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비용은 지출하지 않으면서 혜택은 동일하게 본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수탁업체 중에서 10% 정도 회원으로 가입되 있기 때문에 회원과 비회원 간에 수수료를 차등화 시키는 안이 논의되고 있다. 물론 공정거래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도 더 검토돼야 한다.

제약회사마다 거래처 양식 조건도 다 다르고 하니까 표준약정서를 만들어 거래하자는 안은 제약사하고 합의가 필요하다. 제약회사도 조건이 회사별로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표준약정서를 만들어서 제약회사에 이 약정서를 통해 계약하자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지나친 갑을 관계와 관련된 부분들은 고쳐나가야 한다.

 

● 기부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나?

부인이 목욕봉사나 도시락 봉사 등을 해왔고, 나는 창업하면서 직원들에게 아직 회사의 미래가 불투명하지만 우리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며 첫 달부터 봉급의 1%씩을 모아 기부를 해왔다. 지금은 직원들의 봉급에서 기부하던 부분은 폐지하고, 회사차원에서만 당기순이익의 1% 정도를 기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기부는 폼 잡고 덕을 보자고 한 것이 아니다. 내가 중학교 때 유네스코에서 설문조사를 했다. 질문은 ‘공부는 왜 하나?’였는데, 그에 대한 답이 ‘나도 잘살고 여력으로 남도 잘 살게 하기 위함이다’라는 것이다. 나 역시 여기에 대한 답으로 비슷한 취지를 설문조사에 답했었다.

나는 가족들에게도 ‘왜 열심히 일하냐?’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나도 잘살고 우리 가족도 잘살고 여력으로 남도 잘 살게 하기 위함이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열심히 돈을 버는 것도 왜 공부를 하느냐와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취지에서 기부를 하는 것이다.

 

● 향후 미래 계획은?

회사는 투명경영을 하면 성장속도는 늦지만 오래간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100년 기업이 많다. 나는 우리 회사가 100년 기업, 200년 기업이 됐으면 하는 목표를 갖고 있고 이를 위해서는 첫 번째부터 열 번째 까지 모두 투명이라고 생각하며 영업보다는 경영과 관리에 대한 비중이 커야 한다고 생각한다.

 

● 고령화시대에 인생을 즐겁게 살 수 있는 ‘100세 진짜약’이 있다면?

‘재밌게 살아라’라고 말하고 싶다. 돈만 있다고 잘 사는 것은 아니다. 나는 잘사는 것보다는 재밌게 사는 것이 더 잘사는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한다. 일을 할 때는 일에 미치고 가족한테도 미치면서 재밌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회사는 IMF가 두 번 세 번 와도 안 무너질 정도로 건실하게 키워 아들에게 물려주고 남은 인생은 가족에게 미쳐서 재밌게 살고 싶다.

<대담·정리 박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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