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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100세 진짜약
"약사법규는 내 인생의 처음과 끝"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이재현 교수
박수기 기자  |  pharmps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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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1.04  14:5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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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법규는 내 인생의 처음과 끝”

‘약사법의 이해’ 펴내며 약사법 전문가로 ‘우뚝’

 

고령화시대 맞아 특화된 약사역할 절실

제약산업 활성화 위한 RA분야 정비해야

 

   
▲ 이재현 교수

● 보건복지부 공직자의 길을 택한 계기는?

약사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약대를 지원한 것은 아니다. 대학을 졸업할 때 쯤 무엇을 할지 고민하다가 대학원에 진학하게 됐고 대학원을 마칠 때 검찰청 마약조사반에 다니고 있던 친구의 권유로 보건복지부 공무원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권유를 받았을 때 약사라는 직업과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해 심사숙고해보니 공무원이 돼 약학전공을 살리면서도 더 큰 물에서 더 큰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약사법규를 가르치고 있는데, 특별히 관심을 갖게 된 이유라도 있나?

약사법규는 공직을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내 인생의 A부터 Z다. 공무원으로서 첫 발은 마약과였고, 약무정책과로 자리를 옮겨 10년 동안 근무했다. 약무정책과에서 근무하는 동안 유통, 감시, 정책 업무 등 다양한 업무를 맡아오면서 느낀 것은 지금처럼 인터넷이 잘 갖춰진 시대가 아니라서 약사법에 대한 변천사 자료가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1993년 한약사 분쟁도 내면을 들여다보면 약사법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서 나타난 사건이다.

‘약국에는 재래식한약장 외를 두고 청결히 관리한다’는 규정이 있다. 이 규정이 재래식한약장을 약국에 설치할 수 없다는 것인지, 아니면 재래식한약장 외 다른 시설들을 두고 청결히 관리하라는 의미인지 확실히 구분되지 않는다.

나는 정책을 수립하거나 추진하려고 할 때 왜 어떻게 규정이 변해왔는지를 알 수 없을 때가 많아 불편했던 경험 때문에 약사법규에 대한 분명한 해설과 변천사가 서술된 책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약사법의 이해’라는 책을 저술하게 됐다.

내가 나주에 있는 국립병원 약제과장으로 있을 때 10년 넘게 정리한 자료들을 토대로 책을 저술했다. 약사법을 학교에서 배우긴 했지만 부족한 법적 지식을 채우기 위해 행정법을 처음부터 배웠고, 대법원에 직접 방문해 판례를 찾고 선별해서 책에 실었으며, 행정선례도 실었다.

이 책이 2500부 정도 팔렸는데, 다들 나와 같은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던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 책은 내 인생을 바꾼 책이다. 그전까지는 단순한 공무원이었다면 이 책을 저술함으로 인해 약사법에 대한 전문가로서의 길을 가게 된 것 같다. 이 책을 저술할 때 의약분업을 실시하게 될 경우 법적 제도적 차원에서 어떻게 운영돼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도 실었다. 의약분업에 대한 논의를 위해 보건복지부내에서 팀을 꾸리게 되면서 나도 그 때 약무정책과로 발령을 받고 의약분업 담당 사무관으로 배치 받았다. 이때 의약분업에 관한 100페이지 보고서를 준비했다.

의약분업시 염두에 둬야 할 것들을 정리한 보고서로 의약분업의 주체를 의사와 약사로 할 것인지 의료기관과 약국으로 할 것인지, 요양기관간의 차이는 어떻게 편성을 할 것인지, 의약분업이 어려운 곳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의약분업에서의 의약품 대상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 처방전의 양식은 어떻게 할 것인지. 처방전 의약품 명칭은 상품명으로 할 것인지 일반명으로 할 것인지 등에 관한 것이었다.

추후에 저술한 것이긴 하지만 의약분업 핸드북이라는 책을 저술했는데 8000부 정도 팔렸다.

 

● 김&장법률사무소 전문위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데 공직에서 근무할 때와 차이점이 있다면?

건강도 악화됐고, 매너리즘에도 빠졌다. 가장 큰 이유라면 의약분업 시행과 관련해서 사회적으로 충분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해 여론이 좋지 못해 공무원들도 책임을 지게 됐는데, 같이 근무했던 동료들이 파면, 해임 등의 징계를 받았다. 이런 과정 속에서 의욕이 저하됐고 좀 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유학준비를 하던 중에 김&장법률사무소에서 연락이 왔다.

김&장은 송무로펌이 아니고 자문위주의 로펌이라 나도 약학 관련한 자문을 해주는 일을 했다. 공무원과 달리 사기업이기 때문에 능력이 돈으로 환산된다. 즉, 회사에 얼마나 기여를 했는가가 평가돼 자신의 급여가 결정된다. 또한 일에 대한 성과도 비교적 단시간에 가시적으로 산출된다는 것이 매력이다. 그렇게 근무하다가 2012년 9월에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으로 왔다.

 

● 우리나라의 의약품 규제업무 수준은 선진국과 비교할 때 어느 정도인가?

우리나라의 법령체계는 일본법체계이고 조직체계는 FDA 체계로서 가장 유효적절한 수준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단순히 선진국 제도가 더 좋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제도적으로 안착되어 있는 정도를 보면 선진국과 비교할 때 60%정도 되지 않을까 한다.

식약처의 현 상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일본은 허가행정이라면 미국은 등록행정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식약처의 경우 허가와 등록이 혼재돼 복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두 번째, FDA방식은 규제관련업무 중심이라면 EMA방식은 위원회방식으로 집행은 위임을 통해 수행하는데 식약처의 경우 규제행정과 복지행정이 모두 이뤄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규제행정과 복지행정은 둘 다 중요한 정책인데, 안전정책은 규제행정으로 그 이외의 정책들은 복지행정으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FDA방식을 추구하는데 그에 맞는 조직시스템 개편이 필요하다고 본다.

 

●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교육과정 중에 RA(Regulatory Affairs : 규제업무) 과정이 있다. 정부가 RA를 위해 어떤 지원이나 육성책을 펴고 있나?

대학원 과정 중 제약산업학과에 R&D 기획, 인허가, 유통, 마케팅, 등 의약품 관련 전주기 관리를 하는 과정이 있고, 내가 담당하고 있는 100시간 단기과정이 있다.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지원이다. 여기서 하는 교육은 규제를 이해하는 것이다. 즉, 기획에서 최종까지 어떤 흐름으로 규제가 이뤄지는 알아야만 어떤 제품을 개발할 때 어느 시점에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다.

   
 

● 약사법이나 의약품 관련 규제 중에서 규제완화가 필요하거나 재규제가 필요하다고 보는 부분은?

첫 번째, 우리나라 규제제도는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 문제는 그 규제를 위해 제정된 규정이 어렵다는 점과 규정이 여러 군데 산재해 있어 어떤 규정을 적용할지 혼란스럽다는 점이다. 규제된 내용을 알기 쉽게 표현하고 명확하게 표현되도록 단순화 시켜서 누가 읽어도 쉽게 이해되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 허가와 신고가 공존한다는 문제가 있다. 임상시험은 승인, 원료약품 등록, 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허가를 하거나 신고를 하는데 허가를 받아야 할 대상과 신고를 받아야 할 대상을 구분하는 것은 피규제자 입장에서는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장기프로젝트로 법규정들을 전체적으로 점검해 수정할 필요가 있다.

 

● 고령화시대에 노년층들의 의약품 안전사용이 부각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정책적으로 조언을 한다면.

특정 의약품에 있어 특화된 약사가 노년층들에게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일정한 교육이나 인증을 통해 양성된 약사들이 의약품의 올바른 안전사용을 위한 복약지도를 해야 한다.

또한, 이전까지는 몰랐던 부작용을 찾아내는 게 핵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알려져 있는 부작용을 어떻게 감소시킬 것인가가 문제의 핵심이다. 알려진 부작용을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에 있어서 약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 향후 하고 싶은 학술적 대상이나 연구 분야가 있다면?

우리나라가 교육허브로서의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국의 경우 약무정책이나 의약품관련업무를 선진국에서 공부를 하면서 배워오는데 단순히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고 제도까지 받아들이게 된다.

우리도 역시 앞으로는 동남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에서 한국형 약무정책을 전파할 수 있도록 해당 담당자들을 한국에 초청해서 한국의 약무정책을 배워가게 해야 한다. 직접 가서 정책이나 제도를 전파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실무자들이나 담당자들을 초청해서 교육을 하는 것이 더 큰 효과가 있다. 정부는 한국에 와서 많은 것을 배워갈 수 있게끔 교육기관에 위탁해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 고령화시대에 인생을 즐겁게 살 수 있는 ‘100세 진짜약’은?

취미를 갖고 잘 놀아야 한다. 나는 밴드를 한지 6년 됐는데 정기공연도 하고 있고 인문학콘서트라고 해서 서울이야기, 미술사, 음악, 영화이야기 등의 콘텐츠를 정해서 공부를 하는 모임도 하고 있다. 여럿이 같이 할 수 있는 모임을 통해 배우면서 노는 것이 삶의 즐거움이 아닐까 한다.

 

<대담·정리 박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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