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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100세 진짜약
'공직은 아무도 쓸지 않은 마당을 쓰는 것’서울식품의약품안전청 유무영 청장
박수기 기자  |  pharmps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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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2.21  10:5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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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 이끈 공직자의 길…‘공직은 아무도 쓸지 않은 마당을 쓰는 것’

제일 큰 보람은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제도

 

소통없는 정책은 사회적 비용만 초래

보건의료 분야 빅데이터 활용 늘려야

 

●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공직자의 길을 택한 계기는?

졸업하고 나서 처음 사회생활을 한 곳은 부광약품 반월공장으로 3년을 근무했다. 주기적으로 돌아가는 공장에서의 일은 변화를 좋아하는 내 스타일과 잘 맞지 않아 지루함을 느꼈다.

에마뉘엘 레비나스가 ‘미래와의 관계, 그것은 타자와의 진정한 관계이다’라는 말을 했듯이 나도 우연한 기회에 보건복지부에서 근무해보는 것은 어떻겠냐는 선배의 권유로 공직자의 길을 가게 됐다.

나는 사람이 선택과 운명사이에서 어떤 경우에는 선택이 운명을 이끌기도 하고 또 다른 경우에는 운명이 선택을 이끌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공직자로 오게 된 것은 운명이 나를 이끌어서였다고 생각한다.

   
▲ 유무영 서울식약청장

● 약학전공이 의약품관련 업무에 큰 도움이 됐나? 후배들에게 근무처로 식약처를 추천한다면?

내가 약학 전공을 하면서 배웠던 지식들은 식약처에서 근무하는 동안 의약품관련 업무를 하는데 있어서 기본바탕이 됐고,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데 도움이 됐다.

모든 직업이 나름의 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후배들에게 식약처를 추천하는 이유를 꼽자면 ‘공직은 아무도 쓸지 않는 마당을 쓰는 공적영역의 일을 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면, 부작용피해구제 기금, 인체조직 이식재 법안마련, PIC/S 가입, 체외진단용의약품 제도마련, 지적재산권 국가협상 등 자신의 노력이 누군가의 인정여부와 관계없이 사회가 좀 더 나아지는 데 기여했다는 나름의 만족을 느낄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삶의 우선순위를 알게 될수록 공직의 매력과 가치를 알게 될 것이다.

 

● 전문가로서 정부 정책결정 과정에 대해 설명해 줄 수 있나?

‘의견을 사실처럼 말하고 사실을 의견처럼 말해서 언어가 소통이 아니라 전쟁이 된다’라는 말이 있다.

전문가는 사실을 말해주고 비전문가인 언론 국회 등의 오피니언리더들은 의견을 말해야 되는데, 현실에서 전문가는 단호하게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비전문가들은 의견을 사실처럼 말한다. 이로 인해 때론 비합리적이지만 추진해야 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어쩔 수 없이 사회 의사결정능력 수준에 따라 사회가 지불해야 할 비용이다.

식약처는 의사결정구조가 복잡해질수록 식약처의 의견을 정책으로 채택하기 위해 사회와 어떻게 소통할지가 중요하다.

식약처는 위해예방국 내 소통협력과를 설치해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소통을 통해 올바른 과학적 결정이 사회 속에 침투될 수 있도록 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사업이 실시됐다. 부담금 산출 계수가 신약이 당초 입법예고안인 2.0에서 전문약과 동일한 1.0으로 변경된 이유는?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는 내가 의약품안전정책과장에 있을 때 통과시켰던 것으로 내가 공직에 있으면서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정책 중 한가지다.

의약품 구제제도는 일본과 대만이 시행 중인데 일본은 신약과 전문약을 구분해 신약에 대한 계수를 2.0으로 시행하고 있고, 대만은 1.0으로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당초 신약이 다른 전문약에 비해 부작용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했으나 각종 통계가 그렇지 않다는 결과를 보였고, 신약은 6개월 동안 부작용 모니터링을 해서 보고해야할 의무가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서 운영을 해본 뒤 전반적인 발생양상을 보고 조정 필요성이 생긴다면 그 때 조정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 하에 1.0으로 조정하게 됐다.

 

● 부담금 요율이 6/10,000 이내에서 결정되는데 상향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보는가?

의약품 부작용 구제제도를 시행하기 전에 전체 재정규모를 파악한 이후에 6/10,000 이내에서 재정위원회가 정하도록 한 것인데, 현재 운영하는 자금상황을 볼 때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다.

1차 년도에 25억을 걷었지만 15억이 남았고, 내년은 40억 정도로 예상되는데 부담금 요율 내에서 충분히 보장가능한 수준이다.

 

● 제네릭 의약품의 동등성 문제와 관련 생동성 확보 이후 제조과정상의 품질이 유지되는지에 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먼저 제네릭 의약품의 동등성이 생동성 확보 이후에도 유지되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오리지널 자체와 제네릭 자체의 변동성이 없다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오리지널도 허가 후에 허가사항 변경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동성 가능성을 최소화 시키고 안정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식약처는 모든 오리지널 제품에 대해서 변동성 확인 작업을 할 수는 없겠지만 대표성을 가지는 의약품목을 선정해 변동성 관리를 하는 등 각종 시스템들이 보완해 장기적으로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와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생동성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 우선판매품목허가제도가 대형 제약사들에게만 혜택이 주어지고, 첫 번째 제네릭 의약품 독점권을 가지지 못한 제약사들의 시장진입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선판매품목허가제도가 시행되기 전에 이론적으로 제기됐던 문제이나, 제도 도입 전 사전 조사에서 예측했던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어 대형 제약사에 의한 제네릭시장 독점은 기우였음이 드러났다.

실제로 우선판매품목허가제도를 통해 퍼스트 제네릭을 신청한 173개 기업 중에서 20위권 제약사가 58건으로 33.5%, 20위권 밖 제약사가 115건으로 66.5%를 차지하고 있어 대형 제약사들의 비율이 낮았다.

 

● 우선판매품목허가제도 기간이 미국의 경우 180일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9개월로 한 이유가 있다면?

원안은 12개월이었지만 국회논의 과정에서 9개월로 조정됐다.

미국의 경우 제네릭 시장에서 6개월 동안 시장침투율 50%가 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1년 동안 시장침투율은 33%이다. 이를 바탕으로 볼 때 최소 1년은 우선판매권을 부여해줘야 동기부여가 되는데 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9개월로 조정됐다.

 

● 우리나라도 한미약품 사례와 같이 글로벌 신약개발을 위한 정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시장기능에 의해 작동되는 것이 일차적이고, 이것이 어렵다면 정부가 방향을 설정하거나 지원책을 통해 육성해야 한다.

제약산업의 경우 지원금이나 약가조정을 통한 지원은 정부재원이나 보험재정의 제약하에서 한계가 있다.

제약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금융권에서 투자자금이 원활히 조달되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까지는 신약개발과 같은 사업에 투자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 준 뚜렷한 성공사례가 없었다.

금융권에서는 제약산업의 투자시 단기투자 관점에서 보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한미약품의 경우 다국적 제약회사들에게 큰 규모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는 시장에 신약개발의 성공가능성에 대한 긍정적 신호로 작용돼 앞으로 제약산업 발전에 있어 금융권의 장기투자 가능성을 확대시켜 줄 것이다.

 

● 보건의료 빅데이터 분야가 최근 화두다.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에 있어서 개인정보보호와 빅데이터를 통한 가치 창출이 충돌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서울청에서 별도로 진행하고 있는 사항은 없지만, 식약처 차원에서 통합식품정보망, 의약품 부작용 통합망 등과 같은 사업을 진행하고 있듯이 빅데이터 분석은 최근에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빅데이터의 활용과 개인정보보호는 경쟁적 관계라기보다는 상호보완적 관계라고 생각한다. 개인정보라는 것이 단순히 재정정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질병정보, 사회적 네트워크 정보 등 다양하기 때문에, 빅데이터 분석시 사용자의 비식별 정보 및 불특정·비정형 자료를 이용한 분석 알고리즘 개발이 필요하다.

덴마크의 경우 전국민의 동의하에 새로운 아이가 태어나면 태그를 통해 죽을 때까지 보건의료 빅데이터가 분석·관리 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5백만 정도의 인구 규모라서 가능한 점도 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도 태어나는 아기들에 대해 태그를 통해 빅데이터 관리를 하면 좋을 것 같다. 물론 개인정보보호 침해를 방지한다는 전제조건이 선행돼야 할 것이며,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통해 결정할 사항이지만, 보건의료 분야에서 빅데이터 가치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 미래 계획을 말해 달라.

최근 아툴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책을 읽으면서 관심을 가지게 된 분야가 있다.

은퇴 이후에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삶의 질이 고려되지 않은 연명치료는 무의미하고, 사회적으로도 비용이 크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이런 연명치료 중단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신의 삶의 의미를 단순한 생명연장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

 

● 고령화시대에 인생을 즐겁게 살 수 있는 ‘100세 진짜약’이란?

나는 계속 즐거울 수 있는 건 진정한 즐거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희로애락을 보다 선명하게 느낄 수 있고, 하루하루가 진정한 선물인지를 잊지 않고 살 수 있는 내공이 쌓여가기를 희망한다.

인간은 죽음을 전제로 한 한계적 존재이기 때문에 그로부터 모든 가치와 의미가 생성되는 것이다. 즉, 죽음만이 인간을 인간답게 살게 하는 바탕이 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끝을 생각해보면서 무의미성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지금 한순간 한순간이 소중한 삶의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이게 100세 진짜약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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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쟁이
나도 가치있는 일을 해야 하는데...
(2016-02-09 13:08:11)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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