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가 의료계의 선택분업 대응, 카드수수료 해결 등 산적한 정책논리 개발·지원을 위해 정책전문위원 2명을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약사회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박사과정에서 있는 대학원생 2명을 정책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임명하고 매달 1인당 200만원 등 총 400만원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전문위원의 매달 급여는 정책위원회 사업비 등으로 충당하고 있어 비상근 1년 계약을 고려하면 약 5,000여만원의 예산 지출이 예상되고 있다.

조찬휘 회장은 “올해 초 정책논리 개발과제가 23개에 달해 정책위원회에서 모두 소화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지원인력을 추가했다”며 “아무나 할 수 없는 해외자료 수집 등 정책논리 개발에 중요한 자료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과거 집행부에서도 전문위원들에게 매달 200만원씩 지급한 사례가 있어 약사회원을 위한 정책논리 개발을 위한 투자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약사회 일각에서는 대학원생 정책전문위원 임명과 매달 400만원의 비용지출 과정이 상임이사회 의사결정 등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 회장은 정책전문위원의 임명은 회장의 고유 인사권이기 때문에 상임이사회의 의결을 받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예산이 지출된다는 점에서 심의·의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약사회 정책위원회가 유급 대학원생 정책전문위원을 영입해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대부분의 약사회 임원들이 모르고 있는 상황.

A임원은 “회장이 전문위원을 임명할 수 있지만 월 400만원의 정책위원회 사업비 지출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대학원생의 인건비 지출과 액수 결정은 상임이사회 등에서 타당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임원은 “정책전문위원의 취지가 아무리 좋더라도 1년으로 환산하면 약 5,000만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상임이사회의 심의·의결 없이 회장 임의대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B임원도 “약사회 각 위원회의 사업비 지출은 상임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집행·추인하고 있다”며 “상임이사들이 모르는 상태에서 내부 결재로 해결하는 것은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C개국약사는 “위원회 산하에 급여 인력을 자체 고용한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약품정책연구소에 연 2억5,000만원을 회원들이 지원·운영하는 상황에서 약사회비로 별도의 정책연구 인건비를 지원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고 제기했다.

대학원생 정책전문위원 외에도 최근 임명된 A단장에게도 매주 이틀간 상근함에 따라 매달 100만원을 지급하고 약사회관 지하 1층에 자리도 마련해줬다.

A단장의 경우 지역약국에서 근무약사로 일하고 있지만 사업단을 맡으면서 약국근무에 빠지게 됨에 따라 일종의 보상 차원으로 풀이된다.

조찬휘 회장은 “불필요한 곳에 예산을 사용해 낭비하는 것보다 회원을 위한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