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엔팜 신완섭 대표(도서출판 고다 대표)가 지난 해 출간했던 최초의 지리적표시 안내서 ‘알아야 제맛인 우리 먹거리’의 개정증보판 ‘밥상 가득, 우리 먹거리’를 최근 발간했다.

지리적표시제(PGI; Protected Geographical Indication)는 1999년 법이 제정돼 지금까지 15년이 넘게 시행되어 온, 꽤 역사가 오랜 ‘지역특산물 인증제도’이다.

▲ 오엔팜 신완섭 대표 ‘밥상 가득, 우리 먹거리’

보성 녹차, 횡성 한우, 양양 송이버섯, 벌교 꼬막. 이들의 공통점은 우리나라 지리적표시 등록상품이라는 점이다. 그것도 농·축·임·수산물로는 제1호라는 명예를 안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고흥 마늘이 농산물 99호로, 무주 호두가 임산물 49호로, 여자만 새꼬막이 수산물 20호로 등록돼 165여 지역특산물이 지리적표시 등록상품으로 지정돼 있다.

지리적표시제는 우리나라만의 제도는 아니다. 1940년대 프랑스가 자국의 와인산업을 보호할 목적으로 시행된 것이 시초인데, 유럽에서는 보르도 와인, 스카치 위스키, 비엔나 소세지, 아르덴 치즈 등 기라성 같은 지역특산물들이 즐비하다. 지리적표시제는 한 마디로 해당 지역명을 LG, 삼성처럼 고유브랜드로 인정해 보호 육성해 주는 제도이다. 우리 정부도 중국산 짝퉁 고려인삼이 버젓이 해외에서 팔리는 걸 보고 부랴부랴 이 제도를 채택했던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들 해외의 유명 지리적표시 상품들만큼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시행 10주년을 맞이해 2011년 한국농촌연구원이 주부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5% 이상이 처음 들어본다고 응답했을 정도로 홍보 면에서 철저하게 외면받아 온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갈수록 로컬 푸드의 중요성이 커져 가는 가운데 우리 먹거리를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각오로 약국신문에 3년간 연재했던 저자의 글모음집이다. 저자도 우리나라 식품의 민낯을 만나는 즐거움을 맛보았다고 고백할 정도로, 음식은 생활의 양식(糧食)이자 양식(樣式)이라서 음식을 통해 각자의 입맛은 물론 생활 방식도 헤아릴 수 있다.

저자는 “식품학자가 아님에도 긴 시간을 할애해 이 책을 펴낸 데는 ‘알면 사랑하게 된다’는 최재천 교수의 말씀과 ‘깊이 파려거든 넓게 파기 시작하라’는 권오길 교수님의 가르침이 컸다”고 말했다.

<우리두리 출간/ 총 463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