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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 인간을 먹이 삼은 동물전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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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4.17  14:4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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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물새에서 인간으로 전이된 바이러스는 홍콩시민 18명을 감염시켰고 이들 중 6명은 사망했다. 그리고 2003년 중국과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대규모 전염이 일어났고 또다시 사람들이 죽기 시작했다.

2004년 동남아시아에서 1억 2,000만 마리의 닭과 오리는 살처분됐다. 2014년 3월 한국에서도 1000만 마리 이상의 닭, 오리가 살처분됐다.

이 바이러스의 이름은 H5N1, 조류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이다(전염병의 사회적 생산, 조류독감에서 발췌).

   
▲ 조류독감의 인체 감염경로
조류독감 공포에 빠진 전 세계
전염병 학자들은 동물유래 질병이 인간에게 전염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돼지(호흡기 세포에 유전자 재조합이 가능)가 중간 숙주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2009년에 전 세계를 강타했던 신종플루(H1N1)도 미국과 멕시코의 돼지에게서 인간으로 전염됐기 때문에 이러한 믿음은 더해갔으며 조류독감(H5N1)이 돼지를 통하지 않고 바로 닭과 오리에서 바로 인간에게 전염이 되는 것이 확인되면서 전 세계는 공포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1차 세계대전 1918년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던 스페인독감(Spain Flu)은 1차 세계대전을 끝 무렵 5000만 명 이상을 죽이고 나서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 전 세계가 조류독감으로 공포에 떨었다
원래 발원지는 미국으로 추정되지만 1차 대전 중이었기 때문에 언론 통제를 피해 참전국이 아닌 스페인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졌다해서 스페인독감이라 불리고 있다.

이후 알라스카에서 스페인독감으로 죽은 시신을 다시 꺼내어 유전자 검사를 했고 2005년에 이 독감 바이러스가 조류독감의 일종인 H5N1의 Subtype으로 밝혀졌다.

전쟁,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 육류소비의 증가 등 당시의 상황이 바이러스가 활동하기에 어찌 보면 최적의 시기인 점도 스페인독감을 강력하게 했던 이유 중에 하나였다.

최근 동물전염병 사람에게 전파
그런데 최근 들어 조류독감, 구제역, 돼지독감(신종플루) 등이 다시 발생하는 이유는 왜일까? 사람들은 더 위생적이고 도시는 깨끗해졌고, 전쟁은 아프리카, 중동에서의 국지전을 제외하고는 전 세계는 평화모드가 진행 중이다.

   
▲ 1918년 스페인독감으로 인해 5000만 명 이상이 사망
정부는 매년 철새가 다시 돌아오는 시기가 되면 각 지역 축산현장에 석회가루를 뿌리고 소독약을 축사와 가축에게 뿌리고 철새에게는 인식표를 매달아 철새의 움직임과 조류독감의 감염경로를 파악해 인과관계를 추정하고 있다.

철새는 지난 수천 년 동안 가을이 되면 따뜻한 남쪽을 찾아 한국 땅을 밟고 지나갔는데 유독 2000년이 지난 지금에서 이렇게 악당 취급을 받고 있다.

최근 들어 동물에게만 발병했던 전염병이 사람에게 전파되기 시작하고 있다. 침팬지로부터 사람에게 옮겨온 AIDS, 홍콩과 중국의 사향고양이로부터 옮겨온 사스(SARS), 그리고 조류독감과 돼지독감이 그 예이다.
 

인간을 공격하기 시작한 동물 질병
우리가 가정에서 기르는 강아지나 고양이는 사람에게 안전할까? 면역억제제를 꾸준히 복용하던 사람이 강아지에게 백신을 접종했다. 호흡기 백신의 경우 접종이후 기침이나 타액으로 며칠 동안 전염균이 배출되는데 일반적으로 사람에게는 질병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지만 면역이 억제된 이들에게는 다르다.

결국, 이 환자는 기르는 개의 호흡기 감염균에 전염돼 치료를 받기도 했다. 또한 개, 고양이의 기생충은 제때에 분변을 처리하지 않았을 경우 손이나 입으로 전염돼 사람의 폐나 안구 등에 정착해 질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그 뿐이다. 항상 사람과 함께 있음에도 개나 고양이로 인한 질병이 조류독감, 신종플루처럼 중대한 전염병으로 회자되는 경우는 없었다.

2007년 UN은 "Industrial Livestock Production and Global Health Risks(공장식 축산과 글로벌 건강위협)"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UN보고서는 공장식으로 운영되는 축산업의 확대와 국가간 생물, 축산물 교역의 확대로 인해 한 국가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질병이 확대되기 시작한다고 밝히고 있다.

쉽게 얘기하자면 강아지는 집단사육시키지 않지만 닭, 오리, 돼지 등과 같이 집단사육을 하는 동물들의 질병이 인간들을 공격하게 된다는 점이다.

   
▲ UN보고서는 공장축산과 교역의 확대, 인구증가는 심각한 전염병의 위협을 일으킨다고 보고함.
동물약 남용 묵인이 질병 확산
값싸고 맛있는 고기에 집착하는 우리들과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룡처럼 커지는 거대한 축산업을 지켜보면서 질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① 육류를 끊자! ② 자연방목한 비싼 고기만 소비하자! ③ 수입산 고기를 먹지 말자!”

그런데 이런 방법들이 현실성이 있을까? 공장축산의 확대를 막기 위한 구호들은 대부분 소비자를 중심으로 이뤄져있으며, 소비자가 육류소비를 줄어야만 이런 거대한 순환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막 후진국의 굴레에서 벗어난 아시아인들, 그리고 육류를 주식으로 해왔던 서구인들에게 이러한 구호는 전혀 현실성이 없어 보이며 비건을 중심으로 그들만의 주장으로 끝나고 있는 듯 보인다.

물론 이러한 주장도 분명 중요하지만 더 큰 건 바로 축산업을 지탱하는 동물의약품의 남용을 묵인하는 시스템이다.

국내 다제항생제 내성률 60% 육박
지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는 가축에게 의약품을 아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 중국에서 AI가 돌자 가금류에 인체용 항바아러스제인 아만타딘을 살포했고 AI는 곧바로 내성을 획득하게 된다.
중국의 축산농가에서는 돼지고기의 육질을 좋게 하기 위해 베타효능제인 클렌부테롤을 먹였고 그로 인해 중국선수들이 도핑테스트에 걸린 적이 있다.

세계 최대 가금류 수출국인 중국과 태국은 조류독감이 확산되자 인체용 항바이러스제인 아만타딘(국내 제품명 아만타정)을 가금류에 살포했고 이로 인해 현재는 아만타딘 내성이 90%에 육박해 더 이상 독감에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우리나라도 또한 2010년 축산현장에서 다제항생제 내성률이 60%에 육박하고 있다.

조류독감이나 구제역이 돌게 되면 축산현장에서는 전염성 확산을 막기 위해 파콤에이, 버콘에스, 구연산, 포름알데히드 등과 같은 다양한 소독약을 살포하고 돼지에게는 구제역 백신을 접종한다.

그나마 구제역은 백신이라도 있지만 조류독감은 워낙 다양한 Subtype들이 존재하는 지라 아직까지 백신조차도 없다. 질병을 막기 위해 다시 약을 뿌려대는 형태이다.

동물의료 처방·조제 적정평가 기구 설립
소비자들이 축산현장의 현주소를 직시해 육류소비패턴을 바꾸는 것과 동시에 동물의약품이 너무 쉽게 소비될 수 있는 지금의 동물의료시스템을 뜯어고쳐야 한다.

동물의료에 있어서도 처방·조제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기구가 설립돼야 돼야 하며, 사람에게 오남용이 될 수 있는 의약품에 대해 모니터링과 DUR이 적용돼 동물약을 가축에게 무분별하게 투약하지 못하도록 한다면 질병에 취약한 밀집사육을 억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규제가 마련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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