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가 연수교육비 이월금을 이사회와 대의원총회 승인도 없이 임의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향후 소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약사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드러난 1억7천여만원의 연수교육비 사용내역 논란에 대한 재감사를 이주에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재감사는 결과는 중요하다. 조찬휘 집행부가 연수교육비 사용내역의 재감사를 통해 향후 임시총회에서 대의원을 설득하지 못하면 최대 위기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찬휘 집행부는 지난 총회에서 공개한 연수교육비 사용내역은 시도 및 지역약사회 관계자들도 고개를 저을 정도로 허술했다.

지역에서 연수교육을 단 한 번이라고 진행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약사회가 총회에 제출한 연수교육비 사용내역의 문제점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였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사무처 직원들 격려금 지급에 대한 연수교육비 전용에 대한 총회에서 추인은커녕 결산자료로 묻어가려고 한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대의원들이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사무처 직원들 격려금이 아니다. 이사회나 총회의 승인없이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없는 연수교육비 이월금을 성격에 맞지 않는 곳에 지출했기 때문이다.

결국 조찬휘 집행부는 지출하지도 않은 제조·수출입약사 연수교육 교육장 임대료, 즉 대관료에 4,600만원을 지급내역 등 어정쩡한 결산자료로 회원들을 기만한 셈이 돼버렸다.

조찬휘 집행부는 또한 연수교육비 임의 사용을 전임 집행부부터 이어온 관행이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책임을 회피했던 것이 화를 돋웠다는 지적이다.

A대의원은 “차라리 잘못을 인정하고 사정을 이야기했다면 사태가 확산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회의 도중에 기자들을 퇴장시킨 것은 무슨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의원은 “조찬휘 집행부가 ‘개혁’을 내세우면서 ‘관행’을 운운하는 것은 집행부의 기반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B대의원은 “연수교육비 임의 지출 잘못을 인정하고 대의원총회에서 전용에 대한 승인 등의 합리적 절차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했다”며 “관행이라고 잘못 없다는 답변은 적절치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대한약사회 회계를 감사한 감사단도 책임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번 연수교육비 사태가 발생할 때까지 감사들은 도대체 뭘 했냐는 것이다.

C대의원은 지난달 총회에서 일부 감사를 지목하며 시도약사회 총회의장 또는 대한약사회 감사 둘 중 하나만 맡아 집중하라는 질타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D감사는 “연수교육비 사용내역은 워낙 폭발력이 강해서 약사회 내부적으로 정리할 기회를 집행부에게 준 것도 사실이지만 감사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약사회가 향후 재감사와 사무처 직원 격려금 등 연수교육비 임의 지출에 대한 명확한 입증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