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이 최근 PM2000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PM2000 정상화·안정화에 주력하겠다는 다짐한 반면, 약학정보원장의 교체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대한약사회 조찬휘 회장은 지난 19일 취임 2년차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약사회 주요 현안에 대해 설명했다.

PM2000 오류 사태 공식 사과
이날 조찬휘 회장은 “최근 PM2000 오류 사태에 대해 약사회원들에 본의 아니게 불편을 드려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회원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자신 약국도 PM2000 오류에 따른 피해약국 중의 하나로 혼란을 겪었다며 3시간 동안 약국업무가 마비된 심정을 당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회원들의 불편에 공감을 표시했다.

조 회장은 “앞으로 PM2000 안정적 운영과 대회원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는 데 심혈을 기울이겠다”며 “최근 약학정보원 진실공방 등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것은 약학정보원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PM2000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 임기 내에 밝혀질 것이라며 이 또한 약학정보원의 몫이라며 최근 VAN사 매출 의혹 등에서 한 발 물러섰다.

양덕숙 약학정보원장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불가 입장을 보였다. PM2000 오류가 지난 집행부에서 12번이 발생했지만 양 원장 체제에서는 4번에 불과했다며 오류가 날 때마다 약학정보원장을 교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약학정보원 민·형사 재판과 전·혁직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약학정보원장 교체는 경솔한 판단이라 생각한다”며 “지금은 PM2000의 안정화가 우선이다”고 말했다.

통합약사, 2~3차례 공청회 통해 향방 결정
임기 내내 논란이 되고 있는 한약사 문제는 기존 입장과는 사뭇 달랐다. 조 회장은 “통합약사는 약사회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한약사, 한의사, 정부기관 등과 장기간 논의할 사안으로 시기상조”이라고 확인했다.

특히, 통합약사에 대한 회원들의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2~3 차례 공청회 등을 거쳐 회원들에게 충분히 홍보가 됐다고 판단될 때 설문조사를 실시해 회원 뜻에 따르겠다고 갈무리했다.

▲ 지난 19일 열린 조찬휘 회장 신년 기자간담회(왼쪽부터 이영민 부회장, 조찬휘 회장, 박석동 부회장)

조 회장은 “임기 말 표현은 약사 미래 발전을 위해 한약사 문제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며 “누군가 책임을 지고 해결책을 내놔 결실을 맺을 수 있는 밀알이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한약사 일반약 판매와 관련해서는 약사법 제76조 보건소의 영업정지와 제79조 복지부의 자격정지 처분이 가능함에도 복지부가 실행하지 않아 감사원에 공익 청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감사원 감사청구 결과를 복지부에 보내면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불용재고약 해법 ‘성분명 처방’
개국가의 골칫거리인 불용재고약 문제는 성분명 처방과 동일성분조제가 활성화가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약국간 거래를 위한 교품몰 중단으로 약국에 쌓여가고 있는 재고약 해결을 위해 그동안 3년에 한 번씩 해오던 반품사업을 올해  추가 실시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 회장은 “올해 반품사업은 방식을 바꿔 제약사에 직접 반품하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며 “상시반품 도입 등 약국 내 불용재고약 해결을 위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품몰도 덕용·병포장의 유효기간 입증, 파손 등 의약품 안전성이 지적되는 만큼 이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소포장제도와 동일성분조제 활성화 등도 적극 추진하겠다는 덧붙였다.

선택분업? 성분명처방·동일성분조제 활성화 맞불
최근 의료계의 선택분업 주장에 대해서는 의약분업의 근간을 뒤흔드는 단어이자 선거용 목적에 불과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조 회장은 “이미 일본과 대만의 선택분업이 실패한 것을 두 나라 방문시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다”며 “함부로 선택분업을 이야기하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계가 선택분업을 고수한다면 성분명처방, 동일성분조제 활성화를 비롯해 분업시 약속한 처방전 2매 발행, 지역처방의약품목록 제출의 우선 이행을 촉구하고 문제 처방전을 수집해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처 확대 문제도 일반회원과 대한약사회의 입장은 동일하다고 재차 확인했다. 비록 인근 약국의 관리를 받는 콘도·리조트 특수장소라해도 반대의견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

조 회장은 “정부가 약사회원을 설득해 달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약대실무실습 교재 발간 준비 중
올해 약대 6년제 배출과 관련해 병원약사회, 제약협회, 약학회 등과 실무자협의체를 운영하면서 처우 개선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큰 성과는 없지만 약무장교 소위에서 중위 임관과 입대연령도 26세에서 27세 연장 등의 개선을 이뤄냈다며 궁극적으로 공중보건약사제도로 가야한다고 제시했다.

약대실무실습이 지난해 1년간 실시된 만큼 이 경험을 바탕으로 약국, 제약, 병원 등을 통틀을 수 있는 실무실습교재를 만들어 도움이 줄 수 있는 역작을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소개했다.

재선 도전에 대해서는 아직 회원을 위한 회무가 남아있기 때문에 이야기하기에는 회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며 20~30년 후 회원을 위해 노력한 회장으로 후배약사들에게 기억되고 싶다고 소망했다.

조찬휘 회장은 “임기 초 한약사 문제, 청구불일치, 수가협상, 토요전일가산제 등 회원 민생 해결에 급급했지만 2년차가 되면서 여유가 생겼다”며 “앞으로 정책 개발을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조 회장은 “지난 2년간 과거 투쟁 일변도는 더 이상 통하지 않고 논리의 우선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며 “남은 1년 회원에게 다가가는 회무를 펼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