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 이영민 부회장이 한약사 문제 장기해법으로 약사·한약사 일원화를 제시하면서 향후 약사사회 내부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등포럼 이영민 대표(대한약사회 부회장)는 지난 13일 열린 제4차 무등포럼에서 한약사 문제와 관련해 보건의료 일원화라는 철학적 기반 위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 지난 13일 열린 제4차 무등포럼에서 한약사 문제 방향성을 설명하는 이영민 대표

이날 이영민 대표는 약사회 정책 방향이 아닌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하면서 약국과 한약국의 이원화, 즉 분리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할 문제라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이는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이 지난달 이사회 등에서 표시한 약국·한약국 분리와는 대립되는 부분이다. 이 대표가 약사회 상근부회장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이 대표에 따르면 한약사수는 2011년 1,643명, 2012년 1,778명, 2013년 1,921명, 한약사 개설약국도 2011년 540곳, 2012년 569곳, 2013년 571곳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약국은 처방조제 중심 경영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한약조제약사와 한약 취급 약사는 줄어드는 반면, 한약국은 한약제제와 건강기능식품 등을 기반으로 점진적 증가와 함께 한약 전문가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

이 대표는 “한약사 1,921명은 약대생 1년 졸업생 숫자에 불과하다”며 “한약사를 흡수해서 화학적 의약품, 바이오의약품, 천연물신약 등 모든 약을 품어야 약사직능의 생존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 이영민 무등포럼대표가 제4차 포럼서 발표한 내용

그는 “약사와 한약사의 지속적인 갈등과 한약사·한약국 증가에 따른 의약품의 이원화로 갈 것인지 약사수가 일시적으로 늘겠지만 약사직능 통합으로 의약품 일원화를 이룰지 손실을 따져 미래 방향을 결정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영민 대표는 지난달 대한약사회 제2차 이사회에서 발표한 것과 마찬가지로 단기적 현안과 장기적 과제를 병행해 풀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기적 과제는 약사법 76조와 79조로 한약사 일반약 판약 판매에 대해 행정처분을 촉구하고, 약사법 개정을 통한 형사 처벌조항을 신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복지부가 한약제제를 분리해야 한다면 일반약(한약제제)로 표기하기, 벌칙조항도 동시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약국 문제 해법으로 단기적 현안과 장기적 과제의 병행을 제시하는 이영민 무등포럼대표

약사회가 한약사 일반약 판매 행정처분과 한약제제 분류를 법제처에 법리해석을 의뢰했지만 법제처가 이를 불수용해 돌려보낸 상태다.

현재 약사회가 수집한 41건의 한약사 일반약 판매행위 고발 주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최근 법원의 한약사 일반약 판매 해석은 법리적이 아니라 현실적인 판단을 내리고 있는 흐름이라며 감성적 문제로 접근하면 오히려 역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장기적인 방향으로 약사와 한약사의 통합으로 가는 것이 가장 바림직하다”며 “한약사 문제를 맡아 득이 되는 게 없는 과제이지만 약사회 부회장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소신있게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A약사는 “법률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약사회가 한약사를 흡수해 한약 등 약사들의 영역을 넓혀가야 한다”는 의견을 표시했다.

B약사는 “약사와 한약사의 일원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의사와 한의사의 일원화가 우선 이뤄져야 약사와 한약사의 통합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