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학정보원 PM2000 개인정보 수집 관련 형사소송이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처방·조제정보 수집 관련 약관 동의 내용과 인식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0단독 재판부는 지난 12일 정보통신망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4차 공판에서 부천 H개국약사에 대한 증인 심문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부는 지난 2011년 PM2000 업데이트를 통해 처방·조제정보 자동전송프로그램이 설치된다는 사실이 제대로 공지되고 약사들의 인식 여부를 캐물었다.

2011년 이전까지는 PM2000에 자동 전송이 없다가 업데이트로 자동전송이 가능해지는 상당한 정책적 변화를 PM2000 사용 약사들도 알고 있었는지를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환자 개인정보가 암호화돼 비록 개인을 식별할 수 없고 약관 동의가 있었더라도 개인 처방·조제정보까지 약학정보원에 제공 가능한 정보인지 적법성을 제기했다.

H약사는 “지난 2003년 PM2000을 처음 사용할 때부터 의약품 사용정보 등이 수집된다는 것을 생각했지만 2011년 중간에 바뀐 상태로 전송된다는 것은 잘 몰랐던 것 같다”고 증언했다.

이 약사는 “연령별 의약품 통계수치를 파악하기 위해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는다면 처방·조제수집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약사가 임의대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증인이 2011년 전후의 차이점을 모르고 있다는 점은 사전공지가 제대로 안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들이 2011년부터 자동 전송되면서 약사들에게 약관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증인이 전혀 차이점을 인식하지 못해 약관을 통해 동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검찰도 2011년 PM2000 업데이트시 동의한 약관 내용의 인식 여부와 약학정보원에 자동 전송된 정보 내용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는지 여부를 파고들었다.

검찰은 환자 주민번호, 성별, 연령, 의사면허, 병원정보 등이 전송된 사실을 알고도 동의한 사실이 있는지 환자와 의사의 동의 없이도 전송이 가능한지 심문하면서 증인 H약사가 약관 내용과 전송된 내용을 잘 모르고 있는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품었다.

반면, 변호인단은 H약사 심문을 톨해 PM2000 업데이트시 약관 내용은 상세히 살펴보지 않았지만 약학정보원이 사용자 내용과 의약품 통계 관련 정보가 저장된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또한 약국에서 수집된 의약품 사용량 등의 정보가 IMS에 제공되는 내용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익히 알고 있었고, 비록 구체적 내용을 몰라도 약학정보원의 업무성격과 부합되고 사업의 적법성을 강조했다.

이번 재판에서 H약사와 지난 약학정보원 P팀장과 증인 심문, 검찰 제출 증거자료에 대한 변호인단의 열람 등으로 모든 증인 심문과 증거조사 마무리됐다.

변호인단은 다음 재판에서 약학정보원 김대업 전 원장과 엄태훈 전 이사의 피고인 심문을 통해 재판부가 의문을 제기한 2011년 전후 정보수집 차이를 규명할 계획이다.

재판부는 “다음 재판에서 피고인 실시하고 변호인의 최후 변론을 통해 이번 재판을 종결하겠다”고 밝혔다.

약학정보원 형사소송 제5차 재판 기일은 내년 1월 23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525호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