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학정보원의 개인정보 불법 수집·유출 재판에서 개인정보 암호화 복구와 약관 동의절차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릴 본격적인 증인심문이 예고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0단독은 16일 오전 10시 20분 정보통신망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약학정보원 및 김대업 전 원장 등 임·직원 3명에 대한 2차 심리를 진행했다.

이날 재판부는 이번 소송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암호화 복구 프로그램과 사전 동의절차를 증언하기 위해 변호인들이 요청한 증인을 심리·채택했다.

우선 김대업 전 원장과 엄태훈 전 이사의 법정대리인 이민희 변호사(법률사무소 이민)는 약학정보원 O 이사와 P 과장, H 약사 등 3명을 요청했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O 이사를 통해 IMS코리아의 제휴가 김 전 원장이 기만적인 정보수집과 밀실로 사업을 진행했다는 검찰 공소장과 달리 공개적으로 해당 관계자들과 교감하면서 진행했다는 점을 입증하겠다는 것.

H 약사는 PM2000 사용 개국약사로 정보수집을 사전 인식 여부를 확인하고, 박진동 과장을 통해서는 암호화 복구프로그램 개발 이유 등을 법정에서 밝히겠다는 것이다.

임한일 전 팀장과 약학정보원 법정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도 암호화 복구프로그램 개발 경위와 증단 이유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하겠다며 P 과장을 증인으로 요청했다.

검찰이 암호화 복구프로그램을 이용해 개인정보를 해독했다는 취지로 기소한 만큼 이에 대한 법정에서 사실관계 증명은 불가피하다는 게 변호인들의 입장이다.

법원도 검찰의 공소 내용과 변호인들의 주장에서 사실관계가 상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 암호화를 해독한 것인지 할 수 있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변호인들이 P 과장을 공통적으로 추천함에 따라 박 과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다음재판에서 암호화 복구프로그램에 대해 심문하고, O 이사와 H 약사는 이후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검찰은 1차 심리에서 변호인들이 부동의한 검찰이 피고 진술서와 증거자료를 토대로 제시한 수사보고서 의견서 6개를 모두 철회하고, 제출한 진술서와 증거자료만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단, 노환규 전 의사협회장의 확인서와 검찰의 의견서 철회 여부는 추가적인 검토를 통해서 다음 기일까지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이밖에도 검찰은 공소장에 기재된 약학정보원 대표 양덕숙 원장에저 조찬휘 이사장으로 구두로 변경 신청하고, 다른 사람의 ‘정보’를 수집했다는 기소 내용을 ‘개인정보’로 수정했다.

한편, 약학정보원 정보통신망이용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관련 3차 변론은 오는 11월 14일 오후 5시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525호에서 열린다.